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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딥:풀이]① '시벨롬' 4인방이 들려주는 "모델들의 세계"(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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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종로구 삼청동 카페. '아름다운 남자, 시벨롬(si bel homme)' 박형근 최선 김한수 안태웅 인터뷰./뉴스1 © News1 권현진 기자
서울 종로구 삼청동 카페. '아름다운 남자, 시벨롬(si bel homme)' 박형근 최선 김한수 안태웅 인터뷰./뉴스1 © News1 권현진 기자
지난달 카카오TV를 통해 공개된 청춘 시트콤 '아름다운 남자, 시벨롬'(si bel homme). 한때 잘나갔던 패션 모델들의 뒤늦은 성장통을 담고 있다. 화려한 조명이 감싸는 런웨이를 누비는 모델의 세계, 그러나 그 포장지를 한꺼풀 들추면 모델계 평균 수명 27세, 열정 페이, 불안한 미래와 생활이 보인다. '시벨롬'은 김한수, 박형근, 안태웅, 최선 등 실제 모델들의 이야기를 모티브로 이같은 '웃픈' 청춘들의 이야기를 다채롭게 그려냈다. 최근 '시벨롬'의 아름다운 남자 4인방을 만났다. 이들은 과거부터 자신을 지탱한 모델 일에 대한 애정, 현재를 움직이는 고민들, 더불어 '시벨롬'을 통해 새로운 꿈을 펼칠 미래에 대해 이야기했다.
서울 종로구 삼청동 카페. '아름다운 남자, 시벨롬(si bel homme)' 김한수 인터뷰. 2020.10.14/뉴스1 © News1 권현진 기자
서울 종로구 삼청동 카페. '아름다운 남자, 시벨롬(si bel homme)' 김한수 인터뷰. 2020.10.14/뉴스1 © News1 권현진 기자
권오일 역할의 김한수(29). 톱모델이자 신인배우다. 베테랑 모델로서 런웨이와 패션지를 누빈 것은 물론, MBC '무한도전'에 출연하는 독특한 이력까지 있다. 드라마 '하이에나' '시벨롬' 등을 통해 연기로 활동 반경을 넓히고 있다.

"스물에 상경해 캐스팅돼 모델활동을 하고 '무한도전'도 나간 적이 있다. 모델이라는 직업이 활동 기한이 되게 짧은 편이다. 해외에서 잘 풀리는 경우도 있지만 , 대체적으로 남자 모델은 길게 잡아도 4년 정도가 활동기간이다. 처음에는 연예계랑 비슷해보여서 연예인 같은 직업이라고 생각했다. 모델 일을 하는데 이게 일인가? 싶을 정도로 열정페이에 힘들 때도 있었다. 그래도 사진을 찍는 것도, 찍히는 것도 싫어하던 나였는데, 모델 일을 하면서 뭔가 멋진 결과물을 만들 수 있다는 점에서는 큰 보람을 느꼈다."

모델 중 95%가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을 거라고. 김한수는 "예전에는 모델이라면  아르바이트 하지 말아야지라고 하는 사람들도 있었는데 자존심때문일 것"이라며 "그런데 현실적으로 하지 않을 수 없었고, 그런 점에서 '시벨롬'의 장면과 겹치는 상황도 많았다"라고 말했다. 

김한수는 드라마 '하이에나' 등 연기 활동을 통해 다시 자신을 가다듬고 있다. 발성, 발음 등 기본기부터 다진다고. 동료들은 "엄청난 노력형"이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연기는 새롭기도 한데 항상 어려운 것 같다. '하이에나'에 출연할 때는 많지 않은 분량에도 너무 어려워서 정말 힘들었다. 변수가 많은 상황이나 감정선을 계속 유지해야 하는 것이 쉽지 않았다. '시벨롬'도 마찬가지였다. 워낙 긴장을 많이 하는 스타일이라 로보트처럼 굳기도 하고. 여전히 고민이 많지만, 노력하고 있다. 연기도 삶의 한 부분이지 않나. 내가 맡은 역할이 됐다고 할 수 있을 정도로, 배우로서 성장하고 싶다."
서울 종로구 삼청동 카페. '아름다운 남자, 시벨롬(si bel homme)' 김한수 인터뷰/뉴스1 © News1
서울 종로구 삼청동 카페. '아름다운 남자, 시벨롬(si bel homme)' 김한수 인터뷰/뉴스1 © News1


서울 종로구 삼청동 카페. '아름다운 남자, 시벨롬(si bel homme)' 박형근 김한수 최선 안태웅 인터뷰/뉴스1 © News1
서울 종로구 삼청동 카페. '아름다운 남자, 시벨롬(si bel homme)' 박형근 김한수 최선 안태웅 인터뷰/뉴스1 © News1
서울 종로구 삼청동 카페. '아름다운 남자, 시벨롬(si bel homme)' 박형근 인터뷰. /뉴스1 © News1
서울 종로구 삼청동 카페. '아름다운 남자, 시벨롬(si bel homme)' 박형근 인터뷰. /뉴스1 © News1
백수재 역할의 박형근(29). 가수를  꿈 꾸다 모델이 됐고 '시벨롬'으로 연기 활동까지 영역을 넓혔다. 모델계의 화려하고 반짝이는 삶을 '자존심'처럼 지킨 때도 있었지만, 지금은 온전히 배우라는 꿈을 이루는 것을 제1의 목표로 삼았다. 그 어느 때보다도 열정이 넘친다고.

"어릴 때를 생각해보면 너무 놀고 싶었다. 스무살이 되어 정말 많이 놀러 다녔다. 처음에는 모델을 할 생각이 없었다. 아무 생각 없이 놀다가 군대를 갔고, 전역 후에 모델 소속사 대표님을 만나서 이 일을 하게 됐다. 처음에는 모델의 개념도 몰랐다. 키 큰 사람이 하는 게 모델인가 싶기도 했고. 내가 뭘 하고 싶은지 , 뭘 해야 할지 몰랐던 거다."

그를 움직이게 한 건 부모님이었다. 무대 위에 서는 소위 '딴따라'를 반대했던 부모님이지만, 점차 자신의 길을 찾아가는 아들의 모습을 그 누구보다 마음 속으로 응원하고 있었기 때문.

"어릴 때 모델 일을 할 때 나는 힘들다는 생각이 더 많았다. '언제 끝나지?' '빨리 놀러가고 싶다' 이런 생각이었다. 사실 내 목표는 아버지에게 인정을 받는 거였다. 부모님은 이런 일을 왜 하냐고 반대를 하셨다. 그러다 어느날 본가에 내려갔는데, 집에 내가 일한 사진이 포스터처럼 쫙 붙어있는 거다. 내가 일을 하는 걸 기뻐하시고 자랑스러워하시는구나 싶었다. 부모님이 뿌듯해 하시는 걸 더 보는 것, 그게 지금의 나를 움직이게 한다. 더 일을 열심히, 많이 해야지. 더 기쁘게 해드려야지 그런 생각이다. "
서울 종로구 삼청동 카페. '아름다운 남자, 시벨롬(si bel homme)' 박형근 인터뷰/뉴스1 © News1
서울 종로구 삼청동 카페. '아름다운 남자, 시벨롬(si bel homme)' 박형근 인터뷰/뉴스1 © News1
다만 현실적인 문제에 부딪쳤다. "모델일 때는 엄청 많은 사람들이 나를 꾸며주려고 하는데, 쇼 밖에서 나는 아무 것도 아닌 존재라고 느낀 적이 많았다. 그 시절 나는 자격지심도 있었다. 더 대단하고 화려한 사람들을 따라가려고 하고 그들이 입는 옷, 타는 차들에 맞춰서 살려고 했다. 그게 멋진 줄 알았다. 당시에는 모델 자존심이라면서 아르바이트를 안 하려고 바득 바득 버텼다. 아르바이트 때문에 모델 일을 놓치고 싶지는 않았으니까. 그러다가 최근에 가지고 있던 옷, 신발 팔 수 있는 건 다 내다 팔았다. 최근에는 막일도 해봤다. 현실적으로 생활비는 벌어야 하니까.

'시벨롬'은 실제 모델인 이들의 이야기를 녹인 작품이다. 연기 경험이 많지 않지만, 자신들의 이야기이기 때문에 몰입할 수 있었다. 박형근은 그런 기회를 만들어준 제작진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이번 경험을 통해서 '나는 이걸 하고 살아야 되는구나'라고 느꼈다. '시벨롬'으로 연기에 대한 열정? 불이 붙었달까. 지금까지 뚜렷한 목표를 두고 살지 않았던 나였는데 누가 시키지 않아도 더 잘 해야지, 잘 해내야지 싶은 거다. 예전의 '자존심' '자격지심' 그런 건 없어졌다. 내가 막일을 하더라도 창피하지 않다. 내가 하고 싶은 걸, 목표를 향해서 가니까. 지금의 힘듦이 아무렇지도 않을 정도로, 언젠가 멋진 배우 좋은 배우가 된다는 확신이 있다. 오정세씨가 '동백꽃 필 무렵'으로 상을 받고  자신의 길을 놓지 말라고 하는데 그게 나한테 하는 말처럼 들려서 더욱 와닿았다. 내 목표? 일단 다음 오디션에 붙는 거다.(웃음)"  
서울 종로구 삼청동 카페. '아름다운 남자, 시벨롬(si bel homme)' 김한수 최선 박형근 안태웅 인터뷰/뉴스1 © News1 
서울 종로구 삼청동 카페. '아름다운 남자, 시벨롬(si bel homme)' 김한수 최선 박형근 안태웅 인터뷰/뉴스1 © News1 
<【N딥:풀이】②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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