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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초점] 골든글로브 품은 '미나리' 아카데미도 가능할까

[편집자주]

팀 '미나리'/판씨네마 제공 © 뉴스1
팀 '미나리'/판씨네마 제공 © 뉴스1
영화 '미나리'(감독 정이삭)의 아카데미(오스카)행에 청신호가 켜졌다. '미나리'는 아카데미 전초전으로 불리는 골든글로브에서 외국어영화상을 수상했다. 지난해 '기생충'이 골든글로브에 이어 아카데미 트로피를 품에 안은 만큼, 비슷한 행보를 보여주고 있는 '미나리'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미나리'는 지난 1일 오전(미국시간 2월28일 오후) 미국 캘리포니아 베벌리힐스 더 베버리 힐튼 호텔에서 열린 제78회 골든 글로브상 시상식에서 외국어영화상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미나리'는 희망을 찾아 낯선 미국으로 떠나온 한국 가족의 특별한 여정을 담은 영화로, 한국계 미국인 배우 스티븐 연과 우리나라 배우 한예리 윤여정 등이 출연했다. '문유랑가보'로 칸영화제에서 황금카메라상, 주목할 만한 시선 부문 후보에 오른 한국계 미국인 정이삭 감독이 연출과 각본을 맡았다.

정이삭 감독은 온라인으로 골든글로브에 참석해 "'미나리'는 가족에 관한 이야기이고 그들만의 언어로 이야기하려고 노력하는 가족의 이야기"라며 "그리고 그 언어는 단지 미국의 언어나 그 어떠한 외국어보다 깊은 진심의 언어(Language of Heart)다, 저 스스로도 그 언어를 배우려고 노력하고 물려주려고 한다, 서로가 이 사랑의 언어를 통해 말하는 법을 배우길 바란다, 특히 올해는"이라고 소감을 밝혀 그 의미를 높였다.

'미나리'의 아카데미 입성 가능성은 더욱 높아지고 있다. 이 영화는 지난해 2월 열린 제36회 선댄스 영화제 심사위원 대상과 관객상 수상을 기점으로 이번 골든글로브 외국어영화상까지 휩쓸고, 미국배우조합상(SAG) 후보에도 오르는 등 전세계 영화제 및 시상식에서 77관왕을 기록 중이다.

극중 할머니 '순자'로 활약한 윤여정은 전미 비평가위원회부터 LA, 워싱턴 DC, 보스턴, 샌프란시스코, 시애틀, 뉴욕 온라인, 그레이터 웨스턴 뉴욕, 오클라호마, 캔자스시티, 세인트루이스, 뮤직시티, 노스캐롤라이나, 노스텍사스, 뉴멕시코, 샌디에이고, 아이오와, 콜럼버스, 사우스이스턴, 밴쿠버, 디스커싱필름, 미국 흑인, 피닉스, 온라인여성비평가협회와 미국 여성영화기자협회, 팜스프링스 국제영화제, 골드 리스트 시상식, 선셋 필름 서클 어워즈까지 북미 지역에서 여우조연상으로 총 28관왕을 차지했다.

한예리 역시 골드 리스트 시상식에서 여우주연상을 받았으며, 그가 직접 부른 '미나리' OST '레인 송'(Rain Song)이 제93회 아카데미시상식 주제가상 1차 후보에 오른 상태다.
영화 '미나리' 포스터 © 뉴스1
영화 '미나리' 포스터 © 뉴스1
이 같은 성과에 힘입어 '미나리'의 아카데미 시상식 후보작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오는 15일 제93회 아카데미 시상식 최종 후보를 발표하는 가운데, 미국 매체 버라이어티는 4일 아카데미 여우조연상 유력 후보로 윤여정을 첫 번째로 지명했다. 여우주연상 유력 후보 중 다섯 번째로 한예리를 지목됐으며, 작품상에서는 3위, 감독상 3위, 각본상 3위, 남우주연상(스티븐 연) 4위, 주제가상('레인 송') 4위 등도 언급되며 '미나리'의 아카데미 입성 기대감은 높아지고 있다.

'미나리'의 경우 미국 제작사가 제작하고 한국계 미국인 감독이 만든 영화지만, 극중 쓰이는 언어의 50% 이상이 외국어(한국어)인 점 때문에 골든글로브에서는 외국어영화로 분류돼 작품상이나 감독상, 각본상 등 주요 후보에 이름을 올리지 못하기도 했다.

반면 아카데미의 경우 대사가 영어가 아닌 영화에도 그간 주요 부문의 상을 수여해 왔다. '기생충' 역시 지난해 열린 제92회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을 비롯해 각본상, 감독상, 국제장편영화상(구 외국어영화상)을 받았다. 이에 오는 4월26일(미국시간 4월25일) 펼쳐질 제93회 아카데미상 시상식에서 '미나리'가 어떤 결과를 낳을지 이목이 쏠리고 있다.

이와 관련해 정지욱 영화평론가는 뉴스1에 "'미나리'는 한국 이민자가 체득하는 과정과 이상적인 가정의 모습을 진솔하게 보여줬고, 단순히 이민자뿐만 아니라 종교와 자연적인 모습을 섬세하게 잘 보여줬다"라며 "이에 북미에서 평단의 반응이 좋아서 '기생충'에 이어 작품, 감독, 각본 등 주요 부문에서는 긍정적인 평가를 기대해볼 만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다만 이 영화는 독립영화제인 선댄스 출품 영화라, 일반 상업영화와 놓였을 때 또 다른 평가를 받을 수도 있고, 아카데미가 굉장히 보수적인 측면이 있기 때문에 연기상의 가능성은 다소 어려울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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