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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연합훈련, 광복절 경축사…8월 남북관계 전망은

한미연합훈련 축소·문 대통령 경축사, 북한 호응할까
통일부, 코로나19 등 인도적 협력 메시지 이어갈 듯

[편집자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문재인 대통령. © News1 이지원 디자이너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문재인 대통령. © News1 이지원 디자이너

8월 중 한미연합군사훈련, 문재인 대통령의 제75주년 광복절 경축사 등 대북 '메시지'를 낼 수 있는 일정이 예정돼 있어 남북관계 향방에 어떤 영향을 줄지가 1일 주목된다.

우선 이달 남북관계에 분수령이 될 사안은 한미연합훈련이다. 한·미 군 당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라 8월 중순으로 예정된 한·미 연합지휘소훈련을 연기하는 대신 축소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다.

북한은 해마다 연합훈련에 대한 적대감을 드러내고 훈련을 '중단'하라는 입장을 견지했다. 문제는 올해 훈련은 문 대통령의 공약인 임기 내 전시작전통제권 전환과도 연관돼 있어 정부의 고민이 깊다는 점이다.

결국 한미가 중단이나 취소는 아니지만 축소라는 결정을 내고 이를 이행할 때 북한이 어떤 수준의 반발을 보일지 관심이 모아진다.

북한의 대외 선전매체인 메아리는 지난 30일 연합훈련의 축소된 형태에 대해 "(미국이) 이번 훈련에 증원 병력을 최소화 또는 불참시키고 전작권 전환을 위한 완전운용능력(FOC) 검증에 필요한 미군 측 요원들도 거의 참가시키지 않기로 했으니 저들 병력이 악성 전염병에 노출될 위험성도 거의 없고 남조선 군에 대한 통수권도 계속 유지할 수 있다"라고 비난했다. 또 남측을 향해 "임기 내에 허울뿐인 전작권이라도 넘겨받아 치적을 쌓자는 것이 속 타산"이라고 비판적 시선을 보냈다.

연합훈련이 축소되는 속에도 북한은 여전히 한미를 향해 싸늘한 반응을 내비친 것이다. 다만 선전매체는 북한 당국의 입장을 공식적으로 피력한다고 볼 수는 없어 추후 연합훈련이 이행되기 전후인 8월 중순쯤 북한의 움직임을 더 살펴볼 필요가 있다.

남북관계에 영향을 미칠 또 다른 사안은 문 대통령이 오는 8월 15일 제75주년 광복절을 맞아 낼 메시지다. 문 대통령은 올해 제102주년 3·1절 기념사, 4·27 판문점선언 2주년 메시지, 5월 10일 취임 3주년 특별연설 등을 통해 남북 간 보건방역 협력 등 협력사업의 추진 의지를 거듭 밝혔다.

이러한 추이를 고려하면 문 대통령은 이번 광복절 경축사에서도 북측에 남북협력 '러브콜'을 보낼 확률이 높다. 다만 문 대통령의 메시지에 북한이 호응할지는 지켜봐야 한다.

최근 대북 주무부처인 통일부도 남북 간 인도적 교류협력을 앞세우며 남북 대화 복원을 위한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지난 27일 취임한 이인영 통일부 장관은 '먹는 것, 아픈 것, 죽기 전에 보고 싶은 것'을 실행에 옮겨야 함을 강조하며 인도적 협력 메시지를 연일 표출하고 있다.

특히 그중에서도 '아픈 것'에 해당하는 코로나19 보건방역과 관련한 민간 측의 대북 지원의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한 민간단체가 코로나19 방역을 위해 마련한 2억 원 방호복 2만 벌이 지난 29일 북한에 도달했으며, 통일부는 지난 30일 민간단체인 남북경제협력연구소가 요청한 8억 원 상당의 소독약과 방호복 등의 북한 반출을 승인했다. 이 장관은 지난 31일 대북협력민간단체협의회와 면담을 갖고 보건의료협력을 비롯한 남북 간 인도적 협력과 관련 논의를 진행하기도 했다.

북한은 연일 코로나19 방역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지난 7월 25일 김정은 국무위원장 주재로 당 정치국 비상확대회의를 개최해 남측에 거주하던 한 탈북자가 19일 개성으로 귀향해 코로나19 확진자로 의심되는 상황이라고 밝힌 뒤 방역을 더욱 강화했다. 당 정치국이 '최대비상체제'를 가동할 것에 대해 결정했고, 관련 결정서가 채택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북측이 연일 코로나19 방역에 관심을 갖고 있는 만큼 남측이 손짓하는 보건방역 협력에도 관심을 가질 수도 있다는 가능성이 나온다. 장기화하는 북미 대화 경색, 대북 제재 상황 속 북한이 '정면돌파'에 나서고 있지만 경제적 어려움이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에서다.

또 올해 말 미국 대선에서 지금까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비핵화 논의를 이어 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재선이 불투명한 국제적 정세도 북측을 움직일 수 있는 하나의 요인이 될 수 있다.

이 때문에 북한이 당장 8월 우리 정부가 북측을 향해 표현하는 대화 시그널에 당장 호응하지는 않더라도, 이를 계기로 북미 또는 남북 대화를 위한 포석을 두는 단계로 사용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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