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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경 국채 물량 예상보다 적었지만 금리는↑…증권가 "상승세 계속"

국채 발행규모 9.9조…15조원 시장예상 밑돌아
"추가 추경 우려 여전…추세 꺾일 재료 아냐"

[편집자주]

© News1 김일환 디자이너
© News1 김일환 디자이너

정부가 4차 재난지원금 지급을 위한 올해 첫 추가경정예산을 15조원 규모로 편성하기로 했다. 국고채 발행 규모는 당초 채권시장 예상보다 적은 9조9000억원 규모로 결정됐다. 1차 추경 수급부담은 다소 완화됐다는 분석이지만 추가적인 추경 우려와 경기에 대한 기대 등으로 금리 상승세는 이어질 것으로 관측됐다. 채권시장에서 국고채 금리도 상승세를 이어갔다.

2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이날 10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전거래일 대비 0.6bp(1bp=0.01%) 상승한 연 1.966%로 마감했다. 이날 오전에는 1bp(1bp=0.01%) 가량 하락세를 보였으나 오후 들어서는 다시 상승 전환했다.

초장기물인 20년물과 30년물은 각각 3.1bp, 2.3bp 상승해 2.075%, 2.078%를 기록했다. 3년물과 5년물은 0.1bp 소폭 상승하며 마감했다. 1차 추경 국고채 발행 규모가 예상보다 적었지만 금리상승세를 꺾지는 못한 것이다.

이날 정부는 2021년도 1차 추경안 '2차 맞춤형 피해지원 대책'을 확정했다. 이번 추경안은 코로나19 확산 장기화에 따른 소상공인 등 취약계층 지원과 긴급 고용대책 이행을 위해 4차 재난지원금 지급 용도로 마련됐다. 4차 재난지원금은 19조5000억원 규모로 1~3차 규모를 뛰어넘는 역대 최대 규모다.

추경을 통한 재원조달 규모는 15조원이다. 이중 국채발행 규모는 9조9000억원 수준으로 결정됐다. 국채발행 규모를 10조원 내로 최소화하고자 정부가 남은 세금과 주택기금, 한은 잉여금 등 활용 가능한 재원을 총동원한 것으로 분석된다.

앞서 채권시장에서는 첫 추경을 통한 국고채 발행 규모가 15조원, 많게는 20조원에 달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었다. 최근 미국발 금리급등에 더해 이같은 물량 부담은 국고채 금리 급등을 부추겼다.

그러나 실제 규모가 시장의 전망치를 밑돈 만큼 추경으로 인한 수급 우려는 예상보다 줄어들었다. 또한 앞서 한국은행은 올해 상반기 5조~7조원 규모의 국고채 단순매입을 실시하고 필요할 경우 추가 대응에 나서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이를 시행할 경우 추경 물량의 약 50~70%를 매입하게 돼 시장의 부담은 더 줄어들 수도 있다.

다만 금리의 방향성은 쉽게 바뀌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올해 추경이 1회에 끝나지는 않을 것이며, 추가 추경에 대한 부담은 여전하기 때문이다. 백윤민 교보증권 연구원은 "추경과 재난지원금 규모는 시장의 예상에 대체로 부합했고, 국고채 발행 규모는 시장의 예상보다 다소 작아 급격하게 수급이 확대되는 우려는 완화됐다고 볼 수 있다"면서 "국채 발행 규모가 한은이 어느 정도 커버 가능한 범위 안에서 결정돼 4차 재난지원금과 관련한 수급 이슈는 다소 해소됐다고 볼 수 있지만, 향후 손실보상안 등 추가적인 추경 우려는 여전해 수급부담이 해소됐다고 보긴 어렵다"고 분석했다.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원도 "예상보다 국채발행 규모가 적긴 하지만, 결코 만만한 규모라고 볼 수는 없다"면서 "1차 추경이 너무 빨리 결정됐고, 향후 소상공인과 가계 소득 감소 등 부담을 생각하면 추경이 한번에 끝날 것으로 보이진 않는다. 1회 정도 추가로 이뤄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했다.

따라서 향후 추가 추경에 대한 부담과 경기 개선 전망 등으로 금리 상승세는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다수였다. 공동락 연구원은 "이번 추경이 단발성 이슈에 끝나지 않을 가능성이 높고, 추가 논의가 흘러나오고 재원이 필요하다는 얘기가 나오면 시장은 다시 흔들릴 수 있다"면서 "수급 관련한 이슈가 어느 정도 정리되면 금리가 하락 전환할 수는 있으나, 아직 그런 재료는 나오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백윤민 연구원은 "추세를 전환할 만한 재료가 나온 것은 아닌 만큼, 수급 우려와 경기개선 전망을 반영한 금리상승 압력은 계속될 것"이라며 "금리하락이 일어날 수는 있지만, 일시적 현상에 그칠 것으로 예상하며, 경계감을 늦출 때는 아니라고 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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