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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 있는 전설' 이동국 은퇴 선언 "끝이 아닌 새로운 시작" (종합)

547경기 출전 228골 77도움 '레전드'…내달 1일 은퇴경기
A매치 105경기 출전 '센추리클럽' 가입

[편집자주]

K리그 살아 있는 전설 이동국이 은퇴를 선언했다. © News1 문요한 기자
K리그 살아 있는 전설 이동국이 은퇴를 선언했다. © News1 문요한 기자

'라이언 킹' 이동국(41)이 현역 은퇴를 선언했다. 2020시즌 종료까지 단 1경기만을 남겨둔 상황에서 정든 그라운드와의 안녕을 고했다.

이동국은 26일 자신의 SNS에 "올 시즌을 끝으로 저는 제 인생의 모든 것을 쏟았던 그라운드를 떠나기로 했습니다"라고 적으며 현역 생활에 종지부를 찍는다고 밝혔다. 

지난 1998년 포항 스틸러스 유니폼을 입고 프로에 데뷔한 이동국은 그해 신인왕에 등극하면서 화려하게 출발했다. 앳된 얼굴과 찰랑이는 머릿결 그리고 호쾌한 슈팅으로 11골을 터뜨리면서 신드롬급 반향을 일으켰다.

이후 광주상무(2003~2005)에서 군 복무를 마친 이동국은 포항에서 2시즌을 더 뛴 후 2007년 미들즈브러의 유니폼을 입고 축구종가 프리미어리그에 진출했다. 비록 부상으로 꽃을 피우지는 못했으나 K리그에서 뛰다 EPL로 진출한 첫 번째 선수라는 큰 이정표를 세웠다.

이동국 이후로 김두현(웨스트브롬위치알비온), 조원희(위건 애슬레틱), 이청용(볼턴, 크리스탈 팰리스), 지동원(선덜랜드), 박주영(아스널), 기성용(스완지, 뉴캐슬), 윤석영(퀸스파크레인저스) 등 K리그에서 뛰다가 축구 종가로 진출하는 선수들이 차츰 늘어났으니 개척자였다.

영국에서 돌아와 2008년 성남에 잠시 머물렀던 이동국은 2009년 최강희 감독의 부름을 받고 전북현대 유니폼을 입은 뒤 제2의 전성기를 구가했다. 그해 22골을 터뜨리면서 생애 첫 득점왕과 함께 MVP를 받은 이동국은 이후 한결같은 모습으로 '전북 왕조'의 중심에 있었다.

동갑내기인 설기현(경남FC)과 박동혁(충남아산) 등이 이미 K리그 감독으로 활약하고 있지만 이동국은 2020년에도 현역으로 필드를 누볐다. 그러나 부상 속에 10경기 출전에 그쳤고 결국 스스로 은퇴를 결심했다.

이동국은 국가대표팀에서도 A매치 105경기에 출전했다.  © News1 송원영 기자
이동국은 국가대표팀에서도 A매치 105경기에 출전했다.  © News1 송원영 기자

이동국은 "은퇴가 끝이 아닌 새로운 시작이라는 마음으로 내린 결정"이라면서 " 팬들과 함께했던 모든 기쁨과 영광의 순간을 이제는 추억으로 간직하며 가슴에 깊이 새기겠습니다"라고 감사함을 표했다.

오는 11월1일 대구FC와의 마지막 경기를 앞둔 현재 이동국은 K리그 통산 547경기에 출전했고 228골 77도움이라는 큰 발자국을 남겼다. 득점과 공격 포인트 모두 통산 최다이니 '살아 있는 전설'이라는 표현도 아깝지 않다.

대표팀 경력도 화려하다. 10대였던 1998년 5월16일 자메이카와의 평가전에서 A매치 데뷔전을 치른 이동국은 그해 프랑스 월드컵 본선 무대를 밟으며 한국 축구 차세대 스트라이커의 등장을 알렸다.

이후 2017년 9월5일 러시아 월드컵 최종예선 우즈베키스탄과의 경기까지 105경기에 출전해 33골을 터뜨렸다. 대표팀 경력만 20년이니 성공한 선수다. 그러나 모두 좋았던 것은 아니다.

센추리클럽에 가입하는 등 나름 큰 족적을 남겼으나 히딩크 감독에게 외면받아 2002 월드컵에 나서지 못한 것, 최고의 퍼포먼스를 보여주던 2006년 독일 월드컵 직전 십자인대부상을 당해 아드보카트호에서 낙마한 것은 큰 아쉬움으로 남아 있다.

한편 전북은 이날 "이동국이 올 시즌 K리그 최종전이 열리는 11월 1일 선수로서 마지막 경기를 치른다"고 전했다. 이동국은 이에 앞서 28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은퇴 기자회견을 가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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