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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지현 "미투3년, 여전히 나를 '미친X' 취급…절망에 엉엉 울어 보기도"

[편집자주]

서지현 검사가 2018년 1월 29일 방송에 나와 '성추행 피해' 사실을 공개하고 있다. 현직 검사의 미투는 엄청난 파장을 불러 일으켰으며 '미투'가 봇물처럼 터져 나왔다. (jtbc 갈무리) © News1

현직 검사라는 어려움을 무릅쓰고 '성추행 피해' 사실을 방송에서 공개, 우리나라 미투 운동을 촉발시켰던 수원지검 성남지청 서지현 부부장 검사는 미투 3년이 흘렀지만 우리사회는 변한 것이 없다고 개탄했다.

국회의원까지 성추행 피해를, 여전히 피해자들이 괴롭힘을 당하고 있으며 그 자신 또한 '정치 하려 한다', '좋은 자리 가려 한다', '미친X' 취급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고개를 흔들었다.

서 검사(사법연수원 33기)는 25일 밤 자신의 페이스북에 "2018년 1월 29일 벌써 3년 전이다, 1월만 되면 이유 없이 심장이 떨려온다"며 "마치 jtbc 뉴스 카메라를 처음 마주 대할 때처럼…"이라고 2018년 1월 29일 저녁 방송에 나와 충격적인 사실을 공개했던 당시를 떠 올리며 매년 1월만 되면 아프다고 했다.

서 검사는 "어제 오늘의 뉴스들…"이라며 장혜영 정의당 의원이 당 대표로부터 성추행 당한 사실 등을 지적한 뒤 "매번 성폭력 관련 소식을 들을 때마다 '쿵'하고 떨어지던 심장이 결국 어질어질해진다"고 고통스러워 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무엇이 달라졌을까, '더이상 성폭력이 만연하지 않는다' 하기엔 여전히 관공서, 정당, 사무실, 거리, 음식점, 장례식장, 하물며 피해자 집안에서까지 성폭력이 넘쳐난다"고 했다.

또 "'더이상 여성들은 성폭력을 참고 있지 않는다' 하기엔, 여전히 많은 여성이 차마 입을 열지도 못하고 있고 '더이상 이 사회가 가해자를 옹호하지 않는다' 하기엔 여전히 피해자에 대한 조롱과 음해와 살인적 가해가 넘쳐난다"며 "과연 우리는 무엇이 달라졌을까…"라며 결코 달라지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서 검사는 자신의 미투와 관련 "대법원에서 모든 사실관계를 인정했음에도 가해자는 지금까지 한번도 자신의 잘못을 인정한 적도, 사과한 적도 없다"고 한 뒤 "검찰은 어떠한 징계도 하지 않고 있고, 동일하게 민사 소멸시효도 끝나간다"고 울분을 터뜨렸다.

서 검사는 "조직적으로 가열찬 음해를 했던 검찰 노력의 성공으로 정치권과 언론은 여전히 나를 '정신병자', '미친 X’로 알고, '정치하려고 한 일', '인사 잘 받으려고 한 일'로 치부한다"며 허탈해 했다.

이에 서 검사는 "어떤 날은 제대로 서있기 힘들 정도로 아프고 절망스럽게 느껴져 엉엉 울어보기도 한다"며 "무엇이 어떻게 달라졌을까"라고, 변하지 않았음에 분노했다.

끝으로 서 검사는 "남의 일을 알면 얼마나 알겠는가"라며 "제발 피해자들 좀 그만 괴롭혀라"고, '피해자 다움'을 강요하는 등 2차 가해에 대한 엄중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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