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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마지막 회장은 이건희"라던 이재용…향후 행보는

[이건희 별세]2017년 12월 "앞으로 삼성에 회장 없을 것"
안정적 경영권 이미 확보…'상징성' 등기이사 선임 가능

[편집자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25일 오후 故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빈소가 마련된 서울 삼성병원 장례식장에 들어서고 있다. 2020.10.25/뉴스1 © News1 황기선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25일 오후 故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빈소가 마련된 서울 삼성병원 장례식장에 들어서고 있다. 2020.10.25/뉴스1 © News1 황기선 기자

삼성 오너가 2세로 40여년간 총수로 재임했던 이건희 회장이 지난 25일 향년 78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난 가운데, 아들인 이재용 부회장의 향후 경영 행보에 재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무엇보다 이 부회장이 아버지의 '회장' 직함을 물려받아 삼성전자 회장으로 승진하느냐에 이목이 집중된다.

특히 최근엔 재계 서열 2위인 현대차그룹에서 오너 3세인 정의선 회장 체제가 출범한 것과 관련해 SK(최태원 회장), LG(구광모 회장) 등 소위 '4대 그룹'의 위상에 맞춰 이 부회장의 승진설이 제기되기도 했다.

26일 재계에 따르면 현재까지 삼성전자에서 공식적으로 이 부회장의 승진 가능성에 대한 논의가 오간 적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에 정통한 관계자들도 "평소에도 이 부회장은 승진에는 크게 관심이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당장 경제계 안팎에선 이 회장이 별세하면서 자연스럽게 이 부회장이 '회장직'을 물려받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25일 오후 故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빈소가 마련된 서울 삼성병원 장례식장에 들어서고 있다. 2020.10.25/뉴스1 © News1 황기선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25일 오후 故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빈소가 마련된 서울 삼성병원 장례식장에 들어서고 있다. 2020.10.25/뉴스1 © News1 황기선 기자

주식회사 삼성전자의 회장이란 상징성과 동시에 실질적으로 삼성전자의 경영권을 물려받은 후계자가 이 부회장이라는 것을 대외적으로 명확하게 보여줄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회장 승진과 관련해 이 부회장 본인이 갖고 있는 생각은 조금 다르다. 이 부회장이 자신의 회장 승진에 대한 의견을 공개적으로 밝힌 것은 2017년 12월 27일이다.

당시 '국정농단' 사건 항소심 결심공판에서 특검측의 심문을 받은 이 부회장은 "앞으로 삼성그룹에 회장의 타이틀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당시에) 와병 중인 이건희 회장이 삼성그룹의 마지막 회장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2012년 부회장으로 승진한 자신은 앞으로도 회장으로 승진하지 않을 것이란 의미로 해석된다.

당시 특검에서 "이 회장 유고시 삼성 회장으로 취임할 계획이 있느냐"고 재차 묻자 이 부회장은 "앞으로 일어날 일이기 때문에 확정적으로 말할 수 없다"고 답했다. 2017년 12월 당시엔 이 회장이 와병 중인 상태였던 데다가 본인은 구속수감돼 회장 승진 여부를 확정지을 수 없다는 얘기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25일 오후 故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빈소가 마련된 서울 삼성병원 장례식장에 들어서고 있다. 2020.10.25/뉴스1 © News1 황기선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25일 오후 故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빈소가 마련된 서울 삼성병원 장례식장에 들어서고 있다. 2020.10.25/뉴스1 © News1 황기선 기자

하지만 이 부회장이 2017년 12월에 발표했던 이같은 발언이 현재까지도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지금은 오히려 삼성 외부에서 이 부회장의 승진설을 강하게 제기하고 있다.

이는 현재 재계의 상황에 비춰볼 때 설득력이 있다는 분석이다. 이른바 '4대 그룹'으로 통하는 삼성·현대차·SK·LG 중에서 삼성만 현재 총수가 공식적으로 부회장 직함을 달고 있다. 이번달에 현대차그룹 정의선 수석부회장이 회장으로 승진했기 때문이다.

이에 국내 1위 대기업이자 재계 맏형인 삼성 총수 이 부회장도 '격'에 맞춰 회장으로 승진하지 않겠냐는 추측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이 부회장이 이미 오래 전부터 총수로서 책임경영을 실천해오고 안정적인 지배구조와 경영권을 확보했다는 점에서 승진이 무의미하다는 관측도 나온다.

재계 한 관계자는 "대한민국 누구나 삼성의 총수가 이재용이라는 사실을 다 아는데 부회장이냐 회장이냐는 타이틀이 대수겠느냐"고 말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20~21일 베트남 하노이 인근 삼성 복합단지를 찾아 스마트폰 생산공장 등을 점검하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2020.10.22/뉴스1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20~21일 베트남 하노이 인근 삼성 복합단지를 찾아 스마트폰 생산공장 등을 점검하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2020.10.22/뉴스1

이 부회장이 '상징성' 측면에서 오너로서 책임경영을 강화하기 위한 행보에 나설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이를 위해 1년 전 내려놓은 삼성전자 등기이사직을 다시 맡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 부회장은 2016년 10월 27일 임시주주총회를 통해 삼성전자 입사 25년만에 등기이사로 선임됐다. 하지만 2017년 2월 국정농단 사건으로 구속된 이후 제대로 된 이사회 활동을 하지 못했고 2019년 10월 3년 임기 만료로 등기이사직에서 물러났다.

이 부회장은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사건으로 검찰 수사가 이어지고 국정농단 파기환송심이 진행되는 등 안팎에서 논란이 계속되면서 등기이사 연임도 포기한 바 있다.

아울러 이 부회장은 삼성 총수들이 도맡았던 공익재단 이사장직과 관련해서도 지난 8월 연임하지 않기로 했다. 이 부회장은 2015년 5월 15일 이 회장의 뒤를 이어 삼성문화재단, 삼성생명공익재단 신임 이사장으로 선임된 바 있다.

이 중 삼성생명공익재단 이사장직은 2018년 5월 한차례 연임해 2021년 5월 임기가 만료될 예정이며 삼성문화재단 이사장직은 지난 8월 끝나 김황식 전 국무총리가 넘겨받았다.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25일 서울 일원동 서울삼성병원에서 별세했다. 향년 78세. 1942년에 태어난 고인(故人)은 부친인 이병철 삼성창업주 별세 이후 1987년 삼성그룹 2대 회장에 올라 삼성그룹을 이끌었다. 이날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에 사기가 바람에 휘날리고 있다. 2020.10.25/뉴스1 © News1 임세영 기자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25일 서울 일원동 서울삼성병원에서 별세했다. 향년 78세. 1942년에 태어난 고인(故人)은 부친인 이병철 삼성창업주 별세 이후 1987년 삼성그룹 2대 회장에 올라 삼성그룹을 이끌었다. 이날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에 사기가 바람에 휘날리고 있다. 2020.10.25/뉴스1 © News1 임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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