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공유하기

내년이면 '서른'…마지막 일 갈림길, 신중이 필요한 손흥민

[편집자주]

토트넘이 손흥민과의 재계약을 추진한다는 보도가 나왔다. 아주 중요한 갈림길이다.  © AFP=뉴스1
토트넘이 손흥민과의 재계약을 추진한다는 보도가 나왔다. 아주 중요한 갈림길이다.  © AFP=뉴스1

자타공인, 이제 손흥민(28)은 실력과 경험을 모두 갖춘 유럽 톱클래스 플레이어다.

독일 함부르크 유니폼을 입고 프로무대에 뛰어든 것이 2010-11시즌이니 어느덧 빅리그 10년차가 됐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와 토트넘 생활도 꽤 흘렀다. 손흥민은 바이어 레버쿠젠을 거쳐 2015-16시즌부터 토트넘에 합류했고 2019-20시즌까지 5시즌을 풀타임으로 소화했다. 2020-21시즌은 그의 6번째 EPL이다.

독일을 떠날 때만해도 20대 초반이었고 그때 손흥민은 '잠재력'이 더 주목을 받던 젊은 선수였다. 그렇기 때문에 첫 시즌 부진이 꽤 큰 위기였다.

축구종가에서의 데뷔였던 2015-16시즌 손흥민은 정규리그 28경기에 출전해 단 4골에 그쳤다. 실망스러운 성적표에 소위 '먹튀'라는 비난이 쏟아졌는데, 만약 멘탈이 약하거나 의지만으로 버틸 수 없는 수준의 실력이었다면 수많은 '그저 그런 선수' 쪽으로 향할 수도 있었다.  

그런데 2016-17시즌 각종 대회 통틀어 총 21골을 기록하며 세간의 잡음을 잠재웠고 지난 2019-20시즌까지 4시즌 연속 정규리그 두 자릿수 득점을 성공하면서 입지를 단단히 했다. 심지어 올 시즌에는 7경기에 출전해 8골4도움으로 펄펄 날고 있다.

토트넘 에이스는 물론이고 EPL을 넘어 유럽 정상급 선수라는 것에 이견 없다. 그래서 벌써부터 '다음 행보'에 대한 관심이 쏟아지고 있다.  

영국의 텔레그라프와 데일리메일 등 현지 언론들이 20일(한국시간) "여름 이적시장을 성공적으로 마친 토트넘은 이제 기존 선수들과의 재계약에 주력할 것"이라며 "토트넘이 가장 먼저 재계약에 나설 선수는 손흥민"이라고 보도했다.

손흥민은 지난 2018년 토트넘과 다시 협상 테이블에 앉았고 계약기간을 2023년까지 연장했다. 현재 기준 3년의 여유가 있고 2020-21시즌이 종료되더라도 2시즌은 더 남아 있다. 하지만 토트넘은 최근 주가가 치솟고 있는 손흥민을 빠르게 잡기 위해 움직이겠다는 계획이다.

실력으로 평가받는 냉정한 프로의 세계다. 어지간한 규모의 클럽이라면, 어지간한 가치의 선수에게 행하는 특별할 것 없는 조치라고 보는 것이 맞다. 손흥민이 최고의 퍼포먼스를 보이고 있기에 나오고 있는 반응. 영입 첫해 곧바로 방출 대상자로 올렸던 냉정한 잣대를 생각하면 이 역시 크게 호들갑 떨 상황은 아니다. 당연히 반갑되 차갑게 판단해야한다.

손흥민이 '우승'을 노릴 정도의 클럽은 아니다. 하지만 손흥민보다 더 큰 클럽도 그리 많지는 않다.  © AFP=뉴스1
손흥민이 '우승'을 노릴 정도의 클럽은 아니다. 하지만 손흥민보다 더 큰 클럽도 그리 많지는 않다.  © AFP=뉴스1

1992년생. 내년이면 한국 나이로 서른이 되는 손흥민이다. 많은 나이는 아니다. 한동안 전성기를 구가할 수 있는 연령대다. 그렇다고 적지는 않다. 변화나 도전 나아가 '점프'를 할 수 있는 마지막 시기이기도 하다. 아무리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지만 서른이 넘은 선수의 미래에 거액을 투자하는 케이스는 드물다. 이런 측면에서는 조심스러운 줄타기다.

토트넘은 분명 프리미어리그에서 손가락 안에 드는 클럽이다. 그러나 EPL 우승을 노리거나 UEFA 챔피언스리그 정상에 도전할 수 있는 정도의 전력은 아니다. 적어도 지금은 그렇다. EPL 4강 안에 들어 지속적으로 챔피언스리그 무대를 밟는 것 정도가 현실적인 지향점이다.

손흥민이 '타이틀'이라는 발자취를 남기기 위해서는, 소위 말하는 진짜 빅클럽을 커리어에 남길 수 있는 타이밍은 지금이 적기라고 해도 과언 아니다. 설령 나중에 기회가 있을 수는 있다손 치더라도, 핵심전력으로의 영입은 아닐 공산이 크다. 어떤 클럽이 모셔가는 그림은 앞으로 없을 수도 있다. 도전이 필요하다는 입장에서의 접근이다.

반면 아주 냉정하게 판단해야할 상황이기도 하다. 토트넘은, 최정상급 클럽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작은 클럽은 결코 아니다. EPL의 맨체스터 시티, 리버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나 스페인의 바르셀로나와 레알 마드리드, 독일의 바이에른 뮌헨 등 항상 자국리그 우승과 챔스 정상을 목표로 삼는 클럽들은 손에 꼽을 정도다.

그런 빅클럽들의 현재 스쿼드, 코로나19 상황에서의 베팅 제안 가능성 등등을 두루 종합해서 현재 토트넘에서의 안정적 입지와 후한 대우보다 나을 것인지는 현실적으로 저울질할 필요가 있다.

선택의 키를 쥐고 있는 쪽은 토트넘이 아니라 손흥민이라는 것이 현 상황 중요 포인트다. 내년이면 서른, 옮겼다가 여의치 않으면 다음 길 모색이 쉽지 않다. 최근 보도를 포함해 손흥민 거취를 둘러싼 안팎의 소문들이 지속적으로 퍼질 공산이 큰데, 적어도 지금은 '신중하게' 지켜보는 것이 가장 현명해 보인다.
로딩 아이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