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김희선/ 사진제공=힌지엔터테인먼트 © 뉴스1 |
특히 김희선은 '앨리스' 1회에서 아들 박진겸을 향한 박선영의 애타는 모성애를 감각적으로 그려내면서 많은 시청자들의 마음을 뭉클하게 만들었다. 시간여행, 평행세계 등 어려운 설정 속에서도 김희선의 열연이 극에 대한 몰입도를 높였다는 평이다.
'앨리스' 종영 후 화상인터뷰를 진행한 김희선은 '앨리스'에 대한 자신의 생각과, 1인2역을 하면서 느낀 점을 이야기하는 시간을 가졌다. 생소한 SF 장르에서 자신만의 존재감을 제대로 각인시킨 김희선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배우 김희선/ 사진제공=힌지엔터테인먼트 © 뉴스1 |
-실제 시간 여행을 할 수 있다면 가보고 싶은 시점이 있나.
▶저는 개인적인 이야기지만 20대 때 활동을 정말 원없이 한 것 같다. 그래서 20대 때로 가기 싫다. 다시 그렇게 하라면 못할 것 같다. 사실 20대 때 그런 활동을 했기 때문에 지금의 저가 있다고 생각한다. 저는 어릴 때는 기계적이었다고 할까. 한 작품 끝나면 바로 활동을 해야지 하는 불안감에 살았는데 지금은 내가 하고 싶은 작품, 시간을 갖고 시나리오를 충분히 보면서 한다. 예전에는 수동적으로 연기를 했다면 지금은 의견을 낼 수 있는 나이와 경력이 생겼다. 저는 사실 지금이 더 좋다. 만약 시간 여행을 한다면 아주 어릴 때로 가고 싶다. 사회생활은 정말 전쟁이다. 공부하나 안 하나 커보니깐 똑같은 것 같다. 아주 뛰어난 사람 아니면 다 거기서 거기인 것 같다. 그냥 돈걱정 안하고 엄마가 주는 돈 받고 원없이 쓰는 초등학생 때 시점으로 가고 싶다.
-40대 김희선과 20대 김희선은 어떤 점이 다른 것 같나.
▶20대 때의 좋은 점은 어떤 짓을 해도 용서를 해주신다는 거다. 20대 때는 무슨 짓을 해도 용서 받는 게 있다. 20대 때 해도 되는 것도 있지만 그걸 40대 때하면 정말 매장 당한다. 20대 때는 어떤 실수를 하면 '어휴 저 철 없는 것'하면서 용서 받는 게 많았는데 40대는 20대처럼 행동했다가는 안 된다. 더 신중해야 한다. 요즘은 좀 다들 냉정한 것 같다. 그래서 나이값 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제가 가장 좋아하는 말이 있다. 가장 쉬워서 외웠는데 '군군신신 부부자자'다. 군자는 군자답게, 신하는 신하답게, 아버지는 아버지답게, 아들은 아들답게 살라는 거다. 저도 제 선에 맞게, 분수에 맞게 살아가려고 노력 중이다.
-'나인룸'에 이어 다시 한 번 1인 2역을 연기했는데.
▶사실 1인 2역 연기를 하다가 제 역할 오롯이 하는 거 하면 심심하다. 배우가 캐릭터를 연기하는 게 8개월 정도다. 저는 1년 동안 여러 사람이 되고 하니깐 재밌다. 연기도 연기자라서 하지만 재밌으면 더 좋지 않나. 20대도 해보고 엄마 역할도 해보고 다양해서 좋았다.
-'앨리스'를 통해 보여주고 싶었지만 못 보여준 부분이 있다면.
▶'앨리스'를 통해서 제가 보여드리고 싶은 모습은 다 보여드린 것 같다. 일단 1부에서 미래에서 온 태이, 선영이가 되기 전 태이, 아이를 키우면서 보여준 선영이, 그리고 물리학자 태이, 저는 앨리스를 통해서 보여드릴 수 있는 걸 다 보여드린 것 같아서 만족하고 있다.
-배우로서 어떻게 기억되고 싶은가.
▶'김희선이 이런 역할도 할 수 있었어?'라는 댓글도 가끔 보는데 그런 말씀들을 해주셨을 때 '이번에도 나름 잘 해냈구나'라는 생각이 든다. 좋은 글을 보면서 힘도 많이 낸다. 얼마 전에 '도전하는 김희선'이라는 글을 봤다. 지금 현재 자리에 안주하지 않고 더 열심히 도전하는 배우가 되고 싶다.
-'앨리스'는 어떤 작품으로 남을 것 같나.
▶백수찬 감독님은 저랑 했던 약속을 다 지켜주시는 분이어서 감독님하고는 정말 다시 한 번 작품을 하고 싶다. '앨리스'하면 백수찬 감독님이 떠오를 정도로 감독님이 저랑 했던 얘기를 다 지켜주셔서 감사한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