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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따리 할머니' 가방에서 꺼낸 꼬깃꼬깃 100만원…"코로나 성금"

신안군에 2017년에도 1천만원 기부
50년 섬 돌며 생필품 팔아 생계 유지

[편집자주]

50여년간 신안지역 섬들을 다니며 보따리 장사를 하고 있는 김우돌씨가 29일 신안군을 찾아 박우량 군수에게 성금 100만원을 전달했다.(신안군 제공)2020.7.29 /뉴스1
50여년간 신안지역 섬들을 다니며 보따리 장사를 하고 있는 김우돌씨가 29일 신안군을 찾아 박우량 군수에게 성금 100만원을 전달했다.(신안군 제공)2020.7.29 /뉴스1

"평생 돌아다니면서 이웃들에게 도움도 많이 받고 정도 들었습니다. 이제는 조금이라도 주민들과 나누면서 살고 싶습니다."

지난 29일 '보따리 장수'김우돌씨(72·여)가 여행용 가방을 메고 신안군청을 찾았다.

가방에는 치약, 칫솔, 옷, 양말, 가방 등 각종 생필품이 가득했지만, 그가 내 놓은 것은 손때 묻은 현금이었다.

김씨는 이날 어려운 사람들을 도와주라며 코로나19 재난지원금으로 받은 70만원에 장사를 통해 번 돈 30만원을 더해 100만원을 박우량 신안군수에게 전달했다.

지난 2017년에도 10년 동안 적금을 부어 모은 돈 1000만원을 들고 와 신안군에 있는 아동 및 노인복지시설 2개소에 각각 500만원씩 기부한 바 있어 감동은 더했다.

김씨는 50여년간 신안의 여러 섬을 돌아다니며 여행용 가방에 생필품을 담아 팔아 와 지역에서는 '보따리 장수'로 유명하다.

그는 "45년 전 증도면사무소로 물건을 팔러 다닐 때 일이다"며 "그때 나에게 먼 섬들을 돌며 장사하느라 고생이 많다면서 작은 물건이라도 꼭 사주곤 했던 '키다리 직원'이 바로 지금의 군수님"이라면서 반갑게 박 군수의 손을 잡았다.

그러면서 "예나 지금이나 내 물건을 사주고 마음을 함께 나눠 준 군청 직원들과 주민들이 있었기에 자녀들을 잘 키우고 생계를 이어 갈 수 있었다"며 "앞으로도 건강이 허락하는 한 작은 기부라도 계속 실천하면서 봉사하는 삶을 살고 싶다"고 웃었다.

박우량 군수도 "이런 진정한 나눔이 코로나19로 지친 지역 주민들에게 큰 위로와 귀감이 될 것 같다"며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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