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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월의 딜레마…2013년식 금리발작 위험신호에 어쩌나

23일 상원 24일 하원 출석 경제보고 '빅이벤트'

[편집자주]

제롬 파월 연준의장 © AFP=뉴스1
제롬 파월 연준의장 © AFP=뉴스1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연준)의 제롬 파월 의장이 딜레마에 빠졌다. 금리가 너무 급격하고 빠르게 오르는 발작적 상황은 금융 시장 전반에 전염돼 인플레이션 불안을 증폭시킨다.

결국 연준이 완전고용이라는 목표를 달성하지도 못하고 물가상승 압박을 낮추기 위해 예상보다 더 빨리 금리 인상을 단행해야 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인플레와 금리인상 압박을 예견된 과열신호로만 해석하면 금리는 더 가파르게 올라 2013년식 금리발작이 재현할 수 있다. 

파월 의장의 이번주 의회 출석은 반년 마다 한번씩 경제 현황과 전망을 보고하는 통상적 이벤트이지만, 금리 인상압박으로 빅이벤트처럼 여겨지고 있다고 CNBC방송이 22일(현지시간) 전했다. 파월은 23일 상원은행위원회, 24일 하원금융서비스위원회에 출석해 이틀 동안 경제보고를 한다.

파월의 입에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지만, 연준은 금리를 올리지도 낮추지도 못하는 딜레마적 상황에 놓여 있다고 CNBC는 진단했다.

인플레 압박을 낮추려면 연준이 금리를 예상보다 일찍 올리는 긴축을 시작해야 한다. 그러면 완전고용이라는 목표는 달성도 못하고 실물경제에 찬물을 끼얹힐 수 있다. 하지만 파월 의장이 급격한 시장금리 상승에 대해 예견된 과열 위험으로 일축하면 너무 안일하게 대처한다는 인상을 심어줄 수 있다.

PGIM채권의 네이슨 시츠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이번 청문회는 대중에 공개된다는 점에서 파월은 조심해야 할 것"이라며 "금리인상을 너무 낙관적으로 해석하면 금리가 더 올라도 된다는 확실한 청신호가 켜진다"고 말했다.

이미 시장 금리는 확실한 상승세로 얼마나 더 오를지가 관건이다. 모하메드 엘-에리언 알리안츠 수석경제고문은 22일 CNBC방송에 "금리가 오를지 말지가 아니라 얼마나 많이 오를지가 중요해졌다"고 말했다.

22일 10년 만기 미 국채수익률(금리)는 전장 대비 2bp(1bp=0.01%p) 더 올라 1.3653%를 기록했다. 장중 1.394%까지 오르며 1년 만에 최고 수준을 이어갔다. 10년물 금리는 이달에만 27bp 올라 월간 상승폭으로는 3년 만에 최대를 달리고 있다. 지난주에만 14bp 뛰었다.  

금리 불안은 사상 최고 수준으로 고공 행진 중인 뉴욕 증시도 위협하고 있다. 이날 뉴욕 증시의 간판지수 스탠다드앤푸어스(S&P)500은 0.77% 내렸고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은 2.5% 급락했다.

인플레와 금리압박이 급격하게 커지면 기업의 명목 매출증가분을 갉아 먹고 비용은 높아지며 이익은 쪼그라든다. 또, 금리 인상은 기업의 미래 현금흐름에 대한 현재 가치를 떨어 뜨려 기업가치(밸류에이션)에 타격이 불가피하다.

특히 밸류에이션이 높아진 기술주가 증시 하락을 주도할 수 있다. 씨티그룹은 "미 국채금리 상승세가 초대형 기술성장주를 끌어 내리며 전체 증시가 10% 후퇴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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