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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지 월스트리트저널마저 트럼프 '복비' 발언 맹비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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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일(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에서 열린 연방기관의 미국인 근로자 우선 채용 관련 행정명령 서명식서 참석자 발언을 듣고 있다. © 로이터=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일(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에서 열린 연방기관의 미국인 근로자 우선 채용 관련 행정명령 서명식서 참석자 발언을 듣고 있다. © 로이터=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미 경제 매체 월스트리트저널(WSJ)이 3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이른바 '복비'(key money) 발언 관련해 마이크로소프트(MS)가 이를 거부해야 한다고 보도했다.

보수 성향 언론인 WSJ조차 틱톡을 인수하려는 MS로부터 돈을 거둬들이려는 대통령에 반발하고 나선 것. 불법적인 관행이자 기업의 체면을 깎는 일이라는 이유에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기자들에게 미국 정부와 MS의 관계를 집주인과 세입자에 비유하면서 "MS는 이른바 '키 머니'(key money, 권리금)를 내야 한다. 미국 없이 MS는 아무것도 없을 것이고, 그들은 30% 정도만 관여했다"고 말했다.

미 정부는 동영상 앱인 틱톡을 MS가 인수할 수 있도록 틱톡의 모회사 바이트댄스에 압박을 가해왔다.

하지만 WSJ는 이같은 돈에 민간 기업으로부터 정부로 건네지는 것을 반대했다. 미 정부의 압박이 없으면 매각이 이뤄지기 힘들 것이라는 게 사실이라고 인정했다. 하지만 이전에 미 정부가 민간 기업에 자금을 조달해주거나 구제금융을 주선해서 보상을 받은 적이 있었어도 이런 성격의 돈은 전례가 없었다는 설명이다.

WSJ은 트럼프 대통령이 복비라고 빗댄 중개 수수료(finder's fee)는 불법 관행이라면서 백악관이 조용히 그 제안을 철회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국제정치 문제를 종종 돈 문제로 혼동해 왔다"고 꼬집으면서 그 예로 결국 미국 소비자의 돈이었음에도 중국으로부터 받은 관세로 미 정부가 수십억 달러 수입을 더 거뒀다고 말한 것 등을 들었다. 

WSJ는 "금액이 규모도 작아 연방 예산에 중요하지 않을 것 같다"고 했다. 또 이 제안이 중대하고 합법적이라고 판단되면 규제 명령을 통한 외국기업 압류라는 위험한 선례를 남기게 되고, 미국 기업도 해외에서 같은 위험을 맞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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