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공유하기

6자회담·천안함·김정일 사망…'산전수전' 캠벨 재등장에 북한도 주목

국무부 재직 시절 대북 핵심 실무자…대북 대화 시도도
북한, 과거 '복기'해 유·불리 계산할 듯

[편집자주]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의 '아시아 차르'에 임명된 커트 캠벨 전 미국 국무부 차관보. 2016.4.26/뉴스1 © News1 임경호 기자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의 '아시아 차르'에 임명된 커트 캠벨 전 미국 국무부 차관보. 2016.4.26/뉴스1 © News1 임경호 기자

미국이 새 '아시아 차르'로 임명한 커트 캠벨 전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는 한반도, 대북 정책에도 잔뼈가 굵은 실무자였다. 북핵 6자회담과 김정일 국무위원장의 사망으로 인한 북한의 정권 교체도 겪었던 인물이다.

특히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의 집권 초기에 활발한 활동을 펼쳤는데, 이 때문에 북한 역시 이번 인사에 주목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북한의 입장에서도 향후 대외 행보에 여러 여지를 둘 수 있을 것이라는 판단을 내릴 가능성이 높다. 캠벨은 북한에 대해 비교적 유화적인 인사로 분류되기 때문이다.

그는 6자회담이 교착이던 지난 2010년, 대화 재개를 위한 방법으로 남북대화 활성화를 제시했다. 특히 한국의 보수 정부 하에서 천안함 피격 사건이 발생해 대북 여론이 상당히 좋지 않을 때 나온 발언이기도 해 주목을 끌었다.

김정은 총비서가 집권한 뒤에도 그는 "북미 관계에 새로운 장을 열 준비가 돼 있다"라는 메시지를 냈는데, 이 같은 기조는 버락 오바마 행정부의 '전략적 인내'라는 틀에서 보면 꽤 적극적인 행보로 평가됐다.

그는 실제 김정은 총비서 집권 초기 북미 대화를 위한 제스처가 있었음을 밝히기도 했는데, 2013년 퇴임 후 일본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이런저런 방법으로 대화 의사를 타진했지만 실패했다"라고 언급한 것이다.

김 총비서 입장에서는 이 같은 기억이 선명하게 남아 있을 수밖에 없다. 집권 초기 내부 안정을 위해 집중하며 대외 행보에 나서지 않았던 북한이지만, 당시 미국의 다각적 접촉을 보며 김 총비서도 북미 대화가 가능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가졌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캠벨의 재등장 시기도 묘하다. 북미는 지난 2018년부터 진행한 비핵화 협상의 교착을 겪는 도중 미국의 정권 교체를 겪었다. 미국으로부터 대북 메시지도 나오지 않는 상황에서 북한도 대미 전략 수립이 쉽지 않았던 타이밍이다.

8일간의 긴 당 대회를 통해서도 대외 행보에 진전된 메시지를 내지 않은 북한은 조 바이든 행정부의 공식 출범과 이를 계기로 표출될 미국의 대외 정책 방향을 분석해 본격적인 대미 전략 수립을 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미국의 대아시아 정책을 담당하는 '아시아 차르'라는 직책이 결과적으로는 대중 견제 의도도 있기 때문에, 북한은 이를 감안해 김정은 총비서 집권 초기 캠벨의 행적을 되짚으며 지나간 사례를 복기할 것으로 보인다.

비핵화 협상이 '재개'라는 표현이 어려울 정도의 새 판이 짜일 수도 있다. 미국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라는 돌발 변수가 사라져 다시 과거 6자회담 시기처럼 단계적이고 전통적인 절차를 밟는 대화에 나설 가능성이 커졌다.

북한 역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라는 북한에게 더 특수하게 적용되는 상황과, 자력갱생을 통한 국가경제발전 기조를 앞세우고 있어 다음 행보까지 시간을 두고 움직일 가능성이 제기된다.
연관 키워드
로딩 아이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