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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파고 대국 NFT 발행' 이세돌 "바둑이 예술로 인식되는 시작이길"

"알파고 대국, 내 바둑 인생을 담았어"

[편집자주]

인공지능(AI) 알파고를 무너뜨린 한판을 NFT로 발행한 이세돌.(22세기미디어 제공) © 뉴스1
인공지능(AI) 알파고를 무너뜨린 한판을 NFT로 발행한 이세돌.(22세기미디어 제공) © 뉴스1

인공지능(AI) 알파고를 무너뜨린 역사적인 한판을 NFT(Non Fungible Token‧대체 불가 토큰)로 발행한 이세돌이 앞으로 바둑이 예술로 인식됐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이세돌은 지난 2016년 3월 13일 구글 딥마인드의 알파고와 벌인 5번기 중 제4국을 지난 11일 NFT로 발행해 오는 18일 오전 10시까지 경매에 부쳤다.

이세돌은 12일 블록체인 스타트업 22세기미디어와 인터뷰를 통해 "바둑을 모르는 분들은 바둑이 예술이라는 걸 이해 못 할 수 있다. 하지만 기보를 보면 한 수 한 수 둬 나갈 때 그 사람이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현장 분위기는 어땠는지를 상상할 수 있다. 그런 맥락을 알게 되면 이게 예술품이라는 생각이 들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내가 바둑을 예술로 배운 마지막 세대라 생각했는데, 이번 토큰 발행으로 바둑이 예술로 받아들여지는 새로운 시작이 되길 바란다. 바둑이 계속 살아남으려면 그쪽으로 가는 게 맞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지난 1995년 프로에 입단, 2019년 은퇴까지 25년 동안 프로 생활을 한 이세돌 9단은 세계 정상급 프로바둑 기사로 활약했다.

이세돌은 "25년 간 프로 바둑 세계에서 활동하며 수천 판의 대국을 했다. 그 중 알파고와의 대국이 대중성과 상징성 측면에서 단연 압도적"이라며 "블록체인에 영원히 남긴다면 아무래도 내가 진 대국보다는 이긴 대국을 남기는 게 낫지 않나. 알파고와의 대국은 '내 바둑 인생을 담았다'고 표현할 수 있다"고 알파고와의 제4국을 토큰으로 발행한 이유를 설명했다.

이세돌은 "NFT 경매에 따른 수익이 발생해도 바둑과 관련한 활동에 쓸 계획은 현재까지 없다. 다만 이번 NFT 발행을 계기로 앞으로 바둑이 좀 더 예술로 다가갔으면 좋겠다. 낙찰받은 이가 바둑 팬이라면 상징적, 기념적인 무언가를 나와 공유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 것 같다. 그런 분과 바둑을 둔다면 나도 굉장히 즐거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세돌 9단이 이번에 발행한 NFT는 알파고와의 네 번째 대국 당시 바둑판 위에 흑돌과 백돌이 차례대로 놓이는 모습과 '신의 한수'로 평가받는 백 78수가 표시된 기보를 배경으로 촬영한 이세돌의 사진, 서명이 담긴 동영상 파일을 기초로 이더리움 네트워크에서 발행됐다.

NFT란 특정 디지털 파일에 대한 소유권을 위변조가 불가능하고 탈중앙화한 블록체인 형태로 발행해 보관하는 형식이다. 해외에서는 '디지털 진품 증명서'로 알려져 이미 다양한 경매가 이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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