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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살때부터 20년 누워만지내다 받은 중졸…심리상담사 꿈 찾았다"

서울교육청, 2021년도 제1회 검정고시 합격자 발표
'찾아가는 검정고시' 서비스 이용한 2명, 모두 합격

[편집자주]

서울 성북구 월곡중학교에서 지난 4월10일 열린 2021학년도 제1회 초·중·고등학교 졸업학력 검정고시에서 한 수험생이 기도하고 있다.2021.4.10/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
서울 성북구 월곡중학교에서 지난 4월10일 열린 2021학년도 제1회 초·중·고등학교 졸업학력 검정고시에서 한 수험생이 기도하고 있다.2021.4.10/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

"12살 때부터 20년 가까이 누워만 지내는 동안 삶의 의미를 느끼지 못했는데 검정고시를 준비하면서 심리상담사라는 꿈을 찾았어요. 무시와 차별 속에서 상처받은 사람들에게 위로를 주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중증지체장애인인 이은지씨(31·여)는 11일 뉴스1과 통화에서 지난달 10일 시행된 2021년도 제1회 초·중·고등학교 졸업학력 검정고시에서 중졸 학력을 취득한 소감을 묻자 "장애와 가난 때문에 초등학교 졸업 이후 학교에 다닐 생각조차 못했는데 무사히 시험을 보고 합격까지 해 기쁘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씨는 서울시교육청이 2018년부터 중증장애인의 응시 기회를 보장하기 위해 운영하고 있는 '찾아가는 검정고시' 서비스를 이용했다. 이씨를 포함한 2명의 장애인이 찾아가는 검정고시 서비스를 이용해 이번 시험에서 합격의 기쁨을 누렸다.

이씨는 "홀로 뒷바라지해준 어머니께서 검정고시에 도전해 보라고 용기를 주셔서 1년 정도 준비해 응시했다"며 "공부를 해도 시험장에 갈 수 없는 데 무슨 소용이냐고 생각했는데 감독관님이 집으로 찾아와 주셔서 감사할 따름"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장애인이 됐다는 게 너무 슬프고 괴로웠고 주변의 차가운 시선을 견디기 힘들었다"며 "아직까지 살아있는 것은 반드시 해야할 일이 있어서라는 생각이 들었다. 계속 공부해서 심리상담사가 돼 다른 사람을 돕고 싶다"고 덧붙였다.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이번 검정고시에는 이씨를 포함해 총 4968명이 응시해 3703명이 합격, 평균 85.7%의 합격률을 기록했다. 합격률은 초졸 시험이 95.6%로 가장 높았고, 중졸 시험 87.0%, 고졸 시험 84.1% 등 순으로 나타났다.

최고령 합격자는 각각 초졸 시험 장명자씨(85·여), 중졸 시험 김금자씨(85·여), 고졸 시험 신숙자씨(81·여)다.

최재원군(12)은 초졸 시험 최연소 합격자로 기록됐다. 유찬희군(13)과 안우상군(12)은 각각 중졸 시험과 고졸 시험에 최연소 합격했다.

합격증명서는 이날과 오는 12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 사이에서 서울 종로구 서울시교육청 3층 현관에서 교부한다. 서울시교육청 홈에듀민원서비스나 초·중·고등학교 행정실, 각 교육지원청 민원실을 통해서도 발급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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