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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미국도 포기한 합동화력함 도입 추진…"신중 검토해야"

軍, 올해 국방중기계획서 합동화력함 도입 공식화
20년대 말까지 3척 전력화 예정…"적 공격 취약 약점"

[편집자주]

미 해군이 추진하던 아스널 쉽 개념도/ 박성준 의원실 제공 © 뉴스1
미 해군이 추진하던 아스널 쉽 개념도/ 박성준 의원실 제공 © 뉴스1

국방부가 2020~2024 국방중기계획에서 도입을 발표한 합동화력함이 과거 미 해군에서 도입을 포기했던 무기체계로 나타났다. 

1990년대 미 해군이 '아스널 쉽'이라는 명칭으로 도입을 추진했으나, 적의 공격에 취약하고 다목적 능력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미 의회가 계획을 취소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박성준 의원(서울 중구·성동구을)이 국방부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새로 도입될 합동화력함은 5000t급 무게에 함대지유도탄 80발 이상, 근접방어무기체계와 경어뢰 등 무장이 탑재될 예정이다. 

2020년대 후반까지 3척을 건조해 전력화한다는 계획이다. 

합동화력함은 함대지 미사일을 대량으로 탑재하여 지상 공격 임무를 주로 수행하는 '떠다니는 미사일 기지'라 불린다. 개전 초 적의 미사일 공격으로부터 지상의 아군 주요 군사시설이 피해를 입을 것에 대비하여 해상에서 반격을 준비하는 것이 목적이다.

합동화력함은 대부분의 공간에 미사일을 탑재하는 데 사용하기 때문에 각종 방어와 탐지 능력이 다른 함정에 비해 취약할 수밖에 없다. 또 함대지유도탄을 80발 이상 탑재하고 운용되기 때문에 합동화력함이 격파되거나 무력화(無力化)될 때 해당 전단의 화력 투사량이 절반 이하로 급감해 위험부담이 크다.

해군은 합동화력함이 계속 이동하기 때문에 적이 탐지하기 어렵고 다른 호위함들과 함께 운용되어 방어력이 충분히 보장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현재 북한의 무기체계로 합동화력함을 추적하기는 어렵고 중국·러시아의 군사위성, 해상 초계기의 도움을 받는다면 합동화력함을 추적·공격하는 것도 충분히 가능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미군도 이와 같은 이유로 아스널 쉽의 도입을 취소하고 해당 역할을 잠수함에 적용했다. SLBM을 탑재한 잠수함에서 SLBM을 제거하고 순항미사일 154발을 탑재한 잠수함으로 개조한 것이다. 

다만 한국은 80여발의 미사일을 탑재할 수 있는 핵추진 잠수함이 없어 미국처럼 잠수함에 적용할 수는 없다.

현재 미군은 합동화력함과 반대되는 '분산된 치명성(Distributed Lethality) 전략'을 취하고 있다. 합동화력함처럼 '계란을 한 바구니에 담는 것'이 아닌 모든 함정으로 화력을 분산·강화시켜 함정이 몇 대 격파되더라도 지속적으로 전투를 수행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다.

박성준 의원은 "합동화력함의 약점이 명확한 만큼 국방부가 이런 약점을 고려해 도입을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며 "미군의 무기체계나 전략을 완벽히 따라갈 필요는 없으나 미군이 한번 도입하려다 무산됐던 계획인 만큼 신중해야 하고 한국 상황과 운용 가능성을 충분히 고려해야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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