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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운떡볶이가 너무 매워요"…'별점 테러' 해결사 나선 네이버, 통할까

네이버, 별점 대신 '태그 구름'…별점 폐지, 업계 트렌드로 이어질까

[편집자주]

네이버 방문자 리뷰 (네이버 캡처) © 뉴스1
네이버 방문자 리뷰 (네이버 캡처) © 뉴스1

식당·카페 이용 후기 작성 시 악의적으로 낮은 별점을 매기는 이른바 '별점 테러'가 새로운 사회 문제로 떠오른 가운데 네이버가 업계 최초로 '별점 평가' 시스템을 없앴다. 별점 테러로 소상공인이 애꿎은 피해를 보는 상황을 막기 위해서다.

네이버는 지난 17일 "리뷰의 역할을 재정의하겠다"며 "평점 기반의 '별점 시스템'을 없애고, 네이버의 AI기술을 기반으로 제공되는 '태그 구름'이 그 자리를 채운다"고 밝혔다.

그동안 별점 평가 시스템은 국내외를 막론하고 다양한 플랫폼 사업자들이 활용하는 '글로벌 표준'으로 자리 잡아왔다. 이용자가 간편하게 평가를 남길 수 있고, 사용자도 한 눈에 가게를 평가할 수 있는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배달업계가 때아닌 호황을 누리자 동시에 황당한 이유로 낮은 별점을 주는 별점 테러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올랐다.

실제 자영업자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별점 테러에 대한 고충은 끊이지 않고 있다. '군만두 서비스를 주지 않았다' '매운 떡볶이가 너무 맵다' 등의 황당한 이유는 물론 아무런 이유 없이 별점 1점을 주는 경우도 있다. 심지어 한 미용실은 학생 아르바이트를 동원해 신규 미용실에 조직적 별점 테러를 가한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일기도 했다.

문제는 이같은 악성 리뷰 하나에 자영업자들의 매출은 크게 흔들린다는 점이다. 특히 소규모 식당의 경우 그 영향이 상당하다.

서울 동대문구에서 닭볶음탕집을 운영하는 사장은 "악성 리뷰 하나가 달리면 그날 배달 매출은 절반으로 줄어든다고 보면 된다"며 "리뷰 내용과 관계없이 손님들은 '문제가 있는 식당'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고 토로했다.

별점 평가 자리에 새로 도입될 태그 구름의 모습. (네이버 제공)© 뉴스1
별점 평가 자리에 새로 도입될 태그 구름의 모습. (네이버 제공)© 뉴스1

◇ 네이버, 별점 평가 대신 '태그 구름'

네이버가 도입하기로 한 '태그 구름'은 업체의 개성을 소개하는 키워드를 노출한다. 네이버가 제시한 태그 구름 가안을 살펴보면 빵집의 경우 #건강한맛 #쌀빵 #비건빵 등이 나타나고, 레스토랑의 경우 #남산뷰 #스테이크맛집 #야경 등이 나타난다.

물론 AI 기술을 기반으로 제공되기 때문에 #비싼편처럼 다소 부정적인 키워드도 제공된다. 즉, 정보 제공이라는 본연의 취지는 살리되 일률적인 척도에 담기 힘들었던 '개성'을 확인할 수 있는 것이다.

실제 자영업자들은 "이제 별점 하나하나에 연연해 하지 않아도 된다"며 크게 기뻐했다. 자영업자들은 그간 '별점 평균'이라 불리는 4점 이상을 맞추기 위해 무던히 노력해왔다. 별점 1점 또는 2점이 부여된다면, 다시 별점 평균을 맞추기 위해 리뷰이벤트(리뷰 게시 약속시 서비스 제공)를 시행하거나, 직접 고객을 찾아가 리뷰 삭제를 요청해야했다.

한 자영업자는 "낮은 별점을 받으면 이유를 막론하고 손님께 죄송하다고 해야 하는 심정은 암담했다"며 "이제 '리뷰 갑질'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자영업자도 "해시태그로 가게를 대표하는 단어가 조합되는 형태라면 한두 개의 악성 리뷰가 크게 범위를 차지하지 못할 것이다"며 기뻐했다.

 자영업자 커뮤니티에 올라온 황당한 리뷰 사례(네이버 카페 캡처) © 뉴스1
 자영업자 커뮤니티에 올라온 황당한 리뷰 사례(네이버 카페 캡처) © 뉴스1

◇ 별점 폐지, 업계 트렌드로 이어질까?


배달의민족 뿐 아니라 카카오맵, 야놀자, 에어비앤비 등 플랫폼 서비스 대부분이 별점 평가 시스템을 적용하고 있다는 점에서 네이버의 별점 폐지가 업계 트렌드로 이어질 거라는 의견도 제시됐다. 다만 업계 관계자들은 "쉽게 별점 폐지를 선택할 수 없을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익명을 요구한 한 업계 관계자는 "높은 별점을 유지하기 위해 사장들이 들인 돈과 시간 노력은 상당하기 때문에 별점을 폐지한다고 하면 크게 반발하는 사장도 많을 것이다"며 "별점은 자영업자의 재산처럼 여겨지기도 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별점의 부정적 영향만 비치고 있지만 사실 별점으로 혜택을 보는 사장들도 많다"며 "높은 별점이 매출에 주는 영향이 상당하다"고 말했다.

실제 자영업자 커뮤니티에서는 "별점으로 스트레스를 받긴 했지만 이벤트도 하고, 별점 관리 열심히 했는데 뭔가 시원섭섭하다"는 반응도 보였다.

배달의민족 관계자도 "악성 리뷰를 차단하기 위한 정책은 지속적으로 시행하고 있다"면서도 "아직 별점 평가 폐지는 논의된 바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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