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빚투·영끌 '주춤' 2월 5대은행 신용대출 600억 줄어…"불씨는 여전"

신용대출 감소세 전환…대출 조이기·주가 하락 영향
증시 흐름 따라 대출 또 늘 수도…규제 전 막차수요 가능성도

[편집자주]

 서울 한 은행의 대출 창구 모습.© News1 송원영 기자
 서울 한 은행의 대출 창구 모습.© News1 송원영 기자

빚투(빚내서 투자),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음)과 대출 억제를 앞두고 연말연시 고공행진 하던 5대 은행의 신용대출 잔고가 2월엔 600억원 넘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당국의 가계부채 관리 압박으로 은행권의 신용대출 조이기가 계속되는 데다, 장기간 활황세를 지속하던 주식시장이 최근 조정양상을 보이면서 빚투 수요가 줄어든 영향으로 풀이된다.

28일 은행권에 따르면 지난 25일 기준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의 신용대출 잔액은 135조1747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 1월말(135조2390억 원)과 비교해 약 한 달(17영업일)간 643억원 줄어든 수치다.

5대 은행의 신용대출 잔액은 지난 1월 한달동안 1조5909억원 급증한 바 있다. 

은행권에선 신용대출이 감소한 원인으로 주식시장 랠리가 주춤해지면서 빚투 수요가 줄어든 점을 꼽는다. 

코스피 지수는 올해초 사상 최고 행진을 벌이며 단숨에 3200포인트(p)를 돌파하기도 했지만 최근 조정국면에 접어든 상태다. 코스피 시장의 일평균 거래대금은 1월 26조4778억원에서 2월 19조681억원으로 7조3097억원(27.9%) 줄었고, 개인투자자의 증권계좌 예탁금도 68조171억원에서 65조171억원으로 3조원 감소했다.

금융당국의 압박으로 은행권이 대출한도 및 우대금리 축소 등 신용대출 문턱을 높인 것도 주된 요인이다. 

금융당국은 지난해 연 8%까지 치솟은 가계대출 증가율을 앞으로 2~3년 안에 연 4~5%대로 낮추는 것을 목표로 제시하면서 은행권에 강도 높은 관리·감독을 이어가고 있다.

그러나 신용대출 증가세가 완전히 꺾였다고 단정하기엔 이르다는 의견도 있다. 우선 금융위원회가 3월로 예고한 '가계부채 관리 선진화 방안' 발표를 앞두고 신용대출을 미리 받아두려는 막차 수요가 몰릴 수 있다. 2월 들어서도 5대 은행에서 총 2만8000여 개의 신규 마이너스통장(한도대출)이 개설되는 등 대출을 받으려는 가수요는 여전한 상황이다.

또 주춤하던 주식시장이 다시 활황으로 전환하면 관망하던 투자자들이 시장에 재유입되면서 신용대출이 다시 급증할 가능성도 있다.

은행권 한 관계자는 "주식시장이 조정양상을 보이면서 차익실현 후 다시 은행에 돈을 넣고 관망하는 분위기로 보인다"며 "증시 흐름에 따라 언제든 대출수요가 늘어날 수 있어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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