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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LG 이어 삼성도…美서 'QNED' 상표권 등록 실패

美특허청, 지난달 삼성디스플레이의 'QNED' 신청 거부
"기술설명에 불과"…지난 1월 LG전자 거절과 같은 이유

[편집자주]

서울 서초구 삼성전전자 사옥 깃발이 휘날리는 모습/뉴스1 © News1 김명섭 기자
서울 서초구 삼성전전자 사옥 깃발이 휘날리는 모습/뉴스1 © News1 김명섭 기자

삼성이 차세대 디스플레이 기술로 개발 중인 'QNED(퀀텀나노발광다이오드)'를 미국에서 상표권으로 등록해 독점하려다가 당국에 의해 거절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보다 앞서 LG도 미국에서 'QNED' 용어를 자신들만의 상표로 등록하려다 거부당한 바 있다. 한국을 대표하는 기업이자 글로벌 TV 시장 라이벌 관계인 삼성과 LG가 미국에서 동일한 상표권을 두고 경쟁을 벌이다가 나란히 퇴짜를 맞은 셈이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 특허청(USPTO)은 지난달 25일(현지시간) 삼성디스플레이가 요청한 상표권 출원(Trademark Application)에 대해 "거부(Refusal)한다"는 예비판정을 내렸다.

삼성디스플레이가 지난해 9월 20일 미 특허청에 상표권을 출원한 지 5개월여만에 내려진 결정이다.

당국은 예비결정문을 통해 삼성디스플레이의 상표 출원에 대해 거부 판정을 내린 이유로 "단순히 설명에 불과하다(MERELY DESCRIPTIVE)"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출원인의 상품의 특징을 설명하는 표현에 불과하기 때문에 신청을 거절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국 특허청(USPTO)이 지난 2월 25일(현지시간) 삼성디스플레이에 통지한 'QNED' 상표 출원에 관한 예비 결정문의 일부(자료=USPTO 제공) © 뉴스1
미국 특허청(USPTO)이 지난 2월 25일(현지시간) 삼성디스플레이에 통지한 'QNED' 상표 출원에 관한 예비 결정문의 일부(자료=USPTO 제공) © 뉴스1

이는 QNED가 글로벌 디스플레이 업계에서 차세대 기술로 개발 중인 '퀀텀나노발광다이오드(quantum nano-emitting diode)'를 설명하는 줄임말에 불과하기 때문에 상표로 등록할 수 있는 조건을 충족하지 못한다는 이유에서다.

미국 특허법에 따르면 상표등록 신청인의 상품이 타인의 것과 구별이 가능할 때에는 일부 예외적인 경우를 제외하고 등록을 거부할 수 없도록 명시돼 있다.

이때 등록을 거부할 수 있는 예외 조항의 첫번째가 '상품에 대해 단순히 설명하거나 혹은 사칭해서 기술하는 것'(merely descriptive or deceptively misdescriptive of them)이다.

업계에선 이미 삼성디스플레이의 QNED 상표 출원이 거절당할 가능성이 높았던 것으로 예상해왔다. 한발 앞서 미국에서 QNED 상표권을 등록하려고 했던 LG전자의 출원도 실패로 돌아갔기 때문이다.

미국 특허청은 지난해 9월에 삼성디스플레이보다 3주 가량 빠르게 QNED 상표를 출원했던 LG전자를 상대로 지난 1월 중순 '거부' 예비결정을 내린 바 있다.

LG전자는 올해 처음 선보인 미니 LED TV 시리즈에 'LG QNED'라는 명칭을 붙였다. 기존 LG전자의 LCD TV에 적용된 나노셀(Nanocell) 기술에 퀀텀닷(Quantum Dot)을 더한 것이라서 QNED라고 부르게 됐다는 게 LG전자의 설명이다.

LG전자(왼쪽)와 삼성디스플레이가 각각 지난해 9월 7일과 25일에 한국 특허청에 상표등록을 출원한 'QNED' 상표권의 모습(사진=특허청) © 뉴스1
LG전자(왼쪽)와 삼성디스플레이가 각각 지난해 9월 7일과 25일에 한국 특허청에 상표등록을 출원한 'QNED' 상표권의 모습(사진=특허청) © 뉴스1

문제는 LG전자가 미니 LED TV에 이름붙인 QNED가 이미 삼성전자가 2017년부터 출시해온 프리미엄 TV 라인업인 'QLED'와 유사한 데다가, 삼성디스플레이가 개발 중인 것으로 알려진 자발광 기반의 퀀텀닷 디스플레이 QNED와 똑같다는 것이다.

삼성 입장에선 경쟁사가 자신들의 TV 제품명과 비슷한 명칭을 사용한 것뿐만 아니라 차세대 TV 디스플레이 기술로 개발 중인 QNED 용어를 먼저 선점한 것에 대해 심기가 불편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지난해 9월초 LG전자가 미국, 호주, 한국, 유럽 등에서 QNED 상표권을 출원했다는 사실이 알려지자마자 삼성도 동일한 4개 지역에서 똑같은 상표 등록에 나서며 맞대응한 것도 이를 뒷받침하는 대목이다.

다만 LG와 삼성이 나란히 미국에서 QNED 상표 등록에 실패했지만 이는 앞으로 해당 용어를 쓰지 못하는 게 아니라 독점적으로 사용할 권한을 확보하지 못한 것이다.

실제로 삼성과 LG는 지난해 하반기에 각자의 사명을 붙인 새롭게 상표 출원에 나서기도 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10월 '삼성 QNED(Samsung QNED)'라는 상표를 미국, 유럽, 호주, 한국 등 4곳에 출원했다.

LG그룹 지주사인 ㈜LG도 지난해 12월에 유럽, 한국, 미국, 호주, 뉴질랜드, 캐나다 등 11곳에서 'LG QNED'를 자신들의 상표권으로 등록하기 위한 심사를 받고 있는 상태다.

LG전자가 2021년 처음 선보이는 미니 LED TV 'LG QNED'의 모습(LG전자 제공) © 뉴스1
LG전자가 2021년 처음 선보이는 미니 LED TV 'LG QNED'의 모습(LG전자 제공) ©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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