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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기에, 60년만에 콩고민주 식민지배 가혹행위에 사과

필리프 국왕, 콩고민주 대통령 앞으로 "깊은 유감" 담긴 서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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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기에의 필리프 국왕 <자료사진> © AFP=뉴스1
벨기에의 필리프 국왕 <자료사진> © AFP=뉴스1

벨기에의 필리프 국왕이 30일(현지시간) 사상 처음으로 벨기에의 식민통치 기간 동안 콩고민주공화국이 받은 피해에 대해 "깊은 유감(deepest regrets)"을 표명했다.

AFP통신에 따르면 필리프 국왕은 독립 60주년을 맞은 콩고민주공화국의 펠릭스 치세케티 대통령 앞으로 보낸 서한에서 "나는 오늘날 우리 사회에 여전히 존재하는 차별에 의해 그 고통이 다시 깨어난 과거의 상처들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하고 싶다"고 밝혔다.

미국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서 백인 경찰의 가혹행위로 비무장 흑인인 조지 플로이드가 지난달 숨지면서 미국을 비롯해 전 세계 각지에서 인종차별 항의 시위가 벌어진 가운데 벨기에에서도 식민지 과거에 대한 새로운 논쟁이 촉발됐다.

역사학자들에 따르면 현재 콩고민주공화국 지역에서 수백만명의 아프리카인들이 벨기에의 레오폴드 2세 국왕 소유의 고무 농장에서 일하다가 살해되거나 불구가 됐다. 일부는 병사하기도 했다.

필리프 국왕은 레오폴드 2세 국왕을 직접 언급하지는 않은 채 이 기간에 "우리의 집단 기억을 억누르는 폭력적이고 잔혹한 행위가 벌어졌다"며 "이어진 식민 통치 기간(1908~1960년)도 고통과 굴욕을 야기했다"고 전했다.

필리프 국왕은 모든 형태의 인종차별에 맞서 싸울 것이며 벨기에 의회가 시작한 이 문제에 대한 반성을 장려해 그런 기억들이 잠재워질 수 있도록 하고 싶다고 말했다.

1865년에서 1909년까지 벨기에를 통치했던 레오폴드 2세 국왕을 기리는 여러 동상들은 최근 수주 동안 벨기에 시위대에 의해 페인트로 더럽혀지거나 파손됐다. 또 철거를 요구하는 청원도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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