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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딥:풀이]①유키스→'숨듣명'→밈…수현 OPPA의 12년(인터뷰)

[편집자주]

유키스 리더 수현/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유키스 리더 수현/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사랑의 파이널 라운드~'의 주인공인 그룹 유키스 수현(31)이 '수현 OPPA'로 인생 2막을 열었다. 10여 년 전 무대 위에서 진한 스모키 화장으로 메인 보컬의 역량을 뽐내던 수현의 모습이 유튜브 등 온라인상에서 다시금 조명받으며 하나의 '밈'(MEME, 온라인에서 특정 단어나 콘텐츠가 유행으로 소비되는 현상)이 된 것이다.

지난 2008년 유키스로 데뷔한 수현은 히트곡 '만만하니'(2009) '시끄러'(2010) '0330'(2011) 등의 곡으로 대중적인 인지도를 쌓았다. 특히 '만만하니'는 중독성 있는 훅으로 큰 사랑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유키스를 향한 관심은 오래가지 못했다. 멤버들의 잦은 교체 및 탈퇴, 해외 활동 주력 등으로 국내에서의 입지가 유지되기가 어려웠던 탓.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수현은 유키스의 원년 멤버이자 리더로서 팀을 끝까지 지켜오고 있다.

그런 수현에게 2020년은 특별한 해가 됐다. 지난해부터 온라인상에서 '숨어 듣는 명곡'(숨듣명)으로 유키스의 지난 노래들이 주목받기 시작했고, 밈 문화로 자리매김했다. 특히 지난달 웹예능 '문명특급'에 수현이 출연해 유키스의 비하인드를 공개하며 화제를 모았다. 해당 영상은 240만 뷰를 돌파했을 정도로 큰 관심을 모았다. 이 자리에서 그는 '수현 OPPA'(해외 팬들이 '오빠'를 'OPPA'라 표기하면서 생긴 오빠라는 뜻)와 '사파라'('만만하니'의 수현 파트인 '사랑의 파이널 라운드'를 줄인 말)로 불리며 밈의 대상이 됐고, 다시금 인기를 끌고 있다.

수현의 재전성기는 이제 시작이다. 최근 밈을 통해 재도약의 기회를 잡은 수현은 성급하지 않게 걸어 나가겠다는 각오를 다졌다. "너무 바빴을 때는 제대로 연습도 못 하고 컴백했는데 결과적으로 좋지 않았다. 좋은 기회라는 것을 아는 만큼 더 좋은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서 힘을 더욱 쏟고 싶다"는 수현의 여전한 열정이, 앞날을 더욱 기대케 했다.
유키스 리더 수현/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유키스 리더 수현/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요즘 가장 '핫'한 인물로 떠올랐다. 어떻게 지내고 있는지.

▶'문명특급'이 방송되고 나서 여러 곳에서 섭외도 많이 오고, 조금씩 바빠지고 있다. 이렇게 인터뷰도 하지 않나. 하하. 너무 감사하다. 바쁘게 지내고 있다.

-수현이 출연한 '문명특급'이 240만 뷰를 넘어섰다.

▶출연한다고 했을 때 이렇게 될 것이라는 기대를 하진 않았다. 그런데 정말 많은 분이 관심을 가져주셔서 감사하다. '문명특급'을 보고 유키스 예전 무대들도 다들 찾아봐 주시더라. 신기하고 고마울 따름이다.

-이전에 '숨어 듣는 명곡'이라는 말을 들어본 적 있나.

▶'숨듣명'이라는 말 자체를 처음 들어봤다. 출연하게 되면서 알게 됐다. '문명특급'에는 숨듣명 코너도 따로 있더라. 유키스나 틴탑, 티아라 등의 노래가 언급되던데 이런 노래들이 '숨듣명'이라는 것을 뒤늦게 알았다.(웃음)
유키스 수현/유튜브 '문명특급' 캡처 © 뉴스1
유키스 수현/유튜브 '문명특급' 캡처 © 뉴스1
-유키스를 비롯해 당시 같이 활동했던 그룹들이 화제 되는 것도 소회가 남다를 듯하다.

▶신기한 느낌이다. 당시에도 음악방송에서 자주 인사하고 지냈던 동료들이었는데, 시간이 지나고 만나기 어려웠다. 국내 활동도 뜸했고. 그런데 다시 많은 분이 그 시절 노래를 좋아해 주시고, 사랑해주시니까 추억에 잠기는 기분이다. 그때 공방 와주신 분들이 무대에 오르는 가수를 같이 응원해주시곤 했는데 그 생각이 많이 난다. 지금 이렇게 화제되는 게 기분 좋다. 다들 너무 열심히 하던 분들이니까. 다시 알아봐 주셔서 감사하기도 하다.

-유키스를 비롯해 수현 본인도 '밈'화가 됐는데 어떤가.


▶'밈'이라는 것도 모른다. 최근에 설명을 듣고 알았다. 내가 이 자리 있는 것도 느낌이 이상하다고 해야 할까. 갑작스럽다. 많은 분들이 관심을 주시고, 편하게 다가와 주시는 게 진짜 신기하다. 느낌이 이상한데, 너무 좋고 고맙다. 사실 유키스 활동할 때 정말 잘 되고 싶은 마음이 커서 정말 노력했다. 최근에 한 팬이 '그렇게 노력하고 고생했기 때문에 지금 이렇게 알아봐 주는 것'이라고 말해주시더라. 이번 일을 통해 계속해서 노력하면 결국은 많은 분들이 알아준다는 확신이 생겼다. 나중에 멤버들과 다 같이 모여서 무대에 서고 싶다고 생각했는데, 이게 현실과 더 가까워진 것 같아 기쁘다.
유키스 리더 수현/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유키스 리더 수현/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수현 OPPA', '사랑의 파이널 라운드' 별명이 수현의 수식어가 됐다.

▶처음에는 'OPPA'가 무엇인지 몰랐다. '문명특급'에서 재재님이 계속 불러주시니까 귀에 감겼다. 팬분들은 이제 무조건 'OPPA'로 부른다. 오빠라고 절대 안 한다. 하하. 정말 재밌다. 닉네임 불러주는 것 같다. 최근에 '드림콘서트' MC를 했는데 거기 자막에도 '수현 OPPA'로 나와서 웃겼다. 팬분들이 재밌다고 하니까 나도 기분 좋고 재밌다. 사실 사파라가 노래 가사에서 나온 별명이라 더 많이 불러주실 줄 알았다. 난 어느 쪽이든 좋다. 이 별명 자체가 모두의 기억에 계속 남게 하는 것 같다.

-한 연말 시상식에서 방송사고로 인해 '0330'을 부르는 모습도 다시금 화제가 됐다.

▶그때 예정에 없이 멜로디가 흘러나오니까 어떻게 할 방법이 없어서 냅다 무릎 꿇고 했다. 해야만 하는 상황이었다.(웃음) 스타트가 애매했지만 결과적으로 잘한 것 같다. 너무 웃기기도 하다. 이게 화제가 될 것이라고는 정말 '1'도 생각 못했다. 팬분들이 당시에 내가 방송사고를 어떻게 대처했는지에 중점을 두고 봐주셔서 감사하게도 다시 화제가 된 것 같다.
유키스 리더 수현/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유키스 리더 수현/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유행에 민감한 스타일은 아니라고 들었다.

▶원래도 그렇지만 군대 전역하고 나서는 더욱 유행과 담을 쌓았다. 이번에 많은 것을 알게 됐다. 그래서 물건도 오래 쓴다. 최근에 인스타그램 라이브 방송을 하는데 별 모양이 있는 오래된 티셔츠를 입고하다가 놀림거리가 됐다. 그 티셔츠도 거의 10년 된 것 같다. 옷이 멀쩡해서 그저 오래 입은 것이다. 하하. 휴대폰도 4년 됐는데 멀쩡해서 바꿀 생각이 없다. 배터리가 빨리 닳지만 그 외에는 아무 문제가 없다. 이 휴대폰 출시일과 내 생일이 같다고 듣고 진짜 놀랐는데 그래서 더 운명 같다.(웃음)

-이번 기회를 통해 오랜만에 국내에서 바쁘게 지내고 있는데.

▶그동안 국내에서 활동이 없어서 마음이 나약해졌다. 전역하고 일본 활동을 시작하는 데 불안함과 두려움이 계속 쌓여만 가더라. 전에는 혼자 무대에 올라도 항상 곁에 멤버들이 있다는 생각에 떨리지 않았는데 이제 진짜 혼자라고 느끼니까 나약해지더라. '문명특급' 때도 정말 긴장했다. 너무 많이 떨었다. 그런데 요즘 스케줄 다니고 응원 소리를 들으며 진짜 힘을 많이 얻었다. 나약한 마음도 조금씩 줄어가고 있다. 닫혀 있던 마음의 문을 열면서 적응하고 있는 단계다.

<【N딥:풀이】②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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