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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가온 마이데이터 시대]⑨"보험계 스타벅스 꿈꾼다…정보 확대해야"

김옥균 보맵 부대표 인터뷰…"마이데이터로 추천서비스 고도화"

[편집자주] 오는 8월이 되면 우리 생활에 또 한번 큰 변화의 바람이 분다. 은행·보험·카드 등 곳곳에 흩어진 자신의 신용정보를 한데 모아 관리할 수 있는 마이데이터 시대가 열린다. 일반 개인들도 자산가들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다양한 맞춤형 금융서비스를 제공받게 된다. 금융회사와 빅테크기업으로선 기회이자 위기다. 몇달 앞으로 다가온 마이데이터 시대를 점검해 본다.

김옥균 보맵 부대표가 13일 서울 서초구 강남대로 보맵 사무실에서 뉴스1과 인터뷰를 갖고 있다. 2021.4.13/뉴스1 © News1 임세영 기자
김옥균 보맵 부대표가 13일 서울 서초구 강남대로 보맵 사무실에서 뉴스1과 인터뷰를 갖고 있다. 2021.4.13/뉴스1 © News1 임세영 기자

"정보가 풍성하고 다양해야 똑똑한 서비스가 나올 수 있어요. 정보 범위를 보수적으로 제한하지 않는 것이 마이데이터 사업 취지에 맞다고 생각합니다. 정보 인증방식도 다양화할 필요가 있어요. 공동인증서 하나로 서비스를 시작하게 될 것 같은데 고객 접근 시작부터 허들(장애물경주)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김옥균 보맵 부대표는 지난 13일 서울 서초구 보맵 사무실에서 <뉴스1>과 인터뷰를 갖고 '마이데이터 시행을 앞두고 사업자 입장에서 개선됐으면 하는 부분이 있느냐'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국내 대표 인슈어테크(보험+기술) 기업인 보맵은 맞춤형 보험상품을 제안하고 보험금 청구 및 건강 분석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지난해 국내 최초로 글로벌 100대 인슈어테크 기업에 선정됐으며 지난 1월에는 마이데이터 사업 본인가를 받았다.

김 부대표는 마이데이터 사업이 잘 되기 위해서는 제공 정보 범위가 넓어져야한다고 했다. 그는 "현재 마이데이터에서 규정하는 정보는 계약자 기반인데, 계약자와 피보험자가 다를 경우 정보가 수집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가족이 들어준 보험이 있는 고객의 경우, 같은 보장의 보험을 또 가입할 필요가 없다. 계약자 기반 정보만 수집된다면 이런 고객들에게 똑같은 보험을 또 가입하라고 추천하게 될 수도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보험은 계약자, 피보험자, 수익자가 다를 수 있어서 이점이 고려됐어야 한다"며 "서비스 업자 입장에서는 가장 아쉬운 부분"이라고 말했다.

김 부대표는 정보 인증 방식도 다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마이데이터 통합인증 수단으로 공동인증서만 허용될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공동인증서는 온, 오프라인에서 발급받아 1년마다 갱신해야하는 불편함이 있다"며 "사설 인증, 휴대폰 인증 등도 많이 사용하고 있는데 통합 인증 과정에서도 선택지를 주고 고객이 고르도록 하는 게 맞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김옥균 보맵 부대표가 13일 서울 서초구 강남대로 보맵 사무실에서 뉴스1과 인터뷰를 갖고 있다. 2021.4.13/뉴스1 © News1 임세영 기자
김옥균 보맵 부대표가 13일 서울 서초구 강남대로 보맵 사무실에서 뉴스1과 인터뷰를 갖고 있다. 2021.4.13/뉴스1 © News1 임세영 기자

마이데이터 사업자들이 8월에 맞춰 차별화된 서비스를 내놓을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보맵도 또 한번의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김 부대표는 마이데이터 사업을 통해 가장 먼저 보험상품 매칭률을 올리겠다고 밝혔다. 보험상품 매칭률은 개인별로 필요한 보장 대비 얼마나 적합한 상품을 추천할 수 있는지를 나타내는 비율이다.

그는 "보험 피팅서비스에서 보험 기가입 내역과 기본 정보들만 활용해왔는데 마이데이터 사업이 시행되면 적정 가입 여력, 건강 정보, 소비내역 등까지 종합적으로 분석할 수 있게 된다"며 "예전 매칭률이 60%였다면 100%까지 끌어올리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보맵은 보험사 약관 대출을 중개하고, 보험 해지환급금이나 보유기간을 대출시 신용평가요인으로 반영하는 서비스도 준비 중이다. 보험 약관대출은 납입한 보험료 내에서 대출을 받는 것으로, 계약자가 가입한 보험 해약환급금의 70∼80%의 범위에서 수시로 대출받을 수 있는 제도다.

김 부대표는 "보험계약을 오래 가지고 있으면 해지환급금이 커지는데, 이는 사실상 상환능력이 커지는 것"이라며 "이런 부분을 신용등급에 반영해 우량한도를 적용하는 등 대출상품을 마련하는 것을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보맵은 지출 데이터를 통해 병원의 보험금 청구 정보도 제공할 계획이다. 소비자가 병원에서 결제한 데이터를 받으면 해당 병원에서 보험금 청구는 어떤 식으로 할수 있는지 알려준다.

김 부대표는 "보험은 막상 필요할 때 가입이 안되는 경우가 많은데, 고객이 적절한 시기에 필요한 보험을 가입하도록 안내하는데 집중할 것"이라고도 밝혔다. 지출데이터 중 영유아 제품이 많아질 경우 '22주 이전에 태아보험을 가입해야한다'고 안내하고, 최근 세달 내 정형외과 결제 내역이 많으면 골다공증 전조증상일 수 있으니 관련 보험을 추천하는 식이다.

마이데이터 사업은 사실상 금융권과 빅테크, 핀테크의 각축장이 될 것으로 보인다. 기존 보험사들도 2차 마이데이터 사업 신청에 나섰다. 보맵은 기존 보험사들과 비교했을 때 자신들의 강점으로 온라인 접근성과 상품 추천시 신뢰도를 꼽았다.

그는 "지금 고객들은 온라인에 있는데, 보맵이 자체 온라인 플랫폼을 이미 갖추고 있다는 것은 큰 장점"이라고 말했다. 이어 "마이데이터의 핵심은 고객에게 좋은 상품을 추천하는 건데, 중간자적 입장에 있는 플랫폼 회사들이 상품 비교 측면에서는 신뢰도가 높을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보맵은 현재 약 20곳 보험사와 상품 제휴를 맺고 있으며 연내 30여곳까지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김 부대표는 보맵의 목표를 묻자 '보험계의 스타벅스'라고 답했다. 설계사 역량에 따라 들쑥날쑥한 상담 구조를 바꾸겠다는 게 그의 포부다. 

"스타벅스를 가면 어디가도 맛이 같잖아요. 보맵이 하려는 게 그거예요. 현재 보험 시장은 설계사 개인 역량에 따라 상담, 포트폴리오가 달라져요. 보맵은 시스템이 주는 객관화된 데이터를 기반으로 그 기준을 동일하게 적용하겠다는 거에요. 보맵의 전문상담사들은 일정한 로직에 따라 같은 상담을 제공해요. 보맵에서의 상담은 누구에게 받더라도 일관성 있게 유지되는 거죠. 이를 통해 고객 경험이 달라진다면 사업을 계속할 이유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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