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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서 문과 불리할 수도…"입시기관도 등급 예측 어려워"

문·이과 통합 수능 첫 적용 2022수능 시행기본계획
EBS 연계 축소 등 변수 복잡…수시 불확실성 커져

[편집자주]

2022학년도 수능 시행기본계획이 발표된 16일 서울의 한 학원가 모습. 2021.3.16/뉴스1 © News1 성동훈 기자
2022학년도 수능 시행기본계획이 발표된 16일 서울의 한 학원가 모습. 2021.3.16/뉴스1 © News1 성동훈 기자

오는 11월18일 실시되는 2022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이 처음 문·이과 통합형으로 치러지면서 수시모집에서 수능 점수를 예측하는 데 혼란이 클 것으로 입시전문가들은 내다봤다. 

수능 과목 구조가 '공통과목+선택과목'으로 바뀌면서 수학에서 문과 학생이 불리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EBS 교재·강의와 연계해 출제하는 비율이 50%로 낮아지고 간접연계 방식이 확대되면서 수험생 부담도 이전보다 커질 것으로 보인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16일 발표한 2022학년도 수능 시행 기본계획에서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2015개정 교육과정 취지를 반영해 문·이과 통합형 수능이 처음 적용된다는 데 있다.

국어·수학 영역에서 '공통과목+선택과목' 방식을 도입했고, 탐구영역도 사회·과학탐구 구분 없이 17개 선택과목 중 최대 두 과목을 선택해 응시할 수 있다.  

특히 수학에서는 문·이과 학생이 처음으로 같은 문제로 시험을 보게 된다. 지난해 수능까지 주로 이과는 수학 가형, 문과는 수학 나형을 선택해서 응시했다. 

올해는 30문항 중 22문항(75%)은 문·이과 공통으로 출제되고 나머지 8문항(25%)는 선택과목에서 출제된다. 공통과목은 수학Ⅰ, 수학Ⅱ이다. '확률과 통계', '미적분', '기하' 세 과목 중 한 과목을 선택하면 된다. 

이 때문에 일반적으로 수학에 강한 이과 학생에 비해 문과 학생이 불리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수시모집에서 수능 최저학력기준이 있는 전형에서는 문과 학생이 다소 불리할 수 있다는 것이다. 

임성호 종로학원하늘교육 대표는 "수능 30문항 중 22문항이 공통과목이라 공통과목의 변별력이 높을 수밖에 없어 문·이과 유불리가 발생할 수도 있다"라며 "정시에서는 문과 학생은 문과 학생, 이과 학생은 이과 학생끼리 경쟁하는 구도이기 때문에 점수 유불리가 발생한다 해도 큰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평가원은 '공통과목+선택과목' 구조로 실시하는 국어·수학에서 공통과목 점수를 활용해 선택과목 점수 조정 절차를 거친 후 표준점수와 등급을 산출하기 때문에 유불리 현상은 나타나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국어와 수학에서 '공통과목+선택과목' 구조가 도입되면서 최고난도 문항을 일컫는 이른바 '킬러문항'이 어떻게 바뀔지도 올 수능에서 주요 변수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지금까지는 수학에서 객관식 마지막 문항인 21번과 주관식 마지막 문항인 29번, 30번 문항이 최상위권을 변별하기 위한 킬러문항으로 꼽혔다. 국어 또한 대부분 독서 영역에서 킬러문항이 출제되는 경향이 있었다.

임 대표는 "변별력 확보를 위해 킬러문항은 출제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이는데 공통과목, 선택과목에 따라 킬러문항이 어떻게 나타날지도 올 수능의 변수"라며 "국어의 경우 공통과목(독서·문학)과 선택과목인 '언어와 매체', '화법과 작문'에서 각각 킬러문항을 출제될 수도 있다"라고 말했다.

EBS 교재·강의와 수능을 연계하는 비율이 기존 70%에서 50%로 낮아지고 간접연계가 확대되는 것도 변수다. 영어영역은 모두 간접연계로 출제된다. 간접연계는 EBS 교재·강의의 지문을 그대로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주제 요지가 비슷한 지문을 다른 책에서 발췌해 활용하는 것이다. 수험생 부담이 커지는 측면이 있다. 

문·이과 통합 수능으로 '공통과목+선택과목' 구조가 적용되면서 발생하는 선택과목 간 난이도 차이, EBS 연계율 축소 등 여러 변수가 겹치면서 올해 수험생은 수능 점수 예측에서 이전보다 더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입시전문가들은 우려하고 있다.

임 대표는 "올해 입시는 수능 점수에 영향을 미치면서 변수가 더욱 복잡해지면서 수시 지원에서 수능 최저학력기준 충족 여부에 대한 불확실성이 더욱 커졌다"라며 "입시기관에서조차 올해 등급 예측과 점수 예측이 상당히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라고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임 대표는 이어 "선택형 수능에 따른 과목 간 킬러문항 발생 변수에 EBS 연계율까지 하락해 수험생 입장에서는 기존 기출문제 패턴 방식으로만 공부하기에는 어려울 수도 있다"라며 "기존보다는 다소 난이도 있게 공부하고 전국 단위 모의고사에서 정확한 진단을 받아보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강조했다.  

◇56개 대학, 자연계열에 '미적분·기하' 지정…"문·이과 통합 형식적" 지적도

문·이과 통합 수능이라는 취지가 사실상 형식에 그친다는 지적도 나온다. 수험생 선호도가 높은 주요 대학을 포함해 56개 대학은 자연계열 지원자에게 '미적분'과 '기하' 가운데 한 과목을 선택하도록 지정했기 때문이다.

탐구영역에서도 과학탐구를 지정한 대학이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등 62개 대학에 달한다. 사실상 서울 주요대학에서는 문과와 이과가 구분되는 셈이다. 국어는 모든 대학이 선택과목을 따로 지정하지 않았다. 

이만기 유웨이 교육평가연구소장은 "서울 주요대학의 경우 자연계 모집단위 대부분 수학 '미적분, 기하 중 택1', 과학탐구를 지정해 반영한다"라며 "본인이 지원하고자 하는 대학뿐 아니라 대학 내에서 하위 모집단위의 수학·탐구 반영방법을 면밀히 살펴 대비해야 한다"라고 조언했다.

임 대표는 "올해는 선택형 수능 도입으로 점수에 미치는 변화가 복잡·다변화됐다"라며 "평가원, 교육청 모의고사에서 문·이과 간의 점수 차, 선택과목 간의 점수 상황 등 정밀하고 세밀한 자료를 수험생에게 추가 공개해 불확실성에 대한 불안감을 해소해 줄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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