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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초점]' D-1' 골든글로브, '미나리'와 함께 주목할 영화들

[편집자주]

각 영화 포스터 © 뉴스1
각 영화 포스터 © 뉴스1

골든글로브 시상식을 '아카데미 시상식의 바로미터'로 보는 시각은 옛것이 되고 말았다. 문화적·인종적으로 이전보다 더욱 다양한 영화들이 출몰하면서 두 시상식의 성향이 매년 크게 달라지고 있기 때문이다. 가장 가까운 예로 지난해 우리나라 영화 '기생충'이 아카데미 시상식에서는 작품상과 감독상, 각본상, 국제극영화상까지 주요 부문 4관왕을 휩쓴 것과 달리,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는 외국어영화상 단 하나밖에 받지 못한 점을 들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골든글로브 시상식은 미국에서 아카데미 시상식 다음으로 큰 시상식이며 여전히 아카데미 시상식과 주요 후보군을 공유한다는 점에서 주목할만한 가치가 있다.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골든글로브 시상식과 관련해 배우 윤여정과 한예리가 출연한 '미나리'(감독 정이삭)의 외국어영화상 수상 여부가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사실 '미나리'는 미국 제작사가 제작하고 미국인 감독이 만든 영화지만, 극중 쓰이는 언어의 50% 이상이 외국어(한국어)인 점 때문에 외국어영화로 분류돼 작품상이나 감독상, 각본상 등 주요 후보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미나리'와 비슷한 상황이 지난해 영화 '페어웰'을 둘러싸고도 벌어졌다. '페어웰'은 역시 극중 쓰인 언어의 50% 이상이 중국어라 외국어영화상 후보에 이름을 올렸다. 다만 '페어웰'은 여주인공 아콰피나가 영화 부문 뮤지컬 코미디 여우주연상을 수상하며 아쉬움을 달랬다.

올해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미나리' 말고 우리가 주목해야할 작품은 어떤 작품들일까. 이 시상식에 수상한 영화들과 '미나리'가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트로피를 놓고 겨루는 일이 벌어질지도 모른다. 3월1일 오전(미국 현지시간 2월28일 오후) 미국 캘리포니아 비벌리힐스 더 베버리 힐튼 호텔에서 열릴 제78회 골든 글로브상 시상식에서 주목할만한 영화들을 정리해봤다.
'노매드랜드' 스틸 컷 © 뉴스1
'노매드랜드' 스틸 컷 © 뉴스1
◇ '노매드랜드'(감독 클로이 자오, 주연 프랜시스 맥도맨드)

'노매드랜드'는 올해 가장 많은 주목을 받고 있는 영화 중 하나다. 중국 출신 미국 감독 클로이 자오 감독이 연출했고, 지난해 베니스영화제 황금사자상 수상작이다. 기자 출신 제시카 브루더 작가가 집필한 동명의 논픽션을 원작으로 했으며 2008년 세계금융위기 당시 경제적으로 붕괴한 한 기업 도시를 떠나게 된 여성이 홀로 밴을 타고 유목민처럼 여행을 떠나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렸다. 제78회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는 드라마 작품상, 드라마 여우주연상, 감독상, 각본상까지 4개 부문에 후보로 이름을 올렸다. '노매드랜드'는 아카데미 시상식의 강력한 작품상 후보로 점쳐지고 있다. 전미비평가협회상에서 작품상, 감독상, 여우주연상, 촬영상까지 4관왕을 차지했으며 그밖에 뉴욕영화비평가협회상·뉴욕영화비평가협회상 감독상 등 굵직한 협회상을 석권하며 '오스카 레이스' 선두에 서 있다.
'더 파더' 스틸 컷 © 뉴스1<br /><br />
'더 파더' 스틸 컷 © 뉴스1

◇ '더 파더'(감독 플로리앙 젤레, 주연 안소니 홉킨스)

'더 파더'는 기억이 뒤엉키기 시작한 아버지와 그런 아버지를 바라보는 딸의 이야기를 그린 드라마 장르의 영화다. 감독이 썼던 희곡 '아버지'를 영화화한 작품으로 안소니 홉킨스와 올리비아 콜맨이 출연했다. 제78회 콜든글로브 시상식에서는 드라마 작품상, 드라마 남우주연상, 여우조연상, 각본상까지 역시 4개 부문에 후보로 이름을 올렸다. 배우들의 연기가 큰 주목을 받고 있으며 제46회 LA비평가 협회상에서 편집상을 수상했다.
'맹크' 스틸 컷 © 뉴스1
'맹크' 스틸 컷 © 뉴스1
◇ '맹크'(감독 데이비드 핀처, 주연 게리 올드만)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로 극장과 넷플릭스에서 동시에 선보였던 작품이다. 영화 '시민 케인'의 각본가인 허먼 J. 맹키위츠의 실화를 다룬 작품으로 감독의 아버지 잭 핀처가 사망하기 전 집필한 각본을 영화화했다. '맹크'는 드라마 작품상과 드라마 남우주연상, 여우조연상 감독상 각본상 음악상까지 6개 부문에 노미네이트 됐다. 또한 이 영화는 LA비평가 협회상에서 미술상을 수상했고, 미국배우조합상(SAGS)에서 남우주연상 후보로 이름을 올렸다.
'프라미싱 영 우먼' 스틸 컷 © 뉴스1<br /><br />
'프라미싱 영 우먼' 스틸 컷 © 뉴스1

◇ '프라미싱 영 우먼'(감독 에머랄드 페넬, 주연 캐리 멀리건)

'프라미싱 영 우먼'은 7년 전 자신의 가장 친한 친구가 당한 비극적인 사건에 충격을 받은 후 고통 속에 살아가던 카산드라가 친구를 위해 완벽하고 치밀한 복수를 실행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범죄 영화다. 영화 '대니쉬 걸' '안나 카레니나' 드라마 '더 크라운' 등에 출연한 영국 배우 에머랄드 페넬의 감독 데뷔작으로 전미 비평가 위원회상 여우주연상, LA영화비평가협회상 각본상, 여우주연상 등을 수상했다. 미국배우조합상(SAGS) 여우주연상 후보에도 이름을 올렸다. 이 영화는 이번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드라마 작품상, 드라마 여우주연상, 감독상, 각본상까지 4개 부문에 이름을 올리며 역시나 많은 주목을 받고 있다.
'트라이얼 오브 더 시카고 7' 스틸 컷 © 뉴스1
'트라이얼 오브 더 시카고 7' 스틸 컷 © 뉴스1
◇ '트라이얼 오브 더 시카고 7'(감독 아론 소킨, 주연 야히아 압둘 마틴 2세)

영화 '어 퓨 굿 맨' '대통령의 연인' '소셜 네트워크' '머니볼'과 TV 시리즈 '웨스트 윙' '뉴스룸' 등의 시나리오를 쓴 각본가 출신 아론 소킨 감독의 두번째 연출작이다. 1968년 시카고에서 발생한 시위대와 경찰의 대규모 충돌 사건 이후, 7명의 시위 주동자인 '시카고 7'이 기소됐던 악명 높은 재판을 다뤘다. 당초 극장 배급 영화였던 이 작품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여파로 넷플릭스에서 공개됐다.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는 드라마 작품상, 감독상, 각본상, 주제가상까지 4개 부문에 후보로 이름을 올렸다. 미국배우조합상(SAGS)에서 앙상블상, 남우조연상, 스턴트 앙상블상 등의 후보로 이름을 올렸다. 유명 각본가 출신 감독이 직접 각본을 쓴 작품인 만큼,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도 각본상 유력 후보로 점쳐지고 있다.
고(故) 채드윅 보스만/ AFP
고(故) 채드윅 보스만/ AFP
◇ '마 레이니, 그녀가 블루스'(감독 조지C.울프, 주연 채드윅 보스만)

'마 레이니, 그녀가 블루스'는 지난해 8월 대장암 투병 끝에 사망한 할리우드 배우 고(故) 채드윅 보스만의 유작이다. 마블 영화 '블랙팬서'로 세계적인 스타덤에 오른 채드윅 보스만은 이 영화에서 타이틀롤을 맡은 비올라 데이비스와 함께 훌륭한 호흡을 보여준다. 퓰리처상을 수상한 극작가 어거스트 윌슨의 동명 연극을 원작으로 하는 이 영화는 1세대 블루스 가수인 마 레이니를 주인공으로 한 영화다. 1927년 시카고의 한 음악스튜디오를 배경으로 마 레이니와 밴드가 녹음을 하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렸다. 채드윅 보스만은 이 작품에서의 연기를 높게 평가받아 LA영화비평가협회상 남우주연상, 시카고비평가협회상 남우주연상 등을 수상했다. '마 레이니, 그녀가 블루스'는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도 드라마 여우주연상, 드라마 남우주연상 2개 부문에 후보로 이름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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