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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초점] 16년 만에 리메이크된 '불새 2020' 어땠나

[편집자주]

SBS '불새 2020' © 뉴스1
SBS '불새 2020' © 뉴스1
2004년 방영돼 많은 인기를 끌었던 MBC 미니시리즈 '불새'가 2020년 SBS 아침드라마로 부활했다. 원작의 향수를 느끼게 해 주고 기존 아침드라마와 다른 결의 작품이 등장했다는 점에서 시청자들에 호응을 얻고 있지만, 당시 감성을 그대로 답습한 극은 세련지 못하다는 지적도 있다.
드라마 '불새'/MBC © 뉴스1
드라마 '불새'/MBC © 뉴스1
지난 26일 방송을 시작한 SBS 새 아침드라마 '불새 2020'(극본 이유진, 연출 이현직)는 사랑만으로 결혼했다 이혼한 부잣집 여자와 가난한 남자가 경제적 상황 역전 후 다시 만나게 되면서 일어나는 일들을 그린 드라마다. 2004년 방영된 '불새'를 16년 만에 리메이크한 작품으로, 원작과 같은 작가가 집필한다는 점에서 큰 화제를 모았다.

방송에 앞서 진행된 제작발표회에서 '불새 2020' 김재홍 PD는 "원작이 그린 원초적 사랑에 대한 향수를 가진 분들이 새로운 '불새'를 보고 싶어 하지 않을까 했다"며 "남녀가 사랑했다가 헤어지고 상황이 역전된 뒤 재회하는 설정은 그대로 가져가지만, 서로에게 줬던 상처를 이해하고 치유하는 과정이 더 섬세하게 그려질 것"이라고 해 원작보다 업그레이드될 극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이재우(왼쪽), 홍수아/사진제공=SBS © 뉴스1
이재우(왼쪽), 홍수아/사진제공=SBS © 뉴스1
베일을 벗은 '불새 2020'은 30일까지 5회에 걸쳐 이지은(홍수아 분)과 장세훈(이재우 분)이 뜨겁게 불타오르는 과정을 그려냈다. 재벌 2세 이지은은 자신에게 거리를 두는 가난한 남자 장세훈에게 관심을 가지고 저돌적으로 마음을 표현한다. 장세훈은 그런 상대를 밀어내려 하지만 결국 이지은에게 끌리는 자신의 마음을 인정하며 두 사람은 사랑에 빠진다. 하지만 집안 배경 차이로 인해 갈등을 겪는 두 사람은 이별을 맞게 된다.

'불새 2020'은 기존 아침드라마와는 확실히 다른 결의 드라마다. 보통 아침드라마가 불륜, 복수 등을 소재로 했다면, '불새 2020'은 남녀의 멜로에 집중한다. 앞서 김 PD는 "기존 아침드라마의 막장성을 탈피하고 싶었다"며 "아침에 하는 30분짜리 멜로드라마라고 생각을 하고 제작에 임하고 있다"라고 귀띔했다. 이를 증명하기라도 하듯 1~5회 방송의 중심은 이지은과 장세훈의 사랑 이야기였고, 곁가지 서사도 거의 없다시피 했다. 색다른 매력의 아침드라마가 탄생한 것. 이에 대한 호응도 높다.
SBS '불새 2020' 방송 화면 캡처 © 뉴스1
SBS '불새 2020' 방송 화면 캡처 © 뉴스1
그러나 아쉬운 점도 존재한다. 당초 '불새' 측은 인간의 본질적인 감정인 사랑을 더 세련되게 그리겠다고 자신했으나, 2004년의 감성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오히려 2020년에는 '촌스럽다'고 느껴질 대사나 설정 등이 있어 아쉬움을 자아낸다. 몇몇 시청자들 역시 이 부분을 꼬집는다.

또한 인물의 감정선이 섬세하지 못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지은과 장세훈의 멜로가 이 드라마의 주요 서사임에도, 두 사람이 서로에게 끌리는 과정이 촘촘하지 못하다. 몇 번 마주치지 않은 두 사람이 첫 회에서 입맞춤을 하고 격하게 사랑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이 의아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물론 원작을 아는 팬이라면 무리 없이 따라가겠지만, 드라마를 처음 보는 이들에게는 날뛰는 감정선이 소화하기 버거울 수 있다.
SBS © 뉴스1
SBS © 뉴스1
그럼에도 '불새 2020'은 여전히 기대감을 놓을 수 없는 드라마다. 이지은과 장세훈이 이혼한 뒤 다시 만나 사랑을 이야기하는 '재회물'이 극의 메인 서사인 점, 기존 아침드라마와 차별화된 섬세한 연출력, 원작이 가진 힘이 기대를 만드는 요소다. '불새 2020'이 첫 주에 보여줬던 미흡함도 보완해 웰메이드 그라마로 거듭날 수 있을지, 원작을 뛰어넘을 드라마가 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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