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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0억·1000명' 고속질주 카카오뱅크…"다음은 IPO"

작년 순이익 1000억원 넘고…직원수 상반기중 1000명
올해 하반기중 IPO 계획…장외시장선 시중은행 시총 넘어

[편집자주]

© News1 이지원 디자이너
© News1 이지원 디자이너

인터넷전문은행 카카오뱅크의 지난해 연간 순이익이 1000억원을 돌파한 것으로 추정된다. 전년에 비해 8배 성장한 것으로 출범 4년도 안 돼 이룬 성과다. 올 상반기엔 직원 수도 1000명을 넘어선다.

젊은층에 인기를 얻으며 지난 2019년 가입자 1000만명을 돌파한데 이어 지난해 코로나19발 언택트(비대면) 확산에 힘입어 여신 잔액이 20조원을 넘었다. 거침없는 성장 가도를 달리는 카카오뱅크의 올해 최대 과제는 하반기 진행될 IPO(기업공개)다. 장외거래 가격만 놓고 보면 카카오뱅크의 가치는 주요 시중은행을 훌쩍 넘었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카카오뱅크의 지난해 연간 순이익은 1000억원 돌파가 무난할 것으로 추정된다. 2019년 연간 순이익이 137억원으로 첫 흑자를 냈던 것을 고려하면 1년 새 순이익이 8배 늘어난 셈이다. 

올해 3분기까지 누적 당기순이익은 859억원이다. 연말에 통상 제휴사 수수료 비용 등으로 대규모 지출을 해야 하지만 대출 성장세 등을 고려할 때 4분기에 150억원 이상의 순이익은 무난할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뱅크의 우수한 실적은 대출 성장세에 기인한다. 지난해 말 기준 대출상품 잔액은 20조원(20조3133억원)을 넘어서 전년 말(14조9000억원)에 비해 5조원 이상 늘었다. 덕분에 3분기까지 누적 순이자이익은 2908억원으로 전년 동기(1732억원) 대비 67.9% 증가했다.

저금리 기조 속 전반적인 대출 수요가 늘었던 데다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에 따른 비대면 산업의 활성화로 카카오뱅크를 이용하는 고객들이 많아졌다. 현재 가입자는 1360만명에 달한다. '카카오'라는 강력한 브랜드에 더해 복잡한 서류없이 빠르고 쉽게 대출을 받을 수 있는 '혁신성'이 젊은 층을 넘어 전 세대를 끌어들였다. 

다른 금융사와의 폭넓은 제휴 상품·서비스도 호실적에 일조했다. 주식계좌개설신청서비스를 통해 지난 9월 말 누적 기준 261만 증권계좌가 카카오뱅크를 거쳐 개설됐다. 4월 카드사 4곳과 제휴해 출시한 신용카드는 9월 말 기준 발급 신청 건수가 40만건에 달한다.

무서운 성장세 속 조직도 빠르게 커지고 있다. 직원 수는 2019년 말 648명에서 지난해 말 기준 913명까지 증가했다. 지난 2017년 7월 서비스 시작 당시 328명이었지만 4년 만인 올해 상반기에는 1000명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현재 8개 부문 43개 직무에서 두자릿수 채용이 진행 중이고 상반기 내에 대규모 공채도 예정돼 있다.

급성장을 지속해온 카카오뱅크의 올해 최우선 과제는 기업공개(IPO)다. IPO로 시장에서 기업가치를 제대로 평가받는다면 추가 성장동력을 확보해 시중은행에 도전할 수 있다. 금융권의 변화를 촉진하는 메기에 그치지 않고 고래를 넘볼 수도 있는 것이다.

지난해 말 1조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통해 카카오뱅크는 기업가치를 9조3200억원으로 평가받았다. 은행주 1위인 KB금융의 시가총액 19조3500억원과 2위인 신한지주(17조6000억원)에는 못 미치지만 3위인 하나금융지주(11조8000억원)와는 큰 차이가 없다. 고평가 논란도 일고 있지만 올해 장외시장에선 카카오뱅크가 주당 7만~8만원(액면가 5000원)에 거래돼 시장가치를 30조원으로 평가받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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