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플라잉 이승협/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
고등학교 때 친구들을 따라 곡을 만들면서 작곡의 세계에 발을 디뎠다는 이승협은 밴드를 지망해 FNC엔터테인먼트에 문을 두드렸다. 정식으로 음악을 배운 적 없던 그에게 연습 과정은 혹독했다. 하지만 이 과정을 통해 본격적으로 작곡과 작사를 배웠고 지금의 '작곡하는' 이승협이 탄생할 수 있었다. 랩 포지션도 맡았던 이승협은 자신의 이야기를 전하기 위해 작사에도 몰두했다. 덕분에 데뷔 앨범부터 작사진에 이름을 실었고, 동시에 자신의 사운드클라우드를 통해 자작곡들도 선보일 수 있게 됐다.
데뷔 이후 4년간 열심히 달려온 이승협에게 2019년은 전환점이 됐다. 그 해 1월에 발표한 '옥탑방'이 대히트를 치며 엔플라잉과 이승협의 이름을 알리게 된 것. '옥탑방'은 발매 직후에는 큰 주목을 받지 못했으나 입소문을 타기 시작하면서 두 달이 지난 뒤부터 역주행을 시작했다. 800위대였던 순위는 차츰 상승해 1위를 찍으며 놀라움을 줬다. 당시 차트를 매일 확인했다는 이승협은 "잘 돼야 한다는 걱정이 있었는데 '옥탑방'의 역주행으로 이제 괜찮아지겠단 생각이 들더라"며 "팬들한테 자랑스러운 가수가 될 수 있어서 좋았고, 정말 감사한 마음이 가장 컸다"고 회상했다.
'옥탑방'은 엔플라잉에게 빼놓을 수 없는 곡이 됐지만, 이승협에게는 한편 부담으로 다가오기도 했다. '큰 성공 이후, '옥탑방 같은 걸 다시 만들어야 한다'는 말에 부담감이 생긴 것. 그럼에도 '옥탑방'에 머무르기 보다는, 엔플라잉을 생각하고 '공감' 할 수 있는 음악에 대해 고심하며 '아 진짜요.' '굿밤' '스타라이트' 등을 꾸준히 발표, 엔플라잉의 음악을 이어나갔다. 이승협은 이런 치열한 고민의 시간을 통해 자신의 솔로 앨범을 내보일 수 있을 정도로 성장했고, 이를 담아낸 솔로 싱글 '온 더 트랙'을 지난 22일 발매했다. '80세까지 음악을 하고 싶다'며 음악을 향한 열정을 진지하게 드러낸 이승협을 뉴스1이 만났다.
엔플라잉 이승협/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
▶솔로 아티스트로 돌아온 엔플라잉 리더 승협이다. 팀에서 잔소리와 아버지 역할도 함께 맡고 있다.(웃음)
-자신이 만든 대표곡을 소개한다면.
▶단연 '옥탑방' 아닐까. 원래 사운드클라우드에 잠자고 있던 음원이었는데, 몇 개월 뒤에 음원으로 나오게 됐다. 인터넷 밖으로 못 나올 줄 알았는데 회사에서 발견해서 세상 밖으로 나왔다. 불운할 뻔했지만, 행운이 된 곡이다.
-처음 작곡한 곡은 기억 나는지, 어떻게 음악 작업을 시작했나.
▶정식으로 발표한 곡은 '옥탑방'이 처음이다. 그 이전에는 고등학교 때 재미 삼아서 곡을 쓰기 시작했었다. 그때 작업한 곡은 말도 안 되는 습작 수준이다. 주변 친구들이 작곡하는 걸 봤는데, 나도 칭찬받고 싶어서 따라서 시작했다. 작곡에 관심은 있었지만 나에게 먼 존재란 생각을 해왔다. 그리고 가사는 연습생 때부터 쓰기 시작했고, 곡을 쓸 때마다 가족들에게 보여주기 시작했는데 피드백이 없었다.(웃음) 하다 보니까 점점 작곡 작사에 대해 알게 됐다.
엔플라잉 이승협/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
▶데뷔 때에는 아직 준비되지 않은 상태였다. 회사에서 계속해서 성장할 수 있게끔 도와주고 끌어내 줬다. 여러 작곡가를 만나고, 계속 공부하면서 더 늘었다. 데뷔할 때에는 뭔가를 발표할 수 있는 실력은 아니어서 성장하기 위해 더욱 노력했다. 그 과정에서 회사를 통해 외국 작곡가, 프로듀서분들도 많이 만나 송캠프를 했다. 처음에는 긴장해서 아무것도 못 해서 좌절도 하고 압박도 느꼈지만, 음악적으로도, 기술적으로도 많이 배울 수 있었다.
-작사 작업은 어떻게 시작하게 됐나.
▶연습생 생활을 하면서 작사 레슨을 받았다. 처음엔 작사에 관심이 없었는데 랩을 하고, 곡 작업을 하려면 자기 가사를 쓸 줄 알아야 하는 것을 배웠다. 레슨을 받으면서 결과물을 사람들에게 계속 보여줘야 하는 과정을 겪었는데 처음에는 부끄러웠지만 점차 용기가 생겼다. 작사에 대한 부담감이 컸었는데 계속 들려준 게 데뷔 후에 큰 도움이 됐다.
-이승협이 만든 곡의 시그니처는 무엇인가.
▶시그니처는 공감이다. 내 곡을 듣고 공감을 하면 좋겠다는 바람이 있다. 멋있는 가사들이 많은데, 우리는 그것보단 조금 덜 멋있고 소박하다. 그래도 공감을 얻어낼 수 있는 걸 좋아해서 일상적인 단어를 많이 쓰려고 하고, 그래야 들을 맛이 난다고 생각한다.
엔플라잉 이승협/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
▶그런가. 난 독특하다고 느끼지 못했다. 하하. '아 진짜요.'는 실제로 날 포함해 세 명이 있는 자리였는데, 나머지 두 분이 안 친한 사이라 계속 '아 진짜요'라는 말을 하더라. 그 자리에서 아이디어를 얻어서 작업한 곡이다. '찌개'에서도 영감을 얻어서 작업했는데 아직 저장만 해놨다. 곡 제목은 내 아이디어가 대부분인데, 재밌어서 그렇게 짓는다.
<【아이 메이드】②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