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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당차병원, 간암 면역항암제 주의필요한 환자 선별 실마리 찾아

면역항암제 투여시 세심한 환자 선별·모니터링 필요

[편집자주]

간암의 급성진행을 보여주는 간암 환자의 CT 사진© 뉴스1
간암의 급성진행을 보여주는 간암 환자의 CT 사진© 뉴스1

국내 연구팀이 간암환자에게 면역항암치료를 시행할 때 주의해야 할 환자군을 선별할 실마리를 찾았다.

면역항암치료는 부작용이 적어 전신상태가 나쁜 고령의 환자에도 적용할 수 있지만, 극소수의 환자에서 오히려 암이 빠르게 악화되는 급성진행현상이 나타난다고 알려져 있었다.

한국연구재단은 전홍재, 김찬교수 연구팀(차의과학대학교 분당차병원)이 세브란스병원, 삼성서울병원 연구팀과 함께 간암 면역항암치료 후 암이 급속도로 악화되는 급성진행 현상을 규명했다고 13일 밝혔다.

10여년전부터 도입돼 폐암, 간암, 신장암 등에서 사용되는 면역항암제는 환자 가운데 20~30%에서만 효과가 나타나는 등 반응성이 낮다. 어떤 경우 암의 급성진행 현상(hyperprogression)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 문제였다.

이에 연구팀은 국내 암사망률 2위로, 세계적으로 면역항암치료가 빠르게 보급되고 있지만 아직 암의 급성진행 현상에 대한 체계적 이해가 부족한 간암에 주목했다.

면역항암치료 후 발생하는 간암의 급성진행© 뉴스1
면역항암치료 후 발생하는 간암의 급성진행© 뉴스1

간암에서 면역항암제 사용 후 급성진행 현상이 존재하는지, 존재 한다면 어떠한 임상적 특성이 있는지, 어떤 간암 환자군에서 급성진행 가능성이 높은지를 밝힌 것이다.

연구팀은 면역항암제 또는 표적치료제, 그리고 치료를 받지 않은 국내 간암환자를 분석했다.

면역항암제 치료를 받은 환자 189명 중 24명, 약 10명 중 1명의 비율(12.6%)로 급성진행 현상이 나타날 수 있음을 알아냈다.

또, 면역항암제 치료를 받은 간암환자에서만 급성진행 현상을 확인할 수 있었다.

급성진행 환자에서는 면역항암제 치료 전후 암성장률과 암성장 키네틱이 모두 4배 이상 증가했다.

면역항암치료 시작일로부터 사망까지의 평균기간이 59일에 불과했다.

면역항암치료 시작 직전 혈액검사에서 호중구·림프구의 비율(NLR)이 높을수록 치료반응률이 급격히 감소하는 반면, 급성진행의 확률이 급증했다.

호중구,림프구의 비율(NLR 수치)에 따른 간암 치료 반응률 및 급성진행 발생 빈도© 뉴스1
호중구,림프구의 비율(NLR 수치)에 따른 간암 치료 반응률 및 급성진행 발생 빈도© 뉴스1

NLR이 2미만인 환자의 경우 급성진행률은 0%인 반면, NLR이 6보다 클 경우에는 급성진행률은 46%에 육박했다.

호중구·림프구 비율은 혈액 내 면역반응에 중요한 백혈구의 일종인 호중구와 림프구의 상대적인 비율로 일반적으로 진행하는 혈액검사를 통해 손쉽게 확인 가능하다.

일반혈액 검사로 급성진행 현상을 예측하는데 도움이 될 표지를 찾아낸 이번 연구결과가 간암 면역항암치료의 최적화를 위한 단초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연구팀은 현재 급성진행 환자들의 혈액을 보다 정밀하게 프로파일링(분석)하고 면역항암제 치료 내성과 관련된 인자를 규명하고자 후속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한편, 이번 연구는 유럽간학회지 ‘저널 오브 헤파톨로지’최신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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