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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조시절 이후 처음…'1737일만에 4위' 삼성, 상위권도 보인다

외국인 선수 2명 이탈에도 오히려 상승세
초보 사령탑 허삼영 감독 지도력 높은 평가

[편집자주]

허삼영 삼성 라이온즈 감독이 선수들과 하이파이브를 나누고 있다. /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
허삼영 삼성 라이온즈 감독이 선수들과 하이파이브를 나누고 있다. /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

삼성 라이온즈가 왕조 시절 이후 처음으로 4위 자리에 올랐다. 무려 1737일만이다. 상위권 도약도 바라볼 수 있는 위치다.

삼성은 지난 7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0 신한은행 SOL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 시즌 7차전에서 13-2로 대승을 거뒀다. 홈런 없이 안타 20개를 몰아치며 키움 마운드를 초토화했다.

지난 5일, 대구 LG 트윈스전에서 3-7 역전패를 당하며 5연승을 마감했던 삼성. 그러나 이날 승리로 곧바로 당시 패배 아픔을 털어내며 다시 가속 페달을 밟았다. 또한 시즌 30승(25패) 고지에 오르며 순위를 6위에서 4위로 끌어올렸다.

삼성이 4위 이상의 순위에 자리한 것은 '삼성 왕조'의 마지막 해였던 2015년, 정규시즌 마지막 경기가 열린 10월5일(1위) 이후 1737일만이다. 이후 삼성은 시즌 초반 잠시 상위권에 위치하기도 했지만 10경기 이상을 치른 시점을 기준으로는 한 번도 4위 이상의 자리를 차지하지 못했다.

2011년부터 2015년까지 5년 연속 정규시즌 우승, 2014년까지는 4년 연속 통합우승에 성공했지만 2016년부터 급격히 내리막을 겪었던 삼성이다. 야구단이 제일기획 산하로 넘어가면서 전폭적인 투자보다 유망주 육성에 초점을 맞춘 구단 운영 기조의 변화와도 관련이 있다.

이같은 과정을 겪어온 삼성으로선 이번 4위 도약이 큰 의미가 있다. 지난 4년 간(9-9-6-8위)의 암흑기에서 벗어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고 볼 수 있기 때문. 올 시즌 새로 부임한 사령탑 허삼영 감독의 지도력도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4위 그 이상도 바라볼 수 있는 분위기다. 당장 3위 두산 베어스(32승22패), 2위 키움 히어로즈(33승22패)와 승차가 각각 2.5경기, 3경기로 가시권이다. 8경기 차로 뒤져 있는 선두 NC 다이노스(37승16패)는 꽤 멀리 있지만 상위권 도약은 충분히 노려볼만 하다.

허삼영 감독은 철저히 실력 위주로 선수들을 기용하며 팀의 체질 개선을 이끌어냈다. 이름값이 있는 선수라도 당장 컨디션이 좋지 않으면 1군에 두지 않는다. 2군에 내려보낸 뒤에도 확실히 좋아졌다는 보고가 없을 경우 콜업은 없다.

경기 운영에 있어서는 변화무쌍한 라인업이 눈에 띈다. 부임 직후부터 강조했던 '멀티 포지션'이 효과를 발휘한 결과다. 부상자가 발생해도 2개 이상의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는 선수가 많다보니 그 공백을 수월하게 메울 수 있다.

외국인 선수 2명이 빠진 가운데서도 상승세를 타고 있다는 점이 놀랍다. 애초 에이스로 점찍었던 벤 라이블리는 4경기 등판만에 옆구리 부상으로 전열을 이탈했다. 타일러 살라디노 역시 허리 통증으로 지난달 24일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됐다.

라이블리의 공백은 김대우, 허윤동 등이 착실히 메우고 있다. 이학주, 김상수, 이원석, 최영진, 김지찬 등 풍족한 내야 자원 덕분에 살라디노의 빈자리도 크게 티가 나지 않는다.

허삼영 감독은 팀의 상승세에도 몸을 낮출뿐이다. "자만을 가장 경계한다", "지금의 기록은 큰 의미가 없다", "아직 갈 길이 멀다", "더 좋아져야 할 게 많다" 등이 허삼영 감독의 발언. 묵묵히 매 경기에 최선을 다하는 것이 허삼영호 삼성의 강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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