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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장료 같은데 입장료는 아니고…장성군 '3천원 실험' 결과는?

장성호 수변길 입장시 3천원 내면 지역상품권으로 되돌려줘
주말 방문객 3천여장 교환…지역경제 활성화 마중물 기대

[편집자주]

장성호 출렁다리 © News1
장성호 출렁다리 © News1

관광지의 입장료는 많든 적든 은근히 부담되기 마련이다. 더욱이 2007년부터 국립공원 입장료가 폐지된 이후 주요 관광지 곳곳에서 입장료를 둘러싼 크고 작은 다툼이 벌어지는 게 현실이다.

이런 가운데 전남 장성군이 도입한 '장성호 수변길 지역상품권 교환제'가 관광객들의 이같은 반발도 피하면서 지역경제 활성화로 연결되는 묘수가 될지 주목된다.

◇"'입장료'라는 용어는 절대 사용하지 말라"

전남 장성군이 전국적인 관광지로 부상한 장성호 수변길에 대해 7월부터 '유료화'를 시작하기 앞서 유두석 장성군수가 업무담당자에게 내린 지침은 "'입장료'라는 용어는 절대 사용하지 말라"였다.

2개의 출렁다리 등을 보기 위해 장성호를 찾는 관광객들에게 최소한의 시설관리비 등을 부담하도록 하기 위해 개인당 3000원씩을 받은 뒤 곧바로 액면가 3000원의 장성사랑상품권으로 되돌려주는 '장성호 수변길 상품권 교환제' 시행을 앞둔 시점에서다.

재정이 열악한 지자체 입장에서는 최소한의 관리비 징수 등은 필요하지만 관광객들이 부담하는 3000원을 입장료로 인식할 경우 예상되는 파장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장성군이 제도 도입을 위해 타 지역을 벤치마킹하는 과정에서도 이 부분이 가장 중요시 됐다. 

장성군 한 관계자는 "상품권 교환제가 시행 초기부터 착오 없이 성과를 낼 수 있도록 오랜 기간에 걸친 토의와 분석 등 철저한 사전 준비 과정을 거쳤다"고 설명했다.

철저한 준비과정을 거쳐 7월1일부터 시행된 상품권 교환제는 관광객이 장성호 수변길 입장 시 교환소에 3000원을 내면 동일한 금액의 장성사랑상품권으로 되돌려 받고, 돌려받은 상품권은 발행일로부터 5년간 장성지역 내 1450개 가맹점에서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다.

토‧일요일과 공휴일에만 운영하며 외부 관광객을 대상으로 한다. 장성군민과 국가유공자, 장애인, 65세 이상 노인, 18세 이하 청소년 및 어린이, 군인(의경)은 해당되지 않는다.

◇첫 주말 상품권 3천여장 농산물 등 구매…성공적 출발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제도시행과 함께 잠시 중단된 뒤 주말인 지난 1일부터 재개된 '장성호 수변길 상품권 교환제'는 일단 성공적인 출발이라는 자평이 나오고 있다.

장성호 수변길을 찾은 관광객들이 지역 농특산물을 구매하고 있다. © News1
장성호 수변길을 찾은 관광객들이 지역 농특산물을 구매하고 있다. © News1

1일과 2일 양일간 총 7808명이 장성호 수변길을 찾았고, 3000원을 지불한 관광객들에게 지급했던 장성사랑상품권 3111장이 현장에서 운영되는 농산물 직거래장터 등지서 교환됐다.

특히 장성지역 16개 농가가 참여한 직거래장터인 수변길마켓과 편의시설에서 전체의 63%가 사용된 것으로 집계됐다. 장성군은 나머지 상품권 대다수도 지역 내에서 소비된 것으로 예측했다.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지역경제 침체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장성군은 장성호 수변길 상품권 교환제가 관광 수요를 상권과 연계시키는 마중물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유두석 장성군수는 4일 "지역경제 회복의 마중물이 될 수 있도록 상품권 교환제를 활성화하고 운영에 더욱 내실을 더해가겠다"고 말했다.

장성호 수변길에서는 호수 주위에 조성된 수변길과 데크길을 걸으며 웅장한 호수와 산의 풍경을 감상하거나 출렁다리를 건너며 아찔한 체험을 만끽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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