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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초점] 배신·복수 먼저 나온 로맨스 '선배 그 립스틱'…관건은 설득력

[편집자주]

JTBC '선배, 그 립스틱 바르지 마요' 캡처 © 뉴스1
JTBC '선배, 그 립스틱 바르지 마요' 캡처 © 뉴스1

로맨스 드라마의 전형을 따르지 않는 '선배 그 립스틱 바르지 마요'의 방식은 '설렘'으로 이어질 수 있을까.

지난 18일 처음 방송된 JTBC 월화드라마 '선배, 그 립스틱 바르지 마요'(극본 채윤/연출 이동윤/이하 '선배 그 립스틱')는 도발적인 제목으로 먼저 시선을 끈다.

이 궁금증을 자극하는 제목은 첫회에서 주인공 채현승(로운 분)의 입을 빌려 등장했다. 채현승은 짝사랑하는 선배 윤송아(원진아 분)와 비밀 연애 중인 상사 이재신(이현욱 분)의 배신을 알게 된다. 윤송아가 이재신을 만날 때마다 바르던 '그 립스틱'이 어떤 의미인지 알게 된 채현승은 "선배, 그 립스틱 바르지 마요"라고 말했다.

'선배 그 립스틱'은 로맨스 드라마의 전형적인 패턴을 따르지 않는다. 남녀가 만나 서로에 대한 호감을 키우고 갈등을 겪다 결국 사랑에 골인하는 기본적인 흐름을 거스르는 전개다. 여주인공인 윤송아가 당한 배신, 상처가 로맨스보다 더 빨리, 그리고 더 큰 비중으로 등장했다. 

남주인공인 채현승은 윤송아의 마음을 흔들기에 앞서, 윤송아의 현재 사랑의 위기를 알려주는 역할을 먼저 맡았다. 또 시청자들의 설렘을 자극할 수 있는 최대 장치 중의 하나인 남주인공의 '고백'도 아주 빨리, 또 전혀 설레지 않는 형태로 등장했다. 윤송아는 이재신의 진짜 정체를 알려주려는 채현승에게 이유를 묻고, 채현승은 "선배를 좋아하니까요"라고 답했다. 서로의 감정이 쌓이지 않은 상태에서 나온 고백신이다.   

우려되는 지점은 여성 시청자들이 몰입해야 하는 대상인 윤송아가 처한 상황이 설렘으로 이어지기까지 갈 길이 멀다는 것. 윤송아에게 채현승이 설렘을 주는 후배가 아닌, 자신의 일에 간섭하는 그리고 부담스러운 애정을 주는 상대로 보인다. 채현승의 고백을 두고 "맥락이 없다"고 하는 장면이나 "내가 어떻게 되든 이렇게 쪽팔리게 하지는 말았어야지"라는 대사가 그 예다.

2회 엔딩에서 채현승은 윤송아에게 '연애'를 제안했다. 이재신에게 받은 상처를 갚을 수 있는 방법으로 일종의 '계약연애'를 하자는 의미다. 그동안 사랑을 숨기기만 해왔던 윤송아가 채현승의 방법을 택하고 어떤 변화를 일으킬지 관심이 모아진다. 더불어 채현승이 복수의 조력자가 아닌, 윤송아가 찾을 진짜 사랑이 되는 과정을 어떻게 그릴지도 관전포인트다.

2회까지 방송된 가운데 시청률은 아쉬운 편이다. 1회 2.024%(닐슨코리아 유료방송가구 기준)으로 출발해 2회는 소폭 하락한 1.562%다. 그럼에도 좋은 캐릭터 옷을 입은 배우들의 열연, 더불어 신선한 전개 방식은 장점으로 꼽히는 만큼 향후 반등도 기대해볼 수 있다.

설렘보다 아픔을, 연애보다 복수가 먼저 등장한 로맨스 드라마 '선배 그 립스틱'이다. 이 드라마가 방송 초반에 보이는 우려 요소를 어떻게 장점으로 만들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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