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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통제·감시 강화 이유는…자신감? 불안감?

일본 아사히신문 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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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가 전원회의 연설 도중 간부들을 향해 삿대질을 하고 있다. (조선중앙TV 갈무리) © 뉴스1
북한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가 전원회의 연설 도중 간부들을 향해 삿대질을 하고 있다. (조선중앙TV 갈무리) © 뉴스1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가 최근 당과 군의 통제와 감시를 강화한 것을 두고 체제 유지에 대한 불안감의 표시란 분석과 안정된 통치기반을 손에 넣은 증거라는 분석이 엇갈리고 있다.

아사히신문은 2일 서울발 기사에서 북한 관계자를 인용해 최근의 당내 감시 강화 움직임은 기득권층의 득세에 대해 김 총비서가 불안해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보도했다.

앞서 김 총비서는 지난 1월 8차 당대회에서 재정감사만 하던 당 중앙검사위원회에 규율 위반 행위 조사 등 검열 기능을 부여하고 집행부서인 규율조사부를 신설, 내부단속을 강화했다.

신문에 따르면 북한 내 기득권층은 당·정 고위간부의 자녀들이 입학하는 만경대혁명학원과 평양 남산학교 졸업생을 중심으로 약 10만명 가량에 이른다.

이들은 신흥 부유층인 이른바 '돈주'들로부터 뇌물을 받아 챙기고 있으며, 겉으로는 김 총비서에 복종하지만 실제로는 김 총비서도 당 간부들로 구성된 기득권층을 무시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북한 당국이 최근 북중 접경 및 시장 감시를 엄격히 하면서 외국 제품에 대한 통제를 강화하고 있는 것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대한 경계도 있지만 기득권층이 장악하는 이권을 김 총비서가 빼앗으려는 것이라고 풀이했다.

반면 아사히가 인용한 또 다른 전직 북한 고위 관료는 통치기반을 확립한 김 총비서가 더욱 강한 자세로 나오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 관료는 김 총비서가 최근 당대회에서 '당의 기초'라는 표현을 사용한 것을 두고 "자신의 통치를 이룰 수 있는 동지를 모았다는 자신감의 표현"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김 총비서뿐만 아니라 측근들도 정치적인 회의를 지도할 수 있도록 당 규약을 개정한 것도 내부 통제가 강화됐다는 증거라고 강조했다.

아사히는 북한의 감시 강화에 대해 전문가들의 평가가 엇갈리고 있지만 체제를 지탱하는 기득권층과 김 총비서의 관계에 변화가 있다는 것만은 확실해 보인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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