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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평양 살던 동물플랑크톤이 북극바다에…"온난화 영향"

극지연구소, 북극 축치해서 태평양 동물플랑크톤 출현 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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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치해에서 대량 발견된 요각류 동물플랑크톤 '유칼라누스 번지'. (극지연구소 제공) © 뉴스1
축치해에서 대량 발견된 요각류 동물플랑크톤 '유칼라누스 번지'. (극지연구소 제공) © 뉴스1

태평양에 서식하던 동물플랑크톤이 북극해 인근에서 대량 발견됐다. 지구온난화의 영향으로 바닷물의 온도가 올라간 것이 원인이다.

극지연구소는 태평양에 서식하는 동물플랑크톤 '유칼라누스 번지'(Eucalanus bungii)가 북극해 서쪽 입구인 축치해(Chukchi Sea)에서 대량으로 발견됐다고 4일 밝혔다.

절지동물 갑각류의 일종인 요각류에 속하는 '유칼라누스 번지'는 태평양 베링해에서 주로 출현하는 동물플랑크톤이다. 하지만 이번에 축치해에서 1세제곱미터(㎥)당 평균 843마리가 확인됐다. 축치해에서 발견된 양으로는 역대 최대 규모다.

축치해는 미국 알래스카와 러시아 사이 배링해협 북쪽에 위치한 바다로, 북극항로의 두 갈래인 북서항로와 북동항로가 모두 지나는 곳이다.

극지연구소 강성호 박사 연구팀은 지난 2014~2016년 국내유일 쇄빙연구선 아라온호를 타고 베링해에서 축치해로 이동하며, 바닷물과 동물플랑크톤을 채집하고 수온과 염분 변화를 관측했다.

분석결과, 유칼라누스 번지의 북극 출현의 배경에는 수온변화가 있었다. 여름철 베링해의 따뜻한 바닷물이 유입되면서 축치해가 태평양에 사는 해양생물이 살 정도로 따뜻해진 것이다. 축치해의 여름 수온은 지난 40년 동안 약 2도 이상 증가했다.

북극해가 따뜻해지면 동물플랑크톤의 증가로 수산자원이 풍족해지고 바다를 덮고 있는 얼음·해빙이 녹아 북극항로 개척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하지만 해빙의 감소는 북극의 대기를 데우고 불안정하게 만들어 기후변화를 가속화 시킬 수 있다.

이번 연구는 해양수산부 '북극해 환경변화 통합관측 및 활용연구 (K-AOOS)'의 지원을 받아 진행됐으며, 연구성과는 국제학술지 '프론티어스 인 마린사이언스'에 지난 7월 게재됐다.

극지연구소 김지훈·양은진 박사는 "대량 발견된 태평양 요각류는 북극 해양생태계에 온난화가 미치는 영향을 보여준 척도"라며 "북극해 생태계 변화를 이해하고 온난화에 따른 북극의 변화를 감시·예측하는 데 이번 연구결과가 활용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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