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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구 평균 142㎞' 류현진, 위력 잃은 속구에 변화구도 '난타'

주무기인 체인지업 5피안타…2경기 연속 5이닝 못 버텨

[편집자주]

토론토 블루제이스 류현진이 31일(한국시간) 워싱턴 내셔널스와의 경기에서 힘차게 공을 던지고 있다. © AFP=뉴스1
토론토 블루제이스 류현진이 31일(한국시간) 워싱턴 내셔널스와의 경기에서 힘차게 공을 던지고 있다. © AFP=뉴스1

90마일(약 144.8㎞)도 안 되는 직구 구속으로 지난해 월드시리즈 챔피언 워싱턴 내셔널스를 상대하기는 역부족이었다. 류현진(33·토론토)이 구속 저하에 변화구 위력까지 떨어지면서 2경기 연속 부진한 피칭을 했다.

류현진은 31일(한국시간) 미국 워싱턴 D.C.의 내셔널스파크에서 열린 2020 메이저리그 워싱턴 내셔널스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 4⅓이닝 9피안타(1피홈런) 1볼넷 5탈삼진 5실점을 기록했다. 팀은 4-6으로 졌고, 류현진은 시즌 첫 패배를 떠안았다.

지난 25일 탬파베이 레이스와의 시즌 개막전(4⅔이닝 3실점)에서 아쉬움을 남겼던 류현진은 2경기 연속 아쉬운 모습을 보였다. 평균자책점은 5.79에서 8.00으로 치솟았다.

지난해 내셔널리그 사이영상 2위에, 평균자책점 전체 1위에 올랐던 류현진은 날카로운 제구가 강점으로 꼽히는 투수다. 특히 몸쪽과 바깥쪽을 넘나드는 직구와, 상대 타자 타이밍을 뺏는 체인지업은 메이저리그에서도 정평이 나있다.

하지만 이날 이런 모습이 전혀 나오지 못했다. MLB닷컴에 따르면 류현진의 이날 직구 평균구속은 88.3마일(약 142㎞)에 그쳤다.

90마일을 넘긴 공은 93개 중 단 4개 뿐이었다. 최고 구속은 2회초 카터 키붐에게 던진 90.7마일(145.9㎞)이었다.

직구에 힘이 없다고 판단한 류현진은 변화구 위주의 피칭을 했고, 상대 타자들도 이를 파악하고 적극적으로 대응했다.

간간이 포심패스트볼을 던졌지만 위력은 떨어졌고, 오히려 선택지가 줄어든 타자들은 류현진의 공을 마음껏 공략했다.

타자의 타이밍을 뺏어야 할 류현진의 체인지업은 밋밋했고, 이날 맞은 9개의 안타 중 5개가 체인지업 구종이었다. 떨어지는 공을 기다리고 있던 워싱턴 타자들에게 좋은 먹잇감이 됐다.

물론 류현진은 지난해에도 아주 빠른 공을 던지는 유형의 투수는 아니었다. 하지만 2019시즌 평균 90.96마일(146.3㎞)의 직구에 비해 3~4㎞ 느려진 공으로 타자를 제압하긴 어려웠다.

토론토는 류현진을 팀 내 1선발 역할을 기대하며 4년 8000만달러의 거액에 FA 계약을 맺었다. 하지만 2경기 연속 5이닝도 채우지 못하는 부진이 겹치며 실망감을 안겼다.

올 시즌 60경기 정규리그 체제 속에 매 경기가 중요한 토론토는 에이스 류현진의 부진이 더욱 뼈아프다. 류현진은 이번 시즌 10차례 내외의 등판 기회만이 남아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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