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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FF2020] 반기문 "비도덕적 트럼프…다자주의 회복 시급"

뉴스1 '미래포럼' 특별강연…"다자주의 깨지면서 코로나19도 급속 확대"
"국가주의 확대·무조건적 친노동정책 경계해야…그린뉴딜 아쉬운면 있다"

[편집자주]

반기문 국가기후환경회의 위원장(전 유엔 사무총장)이 16일 오전 서울 중구 더플라자호텔에서 열린 뉴스1 미래포럼에서 '글로벌 리더십이 사라진 세계, 한국의 선택은?'을 주제로 특별강연을 하고 있다. 2020.7.16/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반기문 국가기후환경회의 위원장(전 유엔 사무총장)이 16일 오전 서울 중구 더플라자호텔에서 열린 뉴스1 미래포럼에서 '글로벌 리더십이 사라진 세계, 한국의 선택은?'을 주제로 특별강연을 하고 있다. 2020.7.16/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UN사무총장을 지낸 반기문 국가기후환경회의 위원장이 전 세계 국가의 협력, 즉 '다자주의'의 회복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집권 이후 다자주의를 져버린 세계 패권 국가의 수장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향해서는 날 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반 위원장은 16일 서울 중구 더플라자호텔 그랜드볼룸에서 '거대한 도전, 새로운 방식'이라는 주제로 열린 <뉴스1> 미래포럼 특별강연에서 "세계를 이끌던 미국이 스스로 모든 가치로부터 탈퇴하면서 세계가 걷잡을 수 없는 혼돈으로 가고 있다"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이날 강연에서 걷잡을 수 없는 혼돈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발병하며 확연히 드러났다고 설명했다.

반 위원장은 "전세계 1300만명 이상의 코로나19 확진자 중에 4분의 1에 해당하는 350만여명이 미국인이다. 사망자도 비슷한 비율로 미국인이 압도적이다"라며 "세계 패권 국가인 미국의 이런 현상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느냐, 바로 미국 스스로 다자주의를 져버렸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UN사무총장으로 재직하던 시절 나이지리아 등에서 창궐한 에볼라 바이러스를 신속하게 대처한 사례를 들었다.

반 위원장은 "에볼라 바이러스가 지난 2014년에 발생했을 때 세계보건기구(WHO)가 대응하던 것을 제가 직접 지휘하는 것으로 바꿨다"며 "UN평화유지군을 파병해 확산을 막고 미국 중심으로 대응한 결과 단기간에 에볼라 바이러스를 박멸했다"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지금은 미국이 다자주의서 빠지고 WHO를 면박주고, 중국하고 누가 잘했느냐로 계속 싸우다 보니 국제적인 대응 능력이 상실됐다"며 "안보리에서 결의안 채택도 안 되는 현실"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정치적인 결단이 필요한 상황인데 미국이 그런 역할을 못해줬다"며 "하지만 오는 11월초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당선이 유력해 보이는 바이든 후보는 '당선이 되면 미국은 기후변화협정과 UN 인권이사회 등에 바로 들어가고 투자도 과감하게 하겠다'고 해 다행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을 향해서는 "도덕적으로 아주 무책임하고 과학적으로 완전 엉터리"라며 "역사의 나쁜 편에 선 대통령으로 남을 가능성이 크다"고 직격했다.

미중 갈등에 대해서는 '투키디데스의 함정' 또는 '킨들버거 트랩'으로 비유했다. 투키디데스의 함정은 기존 패권국가와 빠르게 부상하는 신흥 강대국이 결국 부딪칠 수밖에 없는 상황을 의미하는 것으로, 고대 아테네와 스파르타의 전쟁에서 유래된 말이다. 킨들버거 트랩은 메사추세츠공대의 킨들버거 교수가 제안한 것으로 1930년 미국이 영국을 따라잡았음에도 글로벌 리더십을 발휘하지 못한 것을 뜻한다.

반 위원장은 "미국과 중국 간에 여러 가지 분쟁으로 국제 사회가 큰 문제를 겪고 있다"며 "미국은 글로벌 리더십을 하루빨리 발휘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다자주의 회복을 주창한 반 위원장은 그러나 그 과정에서 '빅브라더', 즉 국가주의로 확대되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반 위원장은 "우리나라만 해도 엄청난 재정이 투입되는 추가경정예산안을 상반기에만 벌써 세 차례나 했다"며 "이렇게 정부만능주의로 가다보면 자유주의와 인권보장이 미흡해질 수 있는 만큼 오래 지속하면 안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민간기업과 시민사회 역량이 극대화하도록 상관관계를 따져보는 것이 자유민주주의 국가의 핵심 기능"이라며 "노동자의 권익은 보장돼야 하나 그것이 모든 것을 우선하는 것에는 반대한다"고 '친노조정책'에 우려를 표했다.

문재인 정부가 발표한 '그린뉴딜'에 대해서는 지속가능한 성장 부분에서 미흡한 점이 있다고 했다. 반 위원장은 "그린뉴딜이 좋은 계획이라고 생각하지만 기후환경과 관련해 별다른 대책이 없는 것 같아 아쉽다"며 "2050년까지 글로벌리 탄소배출 '제로'(0) 정책을 추진하는 만큼 우리도 이에 동조해 장기적인 기후환경 정책을 내놔야 한다"고 역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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