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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진앙지 미주서 인도로…"인도 실제 감염자 4천만"

[편집자주]

지난 17일 인도 첸나이에서 한 노인이 코로나19 검사를 받기 전 손을 모으고 있다. © AFP=뉴스1
지난 17일 인도 첸나이에서 한 노인이 코로나19 검사를 받기 전 손을 모으고 있다. © AFP=뉴스1

지난해 말 중국 우한에서 시작된 전세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6개월을 넘겼지만 확산세가 꺾이지 않고 있다. 전세계 확진자는 20일 1500만명에 육박했고, 미국과 남미, 인도에선 정점을 알 수 없을 정도로 가파른 확산세가 이어지고 있다.

진정 국면에 접어드는 듯했던 미국은 동부 뉴욕주에서 남동부·남서부 일대로 진앙지를 옮겨가며 재확산하는 모양새고, 남미와 인도에선 한 달 넘게 신규 환자 수가 폭증하면서 아직 정점에 이르지 않았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 인도 일일 신규 확진자 4만명, 누적 110만명 : 특히 보건 체계가 취약한 인도의 사례가 주목된다. 인도는 빈부격차가 심해 병에 걸려도 치료를 받기 힘든 데다, 코로나19 검사 수도 세계 평균의 3분의 1에 불과하다. 

이런 상황에서 인도는 연일 수만명의 환자가 추가되는 등 가파른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세계적인 통계 사이트 월드오미터에 따르면 인도의 일일 확진자 수는 17일(3만4000명), 18일(3만7000명)에 이어 19일 4만명선도 넘겼다.

이로써 인도의 누적 확진자는 111만명을 돌파했다. 미국과 브라질에 이어 세계에서 세 번째로 많지만, 이 수치 역시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 "실제 감염자 4000만 추정"… 공식 통계 40배 : 바이러스 학자인 샤히드 자밀은 영국 BBC방송에 "지난 5월 2만6000명의 인도인을 무작위로 검사한 결과 0.73%가 코로나19에 감염된 것으로 나타났다"며 "전체 인구로 추정하면 5월 중순 이미 1000만명이 감염됐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5월 중순이면 누적 확진자가 8만명에 불과하던 시점이다. 

자밀은 "인도의 확진자가 20일마다 두 배로 증가한 것을 감안할 때 현재 누적 확진자는 3000만~4000만명에 이를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환자가 공식 집계보다 30~40배 많을 수 있다고 본 것이다. 

BBC는 이에 대해 "인도의 인구는 세계에서 두 번째로 많은 데다, 인구 밀도가 세계 최고 수준이라 처음부터 세계적인 진앙지가 될 운명이었다"고 분석했다.

◇ 인도 코로나 사망률 유독 낮아…통계 왜곡 가능성도 : 인도의 사망률이 이례적으로 낮다는 점도 의문이 커지는 부분이다. 인도의 누적 사망자는 세계 8위(2만7503명)이지만, 인구 100만명당 사망자는 14.3명으로 영국(651명)이나 미국(392명) 등 다른 발병국들에 비해 비상식적일 만큼 낮다. 

BBC는 "전문가들은 인도 내 코로나19 사망자가 제대로 보고되지 않았을 것으로 보고 있다"며 공식 통계가 왜곡됐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존 플레밍 국제 적십자사 및 적신월사협회 아시아태평양 보건부장은 19일 성명을 내고 "세계인들의 관심이 미국과 남미의 위기에 집중돼 있지만 남아시아에서도 인류의 비극이 빠르게 나타나고 있다"면서 "인도에서 앞으로 수천만의 감염 사례가 나올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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