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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語사전] '분주탕' 피우지 말고 '요진통'을 알아야 한다고?

'80일 전투'에서 나오는 단어들

[편집자주] '조선말'이라고 부르는 북한말은 우리말과 같으면서 다르고, 다르면서도 같다. [北語(북어)사전]을 통해 차이의 경계를 좁혀보려 한다.

(평양 노동신문=뉴스1) = 지난 14일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보도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함경남도 검덕지구 수해복구 현장 현지지도 모습.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oto@news1.kr
(평양 노동신문=뉴스1) = 지난 14일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보도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함경남도 검덕지구 수해복구 현장 현지지도 모습.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oto@news1.kr

"국가적으로 중시할 정책 대상을 정하면 타산부터 앞세우면서 패배주의에 빠져 우는 소리만 늘어놓고 분주탕이나 피우는…."

당 창건 75주년 행사 이후 연일 '애민 행보'를 보이고 있는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함경남도 검덕지구 수해 복구현장을 둘러볼 당시 한 말이다.

김 위원장은 '분주탕'이나 피우는 국가계획기관들이 아닌 군이 건설자재 조달을 전적으로 맡아 다음 해부터 매해 주택 5000세대씩 연차별로 건설할 것이라고 밝혔다.

'80일 전투' 기간 피해복구 건설에 총력을 다한 뒤 8차 당대회에서 5개년 계획 기간 해당 지역에 2만5000세대를 새로 건설하겠다는 계획에서다.

그런데 분주탕은 무슨 의미일까?

'몹시 분주하고 야단스럽게 소란을 피우는 일'이라는 의미의 북한어다. 김 위원장은 분주탕을 피우지 않으면서 가장 믿음직한 인민군을 이번 사업의 주체로 내세운 것이다.  

내년 제8차 당대회까지 남은 80여 일에 총력을 기울이자면서 김 위원장이 제시한 '80일 전투'에도 인민군이 앞장서고 있다.

80일 전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대한 방역 수준을 강화하고, 수해 복구를 제 때 끝내며 농작물 생산에 차질이 없도록 하는 것 등을 목표로 하고 있다. 

"가을걷이와 낟알털기를 어떻게 하면 다그쳐 끝낼 수 있겠는가에 대하여 늘 사색하며 요진통을 찾아쥔 다음에는..."

지난 13일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보도한 기사에서도 농작물 생산에 힘을 집중하는 북한의 모습을 볼 수 있다.

요진통을 찾아쥔다는 건 무슨 의미일까?

요진통은 '아주 요긴한 데나 가장 중요한 대목'이라는 뜻의 북한어다. 신문은 추수의 '요진통'을 찾아쥐고 역량을 집중해 농사를 해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가을 추수를 '마구잡이식'으로 하지 말고 계획적으로 하라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평양 노동신문=뉴스1) =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함경남도 신포시와 홍원군을 비롯한 동해지구 수해복구 건설장을 방문해 수도당원사단을 독려했다고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15일 전했다.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oto@news1.kr
(평양 노동신문=뉴스1) =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함경남도 신포시와 홍원군을 비롯한 동해지구 수해복구 건설장을 방문해 수도당원사단을 독려했다고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15일 전했다.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oto@news1.kr

우리말과 소리는 비슷하지만 표기법이 다른 북한어도 있다.

북한은 최근 80일 전투 승리를 위해 전국 각지에서 군민연합집회를 실시하고 있는데, 관련 기사에 다음과 같은 대목이 나온다.

"시위 참가자들은 당에서 벽을 울리면 강산을 뒤흔들고 번개를 치면 우뢰로 화답하며 (중략) 드높은 열의에 넘쳐 혁명적이고 전투적인 구호들을 우렁차게 웨치면서 광장과 거리들을 누벼나갔다."

여기서 '우뢰'와 '웨치면서'는 우리말 '우레'와 '외치면서'와 표기가 다르다.

우리의 경우 '웨다'는 '외치다'의 옛말로 기록하고 있다. '웨치다'는 19세기 문헌까지만 나타나 있으며 이를 20세기에 들어서부터 '외치다'로 표기했다.

또 우뢰는 우리말 '우레'를 한자어인 우뢰(雨雷)로 잘못 인식해 적은 것이라고 규정하고 있다.

국어사전은 15세기 옛 문헌을 토대로 우레는 한자가 아닌 고유어임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우레를 표준어로 삼고, 잘못 써 온 우뢰는 비표준어로 처리했다. 우레와 같은 의미인 천둥은 표준어다. 

■ 분주탕
[명사]
몹시 분주하고 야단스럽게 소란을 피우는 일.

■ 요진통
[명사]
아주 요긴한 데나 가장 중요한 대목.

■ 웨치다
[동사]
큰소리를 지르거나 또는 큰소리를 질러 부르다.

■ 우뢰
[명사]
벼락이나 번개가 칠때에 울리는 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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