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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초점] 디스까지 품은 유노윤호, 18년차 롱런 비결

[편집자주]

유노윤호/SM엔터테인먼트 © 뉴스1
유노윤호/SM엔터테인먼트 © 뉴스1
그룹 동방신기 유노윤호가 롱런의 비결을 몸소 증명해냈다. 그는 자신을 두고 하는 냉소와 조롱마저도 노래로 풀어내며 남다른 소신과 열정을 보인 것이다.

2003년 그룹 동방신기로 데뷔해 올해로 18년 차를 맞이한 유노윤호는 지난 18일 두 번째 솔로 미니앨범 '누아르'(NOIR)를 발매했다. 한 남자의 내면 속 깊은 감정들을 다양한 영화 장르로 풀어냈다는 이 앨범은 유노윤호의 인생을 옮겨놓기도 했다. 그는 앨범 기획 단계부터 적극적으로 참여하며 1년여 동안 앨범 작업에 몰두, 자신의 가치관을 담아내고자 노력했다.

타이틀곡 '땡큐'(Thank U)는 이런 유노윤호의 생각이 고스란히 담겼다. 온라인상의 냉소와 조롱까지 자신을 성장시킬 자양분으로 삼아 더욱 멋진 모습을 보여주겠다는 메시지를 담은 '땡큐'는 이전에 선보이지 않은 독특한 창법으로 '레슨'을 읊조린 뒤, '땡큐 포 디스 / 땡큐 포 디스라이크 미(Thank you for diss / Thank you for dislike me)'라고 노래한다. '디스'도 '고맙다'고 말하는 모습인 것이다.

'땡큐'뿐만 아니라 이번 앨범 첫 번째 곡 '타임 머신'(Time Machine)에도 유노윤호의 의도가 선명히 담겼다. '눈을 떠 움직여 세상은 달라져 빛과 같은 속도로 시간은 흐르고 또 흐르고 흘러도 바래지는 않는 것, 인생의 진리지'라는, 유노윤호가 말한 '유명한' 문구가 가사에 들어간 것이다.
유노윤호/SM엔터테인먼트 © 뉴스1
유노윤호/SM엔터테인먼트 © 뉴스1
유노윤호는 뮤직비디오에도 자신의 메시지를 담았다. 유노윤호는 공식 유튜브를 통해 공개된 영상에서 "한 남자가 묵묵히 자기 길을 걸어가면서 겪는 복수, 배신 그러면서 경험하는 모든 것들을 남자답게 묵묵히 표현해낼 수 있는, 누아르적인 느낌을 풍기는 영화적인 요소를 담았다"며 "배신과 복수의 소용돌이 속에서 홀로 견뎌가는 인물을 맡았다"라고 소개했다. 여러 영화를 오마주한 스토리텔링 형식의 7분을 훌쩍 넘는 '땡큐' 뮤직비디오는 단순히 누아르 장르의 멋뿐만 아니라 유노윤호가 그간 묵묵히 걸어온 인생을 한 편의 누아르처럼 그려냈다.

이처럼 이번 앨범에서 돋보이는 점은 자신을 향한 디스, 즉 '조롱 밈(meme)'을 담은 점이다. 유노윤호의 캐릭터가 된 '열정남' '열정만수르' 이미지는 사실 최근까지도 온라인 상에서 조롱의 대상이 됐다. 데뷔 이후 매사 열정적으로 임해온 유노윤호의 진지한 모습은 '웃음' 포인트로 받아들여지곤 했다. 과거 예능에서 진지한 표정으로 춤을 추거나 혹은 다른 멤버들의 춤을 진지하게 바라보는 모습, 동료를 위한 '인생의 진리지'라며 즉석 랩을 선보인 것, 음악방송 무대에서 "창민아 생일 축하한다"라고 외친 것, 심지어 '열정'에 대한 여러 어록도 '짤'로 소비됐다. 하지만 꾸준한 '열정'은 결국 진심으로 이어졌고, 이제는 대표 열정맨으로서 긍정적 이미지로 자리 잡았다.

오랜 시간 가졌던 이미지에 대해 유노윤호는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저답게 표현하고 싶었다"라고. 그는 "좋은 얘기 해주시는 분들도, 안 좋은 얘기 해주시는 분들도 계시는데 이에 대해 감사하다는 표현을 하고 싶었고, 이 모든 게 아이디어가 됐다"라며 "제 자신을 넘어서는 것도 제 정공법이라고 생각하고, 오히려 역으로 재밌게, 펀(fun)하게 즐기고 있다"라며 단단한 소신을 밝혔다.
유노윤호/SM엔터테인먼트 © 뉴스1
유노윤호/SM엔터테인먼트 © 뉴스1
이처럼 유노윤호의 노력과 가치관이 고스란히 담긴 이번 앨범은 10만6000여 장의 판매고(21일까지, 한터차트 집계 기준)를 올리며 첫 번째 솔로 앨범 초동(발매 일주일간 앨범 판매량) 기록인 10만4000여 장을 가뿐히 뛰어넘었다. 아이튠즈 톱앨범 전 세계 19개국 1위, 한국과 중국 음반차트 1위 등의 기록도 잇따르고 있다.

언제 어디서나 열정으로 달려왔던 유노윤호는 '디스'까지도 자양분으로 삼은 단단한 멘탈을 보여주며 그가 왜 롱런을 할 수 있는지 입증해냈다. 10대 때 서울과 광주를 오가며 연습생 생활을 하고, 데뷔 이후 국내는 물론 일본에서 바닥부터 시작해 엄청난 성과를 거둔 유노윤호는 팀 위기를 맞기도 했으나 이를 거치며 더욱 단단해졌다. 이는 18년 동안 열정으로 가득차 있었기 때문이다.

유노윤호는 '누아르' 기자간담회에서 오랜 기간 열정을 가질 수 있는 점에 대해 "제가 갖고 태어난 게 없다고 생각하고, 무엇보다도 새로운 것에 대한 목표가 있기 때문"이라며 "새로운 것은 쉽게 얻을 수 없고 하나하나 최선을 다해서 배워야 하는데, 그 속에서 두근거림을 느낀다. 저는 더 오래 하고 싶은 목표가 있는데, 오래 할 수 있는 방법이 뭘까 생각해보니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고 하다 보면 진심을 가지고 공감해주지 않을까 싶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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