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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이상고온으로 매미나방· 대벌레 등 해충 전국서 출현… 혐오감 극심

매미나방 유충, 수목 생육에 부정적 영향… 가려움증도 유발
산림청, 농약 대신 ‘포충기’‘페로몬 트랩’ 등 친환경 방제 추진

[편집자주]

겨울 이상고온 탓에 매미나방과 대벌레 등 돌발 해충이 도심권에 출현하고 있다. 사진은 매미나방 자료 사진.© 뉴스1
겨울 이상고온 탓에 매미나방과 대벌레 등 돌발 해충이 도심권에 출현하고 있다. 사진은 매미나방 자료 사진.© 뉴스1
겨울 이상고온 탓에 매미나방과 대벌레 등 돌발 해충이 도심권에 출현하고 있다.

특히 매미나방 유충 털이 피부에 닿으면 그 털이 피부에 남아 두드러기와 가려움증을 유발할 수 있다. 

이들 개체는 주민들에게 혐오감을 줄 뿐아니라 작물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쳐 방제가 시급한 상황이다.
 
피해를 막기 위해선 성충을 방제해 대량산란을 억제하고, 내년 봄 알이 부화하기 전까지 최대한 난괴를 제거해야 한다.
  
그렇지 않을 경우 내년에도 반복적인 피해가 발생하고, 수목 생육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산림청은 농약 대신 자외선을 좋아하는 매미나방의 습성을 고려한 ‘포충기' 등 친환경적인 방법으로 방제를 추진 중이다.

이들 개체의 출현 원인과 구체적인 피해 실태, 향후 대책 등을 전반적으로 살펴본다.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 겨울 전국 평균기온은 3.1℃(평년편차 +2.5℃)로 1973년 이후 가장 높았다.© 뉴스1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 겨울 전국 평균기온은 3.1℃(평년편차 +2.5℃)로 1973년 이후 가장 높았다.© 뉴스1

◇매미나방·대벌레 출현은 겨울 이상 고온 탓   
최근 돌발해충인 매미나방 대확산과 대벌레 국지적 출현은 역대 최고 높았던 지난 겨울 기온과 가장 적은 한파 때문이다.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겨울 전국 평균기온은 3.1℃(평년편차 +2.5℃)로 1973년 이후 가장 높았다.

최고기온(8.3℃, 평년편차 +2.2℃)과 최저기온(-1.4℃, 평년편차 +2.8℃)도 가장 높아 기후변화 속에서 이례적으로 가장 따뜻했던 겨울로 기록됐다.

특히 1월에는 따뜻한 남풍의 잦은 유입으로 전국에 고온 현상이 나타나 1973년 이후 가장 높은 기온과 가장 적은 한파일수(아침 최저기온이 영하 12도 이하인 날의 수)를 기록했다.
  
기온이 높아 눈보다는 비가 주로 내려 눈(최심신적설 5.3㎝)이 가장 적은 겨울이었다.

이같이 따뜻한 기후로 인해 돌발해충인 매미나방과 대벌레들이 얼어 죽지 않고 무사히 월동, 평년보다 많이 부화된 것으로 분석된다.
    
◇여의도 면적 20배서 매미나방 발생
최근 들어 문제가 발생한 돌발해충은 매미나방과 대벌레다. 국립산림과학원에 따르면 20일 현재 매미나방 발생 면적은 매미나방 발생 면적은 총 6182㏊다. 여의도 면적(290ha)의 20배가 넘는다.
  
서울 1656㏊, 경기 1473㏊, 강원 1056㏊, 충북 726㏊, 인천 618㏊ 경북 260㏊등 서울 경기 강원권을 비롯해 전국적으로 발생했다.

한국, 일본, 시베리아, 유럽, 북아메리카 등지에 분포하는 매미나방은 크기가 성인 남성 엄지손가락만 한 나방과 곤충이다. 성충은 7∼8월에 연 1회 발생하는데 주로 낮에 활동한다.

알은 나무의 줄기에 덩어리를 형성하며 비교적 낮은 위치에 300개 정도 낳는다. 알로 월동한 후 이듬해 4월쯤에 유충으로 부화돼 처음에는 군집생활을 하다가 나중에는 분산된다. 5월 하순~6월 상순에 나뭇가지나 잎 사이에 거꾸로 매달린 채 번데기가 된다. 번데기 기간은 약 2주다. 

대벌레는 최근 들어 서울 은평구 일부 20㏊ 지역과 제주도에서 집중 발생, 산림청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각 지방산림청 및 지자체로부터 피해 상황을 접수 받는 등 전국적인 피해 상황을 집계 중이다. 전국 확산 여부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대벌레 역시 매미나방과 같이 겨울이 따뜻해 알이 얼지 않고 평년보다 많이 부화한 것으로 추정된다.  

대벌레는 성충인 경우 몸길이가 10㎝에 달하는 대벌레목 대벌레과 벌레다. 3월 말부터 부화해 6월부터 11월 사이에 주로 출현하고 알 형태로 월동한다. 연 1회 발생하며 7월부터 늦가을까지 산란한다. 한국·일본에 분포한다. 

대벌레는 2000년대 초반 항공 방제를 할 정도 전국적으로 확산된 이후 2013년 수도권에서 일부 발생했다가 이번에 다시 재발현했다. 

◇생활권서 떼로 출몰 혐오감… 나무 고사는 안돼
두 개체 모두 주민 생활권 내 떼로 출몰하면서 혐오감을 주는 동시에 작물에도 피해를 준다.

매미나방은 산림에 직접적인 피해를 입히지는 않지만 유충 때 나뭇잎을 갉아 먹을 수 있다.

유충은 사과나무·배나무 등 각종 과수류와 상수리나무·느릅나무·자작나무 등 식물의 잎을 가해하는데 알려진 기주식물이 100여 종에 이른다. 피해를 입은 나무의 경우 공격을 받았을 때만 단풍이 든 것 처럼 붉게 변하지만 고사되지는 않는다. 잎을 갉아 먹으면서 제대로 광합성 작용을 하지 못해 나무 열매가 부실해질 수는 있다고 국립산림과학원 측은 밝혔다.  

매미나방 유충 털이 피부에 닿으면 그 털이 피부에 남아 두드러기 올라오고 가려움증을 유발할 수 있다. 

나무막대기 모양의 대벌레의 경우 서울 은평구 봉산, 제주도 등에서 최근 발생했다. 생활권 내에서 발생한 대벌레는 비처럼 쏟아져 주민들을 놀라게 했다. 대벌레는 주로상수리나무·참나무 등 활엽수 잎을 먹는다. 가로수나 과수, 기타 농작물에도 피해를 준다.

대벌레로 인해 나무가 고사되는 상황까지는 일어나지 않는다. 
  
매미나방과 대벌레 모두 무엇보다 생활권 도시 미관을 저해해 각 지자체에서는 관련 민원신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  

박종호 산림청장이 17일 강원도 원주지역의 매미나방 방제 현장을 찾아 꽃매미를 살펴보고 있다. (산림청 제공)© 뉴스1
박종호 산림청장이 17일 강원도 원주지역의 매미나방 방제 현장을 찾아 꽃매미를 살펴보고 있다. (산림청 제공)© 뉴스1
 
◇농약 대신 유아등 유인 등 친환경 방제가 답  
매미나방 피해를 막기 위해선 성충을 방제해 대량산란을 억제하고, 내년 봄 알이 부화하기 전까지 최대한 난괴를 제거해야 한다.
  
그렇지 않을 경우 내년에도 반복적인 피해가 발생하고, 수목 생육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밖에 없다.  

그러나 농약 사용에는 한계가 있다. 산림생태계 특성상 농약을 살포할 경우 매미나방 이외의 이로운 곤충들까지 죽게 되는 2차 피해가 우려된다. 또 지난해 1월부터 농약허용기준강화(PLS)제도 시행으로 농약사용이 엄격히 제한되고 있다. 농약 사용 시 기존 목록에만 사용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국립산림과학원측은 아열대 과일작물인 비파에만 사용할 수 있도록 된 농약을 향후 매미나방 방제에도 쓸 수 있도록 농약 직권등록시험 등을 추진 중이다.특정 농약에 대한 사용 가능한 작물의 폭을 넓히는 작업을 뜻한다.
  
또 기어다닐 때인 유충 때와 달리 성충이 된 나방에 대한 농약 살포는 방제 효율성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고 산림청은 전했다.

산림청은 이 같은 문제점을 보완키 위해 자외선을 좋아하는 매미나방의 습성을 고려한 ‘포충기’를 사용 중이다. 매미나방 성충이 불빛을 향해 날아가는 특성을 이용해 불빛이 유아등으로 유인, 포획하는 방법이다.

매미나방 성충을 페로몬으로 유인해 포살하는 ‘페로몬 트랩’, 나무 수간에 ‘끈끈이롤 트랩’을 설치해 성충을 잡는 등 친환경적인 방제방법을 사용 중이다
  
또 인력으로 끌개나 고지톱을 활용하는 알집 제거도 하고 있다. 알집이 대부분 모여있어 산림청은 산불진화용 다목적용 차를 동원, 방제 작업을 벌이고 있다.  

대나무벌레도 현재 인력을 이용한 물리적 방제에 집중하고 있다.

박종호 산림청장은 "매미나방은 날개로 이동하는 성충단계에는 약제 방제효과가 낮고 유아등, 알집 제거방식이 밀도 저감에 효과적이다. 매미나방 밀도 저감을 위해 성충기, 산란기인 7~9월 유관기관 간 협업을 통해 집중 방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또 "앞으로도 기후변화 등으로 돌발 산림병해충 발생이 점차 많아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국민생활에 불편이 없도록 방제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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