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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유명 갈빗집 방문뒤 무더기 A형 간염…해당업체는 버젓이 영업

보건당국 역학조사 결과 "조개젓 반찬 원인…납품업자만 처분"
피해자 "합병증 수술 뒤 건강상태 악화…해당업체는 나몰라라"

[편집자주]

© News1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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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북 일대의 한 유명 갈비체인점에서 식사한 손님들이 무더기 A형 간염에 걸리는 사례가 발생했지만 해당 업체는 버젓이 영업을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식당에서 식사한 50대 시민은 급성 A형 간염에 걸려 수술까지 받았지만 위생을 관리해야 할 당국은 해당 갈비업체에 어떠한 행정처분도 내리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25일 의정부시의 한 기관에 근무하는 김모씨(56)는 지난해 6월 말께 서울 성북구의 한 유명 갈비업체에 방문해 식사했다. 얼마 뒤 김씨는 눈이 누렇게 변하는 등 황달 증세가 나타났다.

김씨는 서울대병원 응급실을 거쳐 한양대병원에 입원했으며 그해 9월 합병증으로 쓸개 제거 수술을 받았다.

당시 김씨는 발병 원인을 몰라 자신이 건강관리를 제대로 못한 것이라 자책했다.

하지만 김씨는 최근 성북구보건소로부터 전화를 받고 지난해 자신이 A형 간염에 걸린 이유를 알게 됐다.

보건당국은 역학조사 결과 지난해 성북구 일대 갈비업체에서 식사한 시민 다수가 A형 간염에 걸렸다면서, 김씨를 상대로 해당 업체를 방문한 사실이 있는지를 조사했다.

보건당국에 따르면 A형 간염의 발병 원인은 해당 식당에서 내놓은 '조개젓'이었다. 업체는 중국산 조개젓을 납품받아 갈비와 함께 손님들에게 내놓았다.

김씨가 뒤늦게 해당 업체에 항의하자 업체측은 납품자에게 책임을 전가했다. 치료비용 등은 향후 보험사에서 연락이 가면 상담하라며 책임을 회피했다.

보건당국은 이 업체에서 식사한 고객들 중 A형 간염에 걸려 고생한 시민이 더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자세한 사항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

관할 보건소 감염병 관리 담당자는 "역학조사 결과를 자세히 알려줄 수 없다"며 "행정처리 여부는 식품위생팀에 문의하라"고 구체적 답변을 피했다.

식품위생 담당자도 "해당 갈비업체는 행정처분하지 않았다"며 "조개젓 납품처만 행정처리했고 과태료를 얼마 부과했는지는 알려줄 수 없다"고 설명했다.

김씨는 "지난해 원인을 알지 못한 채 A형 간염에 걸려 합병증으로 수술까지 하고 지금도 식사를 조심하는 등 고생하고 있는데 해당업체는 수십년 전통을 내세우면서 별다른 처벌도 없이 영업한다는 사실에 기가 막힌다"고 말했다.

한편 수도권 일대 대형 갈비체인점 '송추가마골'에서 폐기처분 대상 고기를 '소주에 헹군 뒤 판매했다'는 논란이 불거진 뒤 과태료 30만원 처분을 받자, 식품위생법 위반에 대한 처벌 수위를 강화해야 한다는 여론이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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