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공유하기

'V자 반등' 연고점 뚫은 코스피…2300도 넘본다

유동성 더해 달러약세·외국인컴백…"상승세 더 간다" 우세
"속도조절·단기조정도 염두에 둬야" 의견도

[편집자주]

30일 서울 중구 KEB하나은행 명동점 딜링룸 전광판. 2020.7.30/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30일 서울 중구 KEB하나은행 명동점 딜링룸 전광판. 2020.7.30/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코스피 지수가 어느새 올해 최고치를 넘어서며 2300선을 내다보고 있다. 이로써 코로나19발 폭락장의 그림자는 완전히 걷혔다. 국내외 실물 경제가 코로나19 직격탄에 크게 악화됐지만 풍부한 글로벌 유동성에 힘입어 V자 반등에 성공했다. 동학개미로 불리는 개인투자자들의 주식 매수 열풍도 한몫했다. 

일각에서는 거품에 대한 우려도 나오지만 증권가에서는 달러 약세 흐름 등을 감안할 때 상승세가 쉽사리 꺾이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일대비 28.93p(1.29%) 오른 2279.97로 종가 기준 연고점인 2267.25(1월22일)를 뚫었다. 이는 지난 2018년 10월2일(2309.57) 이후 1년10개월여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일각에서는 주식시장과 실물경제 사이의 괴리가 너무 커졌고 주가 밸류에이션도 부담되는 수준에 도달했다고 우려한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현재 코스피의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13배에 근접했다. 통상 PER이 11배를 넘어서면 고평가 구간으로 본다.

하지만 증권가에서는 코스피 지수가 2300선을 돌파할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변준호 유진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우리나라 경제지표가 코로나19에도 불구하고 주요국 중 중국에 이어 두번째 수준이었고, 현재 일본 등 일부 국가를 제외하면 세계적으로 코로나19 추세도 정점은 지난 듯하다"면서 "속도조절이 있을 수는 있지만 지수의 방향성 자체는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오현석 삼성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최근 1~2주 사이 '달러가치의 약세'와 '외국인의 국내 증시 순매수 전환'이라는 변화가 생겼다"면서 "시장의 근간은 바뀌지 않았지만 달러가 약세로 가는 것은 이머징 마켓(신흥국 시장)에는 유리한 것"이라고 했다. 오 센터장은 "코로나 이후 정책과 유동성의 힘으로 BBIG(바이오·배터리·인터넷·게임)가 증시를 주도했는데, 여기에 최근 삼성전자 등 반도체 관련주가 추가되는 양상이므로 지수 방향성에는 나쁘지 않다"고 덧붙였다.

수급 여건도 좋은 상황이다. 최근 코로나19 이후 국내 증시를 떠났던 외국인이 귀환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여기에 V자 반등을 주도해 온 '동학개미'의 유동성은 여전히 풍부하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달말 기준 개인 투자자의 주식계좌 예탁금은 47조7863억원으로 전월말(46조3232억원) 대비 1조4631억원 늘어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다. 이는 지난해말(27조3932억원)과 비교하면 74.4%나 급증한 수치다.

곽현수 신한금융투자 투자전략팀장은 "유동성 등을 고려하면 국내 증시는 해외증시보다 여전히 양호할 것으로 기대된다"면서 "다만 증시 변동성이 여전히 큰 만큼 지수 정상화가 마무리된 상황에서 무리한 투자는 지양하는 것이 좋다"고 밝혔다.

이달에도 이어지는 2분기(4~6월) 기업실적 발표가 증시에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기업 실적 서프라이즈가 다수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이은택 KB증권 투자전략팀장은 "현재 애널리스트들의 실적 추정치는 보수적인데, 이는 증시가 호재에 더 민감하고 조정이 있더라도 큰 폭락은 없을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가 된다"면서 "8월에도 이같은 실적 서프라이즈가 이어질 것으로 보여, 개별주 중심의 단기트레이딩 전략이 유효하다"고 강조했다.

증시의 중장기 방향성은 여전히 상승을 가리키고 있지만 단기조정을 염두에 둬야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이경민 대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시장의 중장기 상승추세는 견고해지고 있어, 하반기 코스피는 2480선까지 가능할 것으로 본다"면서도 "다만 단기 과열과 밸류에이션 부담이 가중된 상황에서 이달에는 단기 조정 가능성도 열어놓을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글로벌 코로나19 추이에 더해 미·중갈등과 미국 부양책 합의 여부 등은 이달 증시 조정을 가져올 수 있는 변수로 꼽힌다. 삼성 오현석 센터장은 "미국 추가 재정부양 규모가 이달 결정되는데 규모가 관건이 될 전망"이라면서 "또한 최근 미·중 갈등 구도가 심화되고 있어 국내 증시에도 변수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
로딩 아이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