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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인터뷰] 김재경 "재밌는 연기 생활, 이젠 나이 먹는 게 두렵지 않아요"(종합)

[편집자주]

김재경/㈜드림팩트엔터테인먼트 제공 © 뉴스1
김재경/㈜드림팩트엔터테인먼트 제공 © 뉴스1
그룹 레인보우에서 연기자로서 입지를 다져나가고 있는 배우 김재경(33)이 스크린으로 영역을 확장했다. 드라마 '라이프 온 마스' '배드파파' '초면에 사랑합니다' 등으로 안방극장에서 눈도장을 찍은 그는 영화 '간이역'(감독 김정민)으로 스크린에 데뷔한 것이다.

최근 개봉한 '간이역'은 하루하루 기억을 잃어가는 한 남자 승현(김동준 분)과 그에게 영원히 기억되고 싶은 시한부 삶의 여자 지아(김재경 분)의 기적 같은 사랑을 그린 감성 멜로 영화다. 김재경은 시한부 판정을 받고 얼마 남지 않은 시간을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하기로 결심한 지아를 맡았다.

김재경은 최근 취재진과 만나 '간이역'에 대한 이야기와 더불어 연기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솔직하게 밝혔다. 환한 미소로 자신의 생각을 똑 부러지게 대답하는 김재경이었다.

"데뷔작에서 주연을 맡아 부담감, 책임감 많이 느꼈고, 아직도 느끼고 있다. 근데 그 책임감이 부담이 되어서 내가 할 수 있는 역량을 더 발휘하게끔 하는 힘이 되면 좋은데 자칫 그 부담감이 저를 꽉 눌러서 안 좋은 효과를 내면 어떡할까 이런 생각이 들었다. 그럴 때마다 훌륭한 배우와 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으니 그 배우분들이 주는 좋은 연기를 내가 잘 받아내자고 전환해서 생각했다."
김재경/㈜드림팩트엔터테인먼트 제공 © 뉴스1
김재경/㈜드림팩트엔터테인먼트 제공 © 뉴스1
극중 위암 말기 환자로 분한 김재경은 "촬영은 들쑥날쑥하게 찍었지만, 극 중 시간대로 촬영이 흘러간 편이었다. 지아가 평범하게 생활을 하다가 말기에는 진짜 힘든 모습을 표현해야 해서 어떻게 하면 좋을까 생각하다가, 나름대로 야위어보려고 했다"라며 "촬영 들어갈 땐 위암 환자가 먹는, 클린한 식단을 준비해서 먹었고 계속 체중 감량을 했다. 감량을 최대한 해서 좀 더 아파보이려고 노력했다"고 밝혔다.

김동준과 멜로 호흡은 어땠을까. 아이돌 활동 당시 비슷한 시기에 데뷔해 함께 활동하며 이미 친분을 쌓았기에 더욱 편했다고.

"극중에서 오랜 친구였고, 이제 사이에 떨어져 있는 시간이 생긴 친구였는데, 실제로 동준이와 저의 흐름과 맞았던 것 같다고 봤다. 우리와 지내온 서사가 비슷하더라. 함께 가수 활동 비슷하게 했는데, 저도 연기를 하고 동준이도 연기를 하면서 다시 작품을 통해서 딱 만난 느낌 자체가 지아와 승현이 만난 느낌이 딱 비슷했던 것 같다. 그래서 오랜 '찐친'의 표현이 생각보다 잘 될 것 같다는 기대감을 가지고 촬영했다."

여기에 절절한 멜로 감성도 필요했던 터. 이에 대해 "그러면서도 친구로만 지냈는데 인생의 마지막을 함께하고 싶은 감정으로 업그레이드 해야 해서 얘기를 많이 나눴다"라며 "따로 모여서 대본 연습하면서, 오랜 우정이 사랑으로 딱 변하는 감정이, 편하게 얘기하면서 신을 만들어 나갔다. 참 고마운 상대 배우였다"고 부연했다.
김재경/나무엑터스 제공 © 뉴스1
김재경/나무엑터스 제공 © 뉴스1
김재경에게 레인보우는 빼놓을 수 없는 존재다. 2016년, 각자의 길을 걷기로 결정한 레인보우는 2019년 10주년을 맞이해 김재경의 사비로 완전체 활동을 진행하기도 했던 터다. 김재경은 멤버의 이야기에 울고, 웃는 모습을 보였다.

그는 "사실 10주년 때 수익은 안 났지만 저희끼리 재밌었다"라며 "음원 수익은 차곡차곡 모았는데, 천 원 단위라서 기부하기에는 너무 작길래 한번에 하려고 모으고 있다"며 웃었다. 이어 "레인보우는 감사하게도 목표를 설정하고 다가서는 방향, 방법이 비슷한 친구들이 모인 것 같다"라며 "처음엔 달랐지만 서로 이뤄가면서 닮아가는 방향이 많았다. 서로 공감하고 응원하는 사이가 된 것 같다. 그게 저희 비결 같다"고 했다.

멤버 오승아가 김재경에 대해 '선의의 경쟁자'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에 김재경은 "승아가 그렇게 절 얘기해 줬다는 게 영광"이라며 "레인보우 활동할 때, 당시 리더였던 저는 우리끼리 싸우지 말고 뭉쳐야 더 성장할 수 있다고 강조해서 똘똘 뭉쳐서 서로를 보완하곤 했다"라고 말했다. 또한 "이제는 각자 본인의 길을 걸어가고 있는 상황이고, '선의의 경쟁자'로 절 언급했다는 게 기분이 좋다"라며 "처음 그 말을 듣고 승아에게도 '우리 서로 더 열심히 하자'고 연락을 했다"고 밝혔다.

김재경은 "사실 2018년 한 연기대상에서 승아와 같이 참석했는데, 승아가 먼저 상을 받았는데 눈물이 나더라"며 "그가 얼마나 노력했는지 아니까, 그런데 같은 날 같은 자리에서 제가 또 상을 받아서 너무 행복해했다"라고 당시를 회상하며 눈물을 흘렸다.

레인보우로 활발한 활동을 펼친 뒤 배우로 전향한 김재경. 그는 '아이돌 출신 배우' 타이틀에 대해선 "그런 타이틀을 생각할 필요는 없는 것 같다"고 솔직하게 답했다. 이어 "그런 경험이 있다는게 제 강점이 될 수도 있겠단 생각을 한다. 아이돌을 했던 7년 동안 많은 경험을 했고, 운이 좋았다. 연기라는 건 다양한 경험이 필요한데, 아이돌 경험 역시 큰 자산이 되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재경/나무엑터스 제공 © 뉴스1
김재경/나무엑터스 제공 © 뉴스1
아이돌 생활과 다른 연기 생활은 만족스러울까.

"연기 생활은 정말 재밌다. 아무래도 무대를 할 땐 내가 점점 나이가 든다는 게 부담 아닌 부담으로 다가왔다. 한살 더 먹을수록, 춤추면 관절이 아플텐데, 음악은 젊어지는데 나는 나이가 든다는 생각이 나를 두렵게 만들었다. 그런데 연기는 그런 생각이 하나도 안 들게끔 해주는 분야더라. 오히려 나이를 더 먹을수록 신난다. 또 어떤 경험을 하고, 어떤 새로운 점이 생길지 흥미롭다. 내가 윤여정 선생님만큼 멋있게 일하는 사람이 될 수 있을까 생각이 든다. 연기 생활이 정말 만족스럽다."

그는 "가수 활동할 때는 '1위'라는 목표를 가지고 살다가 그런 게 부질없다는 생각이 들면서 지금의 내가 됐다"라며 "지금은 1등 안 해도 후회없을 만큼 노력했고, 에너지를 쏟았으면 괜찮다는 그런 관점, 지향점으로 바뀌었다"고 털어놨다.

김재경이 배우로서 이루고 싶은 바는 무엇일까.

"김재경이라는 배우가 떠오르지 않고, 한 배역으로 기억이 됐으면 좋겠다. 그게 어려운 작업인 것 같아서, 목표를 설정해놓고 바라보고 있다. 그럴려면 연기를 잘해야겠지 않겠냐. 몰입과 공감을 이끌어낼 수 있는 그런 사람이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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