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녀시대 티파니 영이 19일 서울 신사동 빌라드뮤리에서 열린 라운드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1.4.19/뉴스1 © News1 권현진 기자 |
티파니 영은 19일 서울 강남구 도산대로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 취재진과 만나 '시카고'와 관련된 이야기를 나눴다. 지난 2일 개막한 '시카고는' 1920년대 재즈의 열기와 냉혈한 살인자들이 만연하던 시대, 미국의 쿡카운티 교도소를 배경으로 벌어지는 이야기다.
"2009년에 20대가 되자마자, 한국에서 소녀시대 멤버들과 뮤지컬 '시카고'의 최정원, 옥주현 선배님 공연을 갔었는데 볼수록 더 매력에 빠져들었다. 스토리 라인이 탄탄해서 시간이 지날수록 더 이해가 가고, 더 알고 싶더라. 그리고 너무 멋지다. 미니멀하지만 임팩트 있는 '시카고' 스타일을 좋아한다. 조명, 연출, 사운드, 밴드 하나하나 다 너무 좋다. 특히나 2009년에 봤던 작품을 하게 된다는 게 색다르고 감동적이다."
소녀시대 티파니 영이 19일 서울 신사동 빌라드뮤리에서 열린 라운드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1.4.19/뉴스1 © News1 권현진 기자 |
매일 같이 연습에 몰두하고 있다는 티파니는 "연기, 춤, 노래뿐만 아니라 정확한 타이밍, 악기 큐사인, 조명 위치까지도 맞게 기획된 공연인 만큼 몇 박자에서 어떻게 내려올지도 계산돼 있는데, 제가 해본 것 중에서 가장 어렵다"라며 "그래서 연습만이 살 길이라 생각하면서 매일매일 하고 있다. 제가 운동선수라면 정말 좋은 코치님을 만난 덕분에 잘 해내고 있다. 사실 가장 어려운 점은 제가 생각을 영어로 하다 보니까, 한국어로 노트를 받으면 이걸 다시 영어로 적는데 집중이 안 되는 경우도 있었다. 그래도 현장에 정말 좋은 통역분이 계셨고, 덕분에 한국어가 더 늘고 있다. 어떻게 하면 한국어로 더 전달을 잘할 수 있을지 집중해서 하고 있다. 특히 어색한 어미를 잘 파악하지 못해서 오래 걸리기도 했는데, 매일 녹음하면서 연습하다 보니 더 많이 좋아졌다"고 했다.
최근 공연에서 배우 최정원은 티파니와의 신에서 소녀시대 노래 '지'를 인용해 깜짝 애드리브를 선보인 바 있다. 이에 대해 티파니는 "사실 연습할 때 애드리브를 거의 안 하는데, 그날 '아기와 나' 넘버 하고 나서 최정원 선배가 '지지지지 베이비'라고 하는데 다 터졌고, 저도 웃음이 터지고 말았다. 진짜 그 이후로 다시는 웃지 않으려고 혼자서 연습하면서 '정신차려!'라며 이 악물고 한다, 그래도 그날 관객분들 반응이 좋아서 다행이었다, 저만 멘붕이 왔다"며 에피소드를 풀었다.
소녀시대 티파니 영이 19일 서울 신사동 빌라드뮤리에서 열린 라운드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1.4.19/뉴스1 © News1 권현진 기자 |
2009년 함께 '시카고'를 봤던 소녀시대 멤버들은 최근 티파니의 록시 하트를 보러 왔다고. 그는 "제가 '시카고' 오디션 때문에 한국에 오게 됐고, 이 오디션에서 합격하면 한국에 1년 동안 있을 수 있다고 하니까, 멤버들이 합격하길 간절하게 기도해줬다"라며 "멤버들에게도 애절한 작품이고, 또 오디션이 되고 나서 자랑스러워 해줘서 뿌듯하다"고 했다. 이어 "최근에 공연을 보고 나서 '티파니 이제 댄스 해야겠다'고 하더라. 제가 엇박에 춤 맞추는 걸 보고 놀라워했다. 엑소 카이, 샤이니 태민씨 춤을 너무 좋아해서 언젠간 저렇게 출 수 있을 거라고 얘기했었는데, 이제 엇박에 춤을 추는 걸 보더니 효연이 감동했다. 그리고 록시와 잘 어울리는 것 같다고 해줘서 기분이 정말 좋았다"며 활짝 웃었다.
록시를 만나 많이 달라졌다는 티파니는 "록시에게 고마워해야 할 부분은 실수를 해도 세상이 무너지는 것처럼 하지 않을 수 있게 됐다. 록시는 아이디어 뱅크이고, 순발력이 좋고, 유연성이 넘치는데 그 모습에 반했다"라며 "사실 연습 초반에는 한 신 하나 틀리면 도미노처럼 와르르 무너지면서 자책하곤 했다. 그런데 이제 록시처럼 '뭐 어때' '다른 거 할 수 있지' 이런 마인드가 됐다. 마침 내게 필요한, 선물 같은 역할을 만나게 된 것이다. 그간 엄격하고 완벽한 퍼포먼스 트레이닝을 많이 받았는데 이 현장에서 치유를 하게 됐다"고 전했다.
소녀시대 티파니 영이 19일 서울 신사동 빌라드뮤리에서 열린 라운드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1.4.19/뉴스1 © News1 권현진 기자 |
이어 "이제야 편하고, 연습실 갈 때 정말 행복하다. 예전대로라면 아침 일찍 일어나서 풀 메이크업을 했을 텐데, 이제는 있는 그대로 꾸미지 않아도 나라는 걸 깨달았다. 많이 건강해졌다. 이제 풀메이크업이 낯설게 느껴질 정도로, 내추럴하게 있는 편이다"라며 "드디어 내 안에서 발란스가 많이 맞춰진 것 같다. 내 자신을 내려놓을 수 있게 됐고, 편하게 힘도 받고, 위로도 받고 에너지를 얻을 수 있게 됐다, 드디어 내 자신을 만난 것 같다"라며 되돌아봤다.
티파니는 '시카고'로 듣고 싶은 말이 있냐는 물음에 "항상 받는 질문이지만 안 변한다, '역시'라는 단어가 많은 의미를 담고 있어서 정말 좋다"라며 "'역시 네 걱정은 하는 게 아니었어, 너무 잘해'라고 주변에서 얘기를 들었을 때 정말 좋아서 잠이 안 왔다, 골드를 딴 기분이다"라며 웃었다. 이어 "티파니하면, '역시' 이런 말을 듣고 싶다. 역시 티파니, 멋진데 이 말을 듣기 위해서 열심히 노력 중이다"라고 강조했다.
티파니는 록시를 통해 좋은 에너지를 주고 싶다며 "생각하는 것보다 내가 더 록시를 사랑하고, 그리고 그만큼 보시는 분들도 더 록시를 좋아하게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이어 "제 성격이 좋은 거 다 나누고 알려주고 싶은 스타일이라, 록시로 좋은 에너지를 꼭 드리고 싶다. 기분 전환하러 저를 보러와주셨으면 좋겠다, 그리고 좋은 에너지로 오래오래 함께 신나게 공연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소녀시대 티파니 영이 19일 서울 신사동 빌라드뮤리에서 열린 라운드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1.4.19/뉴스1 © News1 권현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