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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관탐방] '퇴근후 바다 보며 요가' 국립해양박물관

"어린이 해양 교육, 미래 해양인재 육성 첫 단계"
포스트 코로나 대비 첨단기술 활용 디지털 전시 도전

[편집자주] 부산지역에는 우리나라 해양항만수산 경쟁력을 강화함으로써 국가경제발전에 기여하기 위해 설립된 많은 기관이 있다. 해양항만수산 산업에 활력을 불어넣고, 바다를 지속가능한 자원으로 활용·유지하기 위해 힘쓰고 있는 기관을 찾아 성과와 비전, 지역상생을 위한 노력을 들어본다.

국립해양박물관 전경© 뉴스1
국립해양박물관 전경© 뉴스1

부산 영도구 소재 국립해양박물관은 부산에서 유일한 국립박물관으로, 해양에 대한 국민들의 의식 고취와 해양문화 인프라 확충을 목표로 지난 2012년 7월 개관했다.

국내에서 세 번째로 큰 규모를 자랑하는 이곳 박물관은 '나의바다, 우리의 미래'라는 비젼으로 해양문화와 역사·인물, 항해선박, 해양생물, 해양체험, 해양산업, 해양영토, 해양과학 등 해양의 모든 분야를 아우르고 있다.

물방울을 형상화한 박물관의 외관이 돋보이는데, 이는 5대양 6대주를 향해 나아가는 대한민국의 해양정신을 상징한다.

그동안 국립해양박물관에는 수도권을 제외한 박물관 중 유일하게 100만이 넘는 관람객이 방문했다.

박물관 관계자는 "국내외에 산재 돼 있는 해양관련 유물의 수집·보존·연구·전시 등을 통해 해양비전을 종합적이고 체계적으로 제시하고, 해양문화 인프라를 구축을 통한 국민의 해양의식 제고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안내했다.

다만 최근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장기화로 관람객이 줄어든 분위기다. 박물관측은 위기를 기회로 삼아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대비한다는 계획이다.
    
◇전시·관람을 넘어 복합문화공간으로

전시·관람만 하던 박물관은 이제 옛말이다. 최근 박물관들은 권위있고 조용한 배움의 공간이라는 공식에서 탈피해 관람객과 서로 상호 작용하고, 일상에서 벗어나 복합적이고 새로운 자극을 받을 수 있는 문화공간으로 변화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박물관은 많은 관람객들이 찾을 수 있도록 문턱을 낮추기 위한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예를 들면 최근 박물관은 '워라밸의 밤: 요가@뮤지엄'을 추진, 저녁 시간에 직장인을 대상으로 전시·관람의 기회를 제공하고 오륙도 바다를 바라보면서 요가를 하는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기획전 관람중인 참여자들(국립해양박물관제공)© 뉴스1
기획전 관람중인 참여자들(국립해양박물관제공)© 뉴스1

박물관이라는 공간에서 신체활동을 하는 것이 일상에 큰 자극이 됐다는 게 당시 프로그램 참여자들의 평가다.

이어 22일 지구의 날에는 '바다를 꿈꾸다, 海멍海몽夢 멍때리기 대회'를 개최, 또 한번 관람객들과의 소통에 나선다.

잠시 일상을 멈추고 바다와 하늘, 공기를 느끼며 지구와 하나되는 경험을 가져보자는 취지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일상에 지친 시민들의 마음을 조금 쉬어가게 하자는 의미도 담겨 있다.

박물관측에 따르면 이번 행사 참가자 모집이 하루 만에 모집이 완료됐다. 이에 대해 박물관 관계자는 "박물관의 역할과 필요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볼 수 있는 계기가 됐다"며 "시민과 국민들을 위해 박물관이 할 수 있는 일을 더 많이 고민하겠다"고 말했다.

◇문화재지정 사업, 해양자료 가치 확산

국립해양박물관은 현재까지 약 2만5000여 점의 해양관련 자료를 수집했으며, 문화재지정 사업을 통해 다양한 해양 자료들을 문화재로 지정해 그 가치가 확산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그 중 2017년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된 조선통신사 관련 유물이 눈에 띤다. 유물의 내용은 △1811년 통신사 일행을 송별하면서 일본인들이 지은 시로 통신사의 인품에 대한 칭송과 양국의 우호에 대한 바람이 담겨 있는 조선통신사 봉별시고 △서로 시가를 주고 받으며 문학으로 교류했던 기록인 수창시 △1811년 통신사의 사자관으로 일본에 간 동강 피종정이 쓴 오언시인 시고 △통신사 수행화원이 그린 도화소조도 등 4점이다.

이 유물과 관련해 박물관은 지난 2017년 12월부터 2018년 3월까지 '해양명품 100선, 바다를 품다' 기획전을 진행한 가운데, 평소 보기 힘들었던 작품을 전시해 관람객으로 부터 역사적 가치는 물론 아름답고 귀한 유물들을 보며 힐링할 수 있었다는 평가를 받은 바 있다.

◇ 미래세대를 위한 해양교육 지원

최근 정부와 각 지차체는 바다를 지속가능한 자원으로 활용·유지하기 위한 다양한 정책을 추진 중이다. 이와 관련해 박물관은 미래 세대의 바다에 대한 인식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어린이 대상 해양교육은 미래 해양인재 육성 및 해양 친숙화의 첫 번째 단계로 그 의미가 크다는 게 박물관측의 생각이다.

해양역사인물 체험중인 아이들 (국립해양박물관제공)© 뉴스1
해양역사인물 체험중인 아이들 (국립해양박물관제공)© 뉴스1

해양환경을 되살리자는 학생들의 목소리를 담는 '주니어해양컨퍼런스'가 오는 7월 개최되는 가운데, 박물관은 많은 해양관련 기관들과 뜻을 함께하며 행사를 지원하고 있다.  

내부적으로는 어린이박물관 전시연계 프로그램, 놀이형 수업, 해양교재 등을 체계적인 어린이 해양 관련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향후 박물관은 현재 확보돼 있는 인근 부지에 해양미래관(가칭)을 지어 어린이해양박물관 등의 특화된 공간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지난 10년, 앞으로의 10년

국립해양박물관은 내년이면 개관 10년에 접어든다. 국내 유일의 종합해양박물관으로서 그동안 수행해 온 성과를 발판으로 더 차별화된 박물관으로 도약하기 위해서 는 해결해야 될 많은 과제들이 있다.

지리적으로 접근성이 떨어지는 탓에 시민의 관심이 덜 미친다는 고충도 있다. 이와 관련해 박물관측은 학계와 문화예술계, 기업·정치인 등 각 분야의 해양문화 리더들을 모아 박물관 아너스 클럽을 만들 구상을 하는 등 다방면으로 활로를 모색 중이다.

와관적으로는 노후화된 전시공간을 개편하고 선진 전시기법을 도입해 해양관련 자료들을 더욱 인상적으로 선보일 수 있게 할 예정이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대비한 비대면 온라인 전시를 강화하기 위한 노력도 진행 중이다. 다양한 멀티미디어를 활용한 영상 콘텐츠 생산 뿐 아니라, AR(증강현실)과 VR(가상현실) 같은 첨단기술을 활용한 디지털전시에 대한 도전도 앞두고 있다.

박물관은 디지털플랫폼이 늘어나고 있는 만큼 국내에 한정되지 않고 전 세계로 우리의 콘텐츠가 공유되고 서로 교류할 수 있도록 세계 각국의 해양관련 기관들과 업무협약을 통한 협업도 계획 중이다.

박물관 관계자는 "박물관 특유의 엄숙주의를 벗어던지고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도록 하는 한편, 일상과 구분되는 특별한 경험을 선사하는 문화공간으로 탈바꿈 하기 위한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다"며 "시민들의 지속적인 관심을 바란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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