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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인터뷰] "경력단절 남일인 줄…이젠 연기가 힐링" 박하선의 달라진 마음가짐

[편집자주]

박하선/리틀빅픽처스 제공 © 뉴스1
박하선/리틀빅픽처스 제공 © 뉴스1
영화 '고백'으로 4년 만에 스크린으로 복귀한 배우 박하선(34)의 연기 열정은 더욱 뜨거워졌다. 결혼과 출산 이후 드라마 '평일 오후 세시의 연인'(2019)로 돌아온 그는 지난해 '산후조리원' '며느라기'에 이어 지난 2월24일 개봉한 '고백'까지 신작들을 쉴 틈 없이 선보이고 있다. 특히 다채로운 이야기를 통해 자신의 또다른 결을 보여준 박하선은 tvN 단막극 출연도 앞두고 있을 정도로 열일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이 가운데 박하선이 주연을 맡은 '고백'(감독 서은영)은 7일간 국민 성금 1000원씩, 1억 원을 요구하는 전대미문의 유괴 사건이 일어난 날 사라진 아이, 그 아이를 학대한 부모에게 분노한 사회복지사, 사회복지사를 의심하는 경찰과 나타난 아이의 용기 있는 고백을 그린 범죄 드라마다.

최근 뉴스1과 만난 박하선은 2018년께 촬영한 '고백'이 출산 후 첫 번째 복귀작이었다고 밝히며 "오랜만에 연기를 굶다가 해서 고통은 고통으로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현장에서 신나게 연기했고, 한 풀듯이 속 시원하게 했다"라며 "연기하는데 힘들지 않았냐 물어보시는데 일단 오랜만에 연기해서 기쁘게 했다"며 미소를 지었다.

지역 아동복지센터에서 사회복지사로 일하는 박오순으로 분한 박하선은 아버지의 지속적인 학대로 늘 의기 소침해있는 윤보라(감소현 분)에게 천천히 접근하며 마음을 얻고자 노력하는 모습을 표현했다.
박하선/리틀빅픽처스 제공 © 뉴스1
박하선/리틀빅픽처스 제공 © 뉴스1
강렬한 작품으로 복귀 후 첫 작품을 찍은 만큼 박하선은 "시나리오를 통으로 다 외웠다"고 말했다. 그는 "자기 전까지도 외우고 잤다, 오랜만에 주어진 시나리오라 그렇게 더 연습했다"라며 "그즈음 남편이 드라마 끝난 지 얼마 안 됐을 때라 '왜 이렇게 잘하냐'고 물었는데, 대본을 1000번 봤다더라, 저도 1000번까지 보겠단 생각으로 시나리오를 보면서 연습하니까 연기도 달라졌다"고 회상했다.

박하선은 '고백'을 통해 '찜찜한 느낌'을 털기도 했다고. 그는 "전 시원하게 연기를 하고 싶은데 늘 찜찜한 느낌이 있었다, 게다가 전 최선을 다해서 해왔다고 생각했는데 왜 (경력)단절이 됐나 싶더라"면서 "그런데 돌이켜보니 최선은 다했지만 최고는 아니었던 것 같다, 쉬면서 제 작품을 다 돌려보면서 뭐가 잘못됐는지 찾아봤고 다른 작품들도 보면서 연기 트렌드를 계속 익혔다, 죽어라 한다고 해서 죽진 않으니까 좀 더 해보자는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그렇게 선택한 작품이 '고백'을 비롯해 '평일 오후 세시의 연인' '산후조리원' '며느라기'다. 박하선은 복귀작으로 연기 호평은 물론, 3연타 흥행에도 성공하며 인기를 얻었다.

"그때 저한테 올 수 있는 선택지 중에 최고의 것을 골랐다. 경력단절이 남의 일인 줄 알았는데 진짜 있는 거였다. '산후조리원'은 보자마자 너무 좋았고, 한 번도 해보지 않은 캐릭터라 미팅 때도 사활을 걸고 했다. '며느라기'는 실제 산후조리원에 있을 때 조리원 동기를 통해 원작을 접했고 깔끔해서 좋았다. 그러다 어느 날 '며느라기'를 만든다는 소식을 듣고 고민하다가 회사에 물었다. 다행히 캐스팅 전이라 하게 됐다. 특히 엄마가 되고 나서 엄마 역할을 하니까 이전에 부족했던 부분이 채워지는 것 같더라."
박하선/리틀빅픽처스 제공 © 뉴스1
박하선/리틀빅픽처스 제공 © 뉴스1
박하선은 지난 2017년 1월 배우 류수영과 결혼해 같은 해 8월 딸을 출산했다. 육아에 집중해온 그는 '혼술남녀'(2016) 이후 3년여 만에 안방극장에 복귀했고, 이후 드라마와 영화는 물론 예능과 라디오 DJ로도 활동하며 '열일' 행보를 펼치고 있다.

"예전에는 고마운 줄 모르고 일했다. 그땐 늘 일이 있었는데 그냥 어려서 잘 되는 것이었는데 힘들어서 그런 걸 알 여력도 없었다. 그런데 열애설 나고 결혼 후 2년, 그리고 출산으로 자의 반 타의 반으로 처음 4년을 쉬고 나니까 이 일이 감사한 일인 것을 느꼈다. 지금은 어려운 게 없다. 일을 통해 힐링하고 있다. 사실 '혼술남녀'(2016) 즈음에 일이 재밌다는 걸 알았는데, 결혼과 출산 후 쉬다가 복귀하니까 더 재밌다는 걸 알게 됐다. 오히려 배우는 선택받는 직업이라, 선택을 받지 못해서 쉴 때 처음으로 쓸모없는 사람인가 생각이 들면서 자존감이 낮아지기도 했다."

이어서 그는 힘들었던 지난 과거를 회상하면서 달라진 마음가짐을 밝혔다.

"20대 때는 진짜 힘들었다. 8개월 동안 3일 쉬고 잠도 못 자서 차를 타고 가는데 그냥 여기서 문을 열고 나갈까 생각이 들 정도였다. 그때는 고마운 줄 모르고 힘든 것만 생각한 것 같다. 그래서 결혼하면 연기를 안 해야겠다는 생각도 했는데, 오히려 서른이 되면서 일이 재밌어지기 시작했다. 빨리 제 분수를 알고, 어느 정도 위치인지 알아야 돌파구가 생기는 걸 깨달았다. 좋은 작품을 하는 것이 우선이라는 생각이다. 요즘에는 정말 작품이 재밌으면 가리지 않고 하려고 한다."
박하선/리틀빅픽처스 제공 © 뉴스1
박하선/리틀빅픽처스 제공 © 뉴스1
박하선에게 '고백'은 어떤 작품으로 남을까. 이에 대해 그는 "이 영화를 찍을 때 너무 행복했다. 이 일을 하면서 예전엔 정말 남들을 부러워하면서 낭비하며 보냈는데, 이 영화를 찍을 때만큼은 시원하게 연기를 할 수 있어서 그 누구도 부럽지 않았다. 이 이후로는 남 신경 안 쓰고 찍을 수 있게 됐다"라며 특유의 환한 미소를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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