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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눈] 국민에 진짜 답해야 할 때…뚝 끊긴 '추미애식 소통'

'채널A 사건' SNS로 활발한 소통…강력한 말과 행동
본인 의혹엔 모호한 태도…장관으로서 책임감 보여야

[편집자주]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16일 오후 경기도 정부과천청사 법무부를 나서고 있다. 2020.9.16/뉴스1 © News1 임세영 기자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16일 오후 경기도 정부과천청사 법무부를 나서고 있다. 2020.9.16/뉴스1 © News1 임세영 기자

추미애 법무부장관은 취임 이후 사회관계망서비스(SNS)로 적극적인 소통을 해왔다. 취임 초기엔 조금 소극적이었다. 1월 취임사를 시작으로 4월까지 1~4건 가량의 게시물을 올렸다. 그나마 링크를 건 게시물이 대부분이었다.

그러던 5월부터 업로드 횟수가 급격히 늘었다. 5월 10건, 6월 20건, 7월엔 26건에 달했다. 7월엔 하루에 2건의 게시물을 올리는 등 거의 매일 SNS 게시물을 올렸다.

추 장관가 활발하게 SNS 활동을 했던 6월 말부터 7월은 이른바 '채널A 사건'으로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해 수사지휘권을 발동하며 갈등이 최고조에 이른 시기다. 당시 추 장관은 적극적으로 자기 생각과 소신을 피력하며 본인 행보에 대한 당위성을 부르짖었다.

더불어 본인의 휴가 사진을 올리거나 언론에서 제기한 의혹을 하나하나 따져가며 해명하고 일부 보도에는 강력 대응을 시사했다. 채널A 사건이 일단락되자 검찰 관련 이슈뿐 아니라 코로나19 이슈와 부동산 정책에 대한 본인의 생각을 알리는 데 주저하지 않았다.

그러던 추 장관의 '소통'이 뚝 끊겼다. 그것도 본인과 본인 가족에 대한 의혹이 하루에도 몇 건씩 제기되며 온 국민의 시선을 집중시키는 상황에서 말이다. 9월에 추 장관이 올린 2건의 게시물은 아들의 '군 휴가 특혜 의혹'에 대한 입장인데, 의혹을 해명, 반박하는 내용보다 검찰 개혁 및 감정 호소에 가까운 내용이 더 많은 비중을 차지한다.

추 장관은 검찰 수사에 모든 걸 맡기겠다는 입장이다. 그러면서도 대정부질문에선 모호한 답변으로 일관하며 의혹을 부인했다. 정작 국민들이 가장 바라고 궁금해하는 부분에 대해 깔끔한 해명은 하지 않았다. 남편의 '장애'와 아들의 '다리 수술' 등의 가정사는 국민이 궁금해하는 사안이 아니다.

수사 중인 사안에 대해 검찰조직의 수장인 법무부장관이 이런저런 말을 내놓는 게 바람직하지 않을 수 있다. 다만 역시 수사 중이던 '채널A 사건'을 둘러싸고 SNS 활동으로 본인의 생각을 밝히거나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긴급현안질의를 열어 '결단'을 언급한 뒤 독립적인 수사를 위해 헌정사상 두번째 수사지휘권을 발동했던 강단 있는 모습과는 매우 다르다.

긴급현안질의 당시 추 장관은 말했다. "이(채널A 사건)를 뒷받침하는 여러 증거가 제시된 상황이라 그 어느 때보다 공정하고 철저한 수사를 통해 국민 의혹을 해소해야 할 필요가 있다." 윤 총장의 측근과 관련된 일이라 대검을 믿을 수 없다던 추 장관은 이 발언을 실현시기키 위해 직접 행동에 나섰다. 

지금은 '채널A 사건' 때보다 관련 증언이 더 많이, 끊임없이 쏟아지며 의혹이 증폭되고 있다. 국민의 피로도는 날로 쌓여만 간다. 서울동부지검은 지지부진한 수사로 비판을 받아온데다 '추미애 라인'으로 꼽히던 인물이 수장을 맡았다는 이유로 공정하고 독립적인 수사가 가능할지 의구심이 크다.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말했다. "추 장관 아들 의혹 수사 결과가 '혐의없음'으로 나온다면 법리적으로 타당할지라도 국민의 신뢰를 얻긴 힘들 것 같다."

검찰조직에 막강한 권한을 갖고 있는 추 장관을 상대로 한 수사 결과를 국민이 신뢰할 수 있도록 추 장관은 '장관'으로서 해야할 일이 무엇인지 진지하게 고민할 차례다. 소신을 행동으로 옮기는 데 주저하지 않았던, 책임감 있는 그의 모습을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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