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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총장, 내일 침묵 끊고 공식석상…어떤 메시지 낼까

지휘권 빼앗긴 뒤 한달여 만에 신임검사 임관식서 발언
수사권조정·검사내전 등 현안입장 주목…정치권도 관심

[편집자주]

윤석열 검찰총장이 24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청사를 나서고 있다. 2020.7.24/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윤석열 검찰총장이 24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청사를 나서고 있다. 2020.7.24/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검언유착 수사팀의 '검사 육탄전', 검·경수사권 조정, 박원순 전 서울시장 피고소 사건 유출 의혹 등에도 침묵을 유지하던 윤석열 검찰총장이 이번주 입을 연다. 3일 예정된 신임검사 신고식을 통해서다. 

지난달 초 추미애 법무부 장관에 의해 채널A 의혹 사건의 수사지휘권을 박탈당한 뒤로 약 한달 만에 공식석상에 모습을 드러내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신임검사 신고식이라는 형식을 감안하면 발언 내용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지만 검찰의 수사범위를 대폭 축소하는 수사권조정 시행령 안과 검찰총장의 수사지휘권을 폐지하는 법무·검찰개혁위원회 권고안 같은 중대 현안에 대한 윤 총장 입장이 나올 것이라는 예상이다. 

2일 대검찰청 관계자는 "윤 총장이 3일 신임검사 신고식에서 신임검사들에게 당부 사항을 전할 예정이다"라며 "최근 현안에 대해 어떤 말을 할 지는 결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는 오후 4시반께 비공개로 열리지만, 윤 총장의 메시지는 이전처럼 따로 공개될 예정이다. 윤 총장은 앞서 지난 2월에도 신임 검사 임관식에 참석해 "검찰을 힘들게 하는 요소가 많다"고 메시지를 전달한 바 있다. 당시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 관련 의혹과 청와대의 선거개입 의혹 수사에 이어 추미애 법무부 장관 취임 이후 윤 총장의 측근들을 쳐내는 물갈이 인사로 갈등이 커진 시점이었다.  

3일 열리는 신임 검사 임관식에서는 최근 검찰 분위기 등에 대한 메시지가 담길 것으로 예상된다. 윤 총장 역시 이 자리에서 내놓을 입장을 심도 깊게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경 수사권조정과 검찰총장 수사지휘권 박탈 개혁위 권고안, 검언유착 수사 논란 등 주요 현안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은 않겠지만 이를 둘러싼 윤 총장의 심중이 어떻게든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27일 법무부 산하 개혁위는 검찰총장의 구체적 사건에 대한 수사지휘권을 폐지하고, 권한을 일선 고검장에게 나눠주고 법무부장관이 고검장에게 서면지휘를 할 수 있는 권한을 담은 권고안을 내놨다. 이에 검찰 내부 통신망에는 검찰의 정치적 중립을 흔들고 수사의 독립성을 훼손할 것을 우려하는 내용이 주를 이루는 210개가 넘는 댓글이 달리며 반발 분위기가 달아오르기도 했다. 

이어서 당정청이 지난달 30일 발표한 '권력구조 개편안'은 검찰이 직접 개시할 수 있는 수사범위를 부패·경제·공직자·선거·방위사업·대형참사 범죄 등 6개 분야로 한정하고 수사 가능 범위도 공직자는 4급 이상만, 뇌물 사건은 수수금액 3000만원 이상일 때만, 특정범죄가중처벌법이 적용되는 사기·횡령·배임 등 경제 범죄는 피해규모가 5억원 이상일 때만으로 제한하기로 하면서 검찰의 수사 권한은 대폭 축소될 위기에 처했다.  

그럼에도 윤 총장은 물론 대검에서도 이에 대한 공식적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추 장관의 지휘권 발동으로 검언유착 수사지휘에서 배제된 이후 조만간 이뤄질 검찰 정기 인사를 통해 '식물총장'이 될 것이라는 우려 속에도 윤 총장은 두문불출하면서 안팎으로 자신의 입장을 표명하지 않고 있다.  

이와 관련 검찰내부에서는 "이유있는 침묵"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대검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달 30일에 열릴 검찰인사위원회가 전날 취소되기 직전까지 법무부는 대검에 검찰 인사관련 의견 조회를 해오지 않았다고 한다. 

법무부가 준비 중인 대규모 검찰 직제개편에서도 대검찰청 차장검사급 보직 폐지 등 축소안이 검토되지만 현재까지도 실무진에 의견을 달라는 공문, 구두요청도 없었다는 설명이다.  

대검 관계자는 "권력기관 개혁안 등은 세부 내용이 정해지면 추후 입장을 내놓을 것으로 안다"며 "구체적인 사안에 대해서는 법무부와 협의할 것으로 알고있다"고 밝혔다. 이 때문에 이번 추미애 장관이 추진하는 검찰 인사위원회, 직제개편 등에 곧 속도가 붙을 것이라는 점에서 윤 총장의 공식석상 메시지가 갖는 무게가 적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이와 별도로 윤 총장의 목소리를 기다리는 검찰 밖의 시선도 적지 않다. 윤 총장의 의지와는 무관하게 윤 총장을 향한 안팎의 공세가 거세질수록 그의 정치적 입지는 점점 커지고 있어서다. 윤 총장의 메시지가 정치권에서는 어떻게 읽힐지도 관심이 될 수 있다.  

윤 총장의 '차기 대선 후보' 여론조사 결과는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3월 <뉴스1>이 여론조사 전문업체인 엠브레인퍼블릭에 의뢰해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윤 총장은 4.2%로 5위에 그쳤다. 그러나 지난 6월 리얼미터가 오마이뉴스와 조사한 결과 윤총장은 10.1%의 지지율을 기록해 3위로 올라섰다. 

지난달 SBS가 '2022년 3월로 예정된 대선에서 다음 인물들이 나선다면 누구를 찍겠느냐'고 물은 결과 이낙연 민주당 의원 28.4%, 이재명 경기지사 21.2%, 윤석열 검찰총장 10.3%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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