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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최소 1명 낙마"·野 '당권 도전'…정치권 초선 대반란

여야 막론 초선이 다수…민주당 내 최대 초선 모임 '더민초' 낙마요구 관철
'과반' 국민의힘 초선, 원내대표 선거서 영향력…김웅·김은혜 당권 정조준

[편집자주]

이소영 의원을 비롯한 더불어민주당 2030의원들이 지난달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더불어민주당 2030의원 입장문' 발표를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1.4.9/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이소영 의원을 비롯한 더불어민주당 2030의원들이 지난달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더불어민주당 2030의원 입장문' 발표를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1.4.9/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여야를 막론하고 초선들의 목소리가 거침이 없다. 여당에서는 대통령의 인사권에 대해 반기를 들었고, 야당에서는 중진들의 전유물로 여겨진 당권을 넘보고 있다.

14일 정치권에 따르면 박준영 해양수산부 장관 후보자의 자진사퇴 배경에는 더불어민주당 내 최대 규모 초선 모임인 '더민초'의 입장이 일정 부분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더민초는 지난 12일 당 지도부와 청와대를 향해 노형욱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임혜숙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후보자·박준영 해수부 장관 후보자 중 한 명 이상 부적격 판단을 해야 한다는 공식입장을 발표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전날 박 후보자가 자진사퇴하자 "국회, 여당 내에서 논의가 어떻게 진행되는지 본인이 충분히 인지하고 있었고 그와 관련해 청와대와 소통하는 과정에서 본인이 결론을 내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더민초'의 의견이 절대적이진 않았으나 일정 부분 영향을 끼쳤다는 점을 방증하는 대목이다.

민주당 초선들은 4·7 재·보궐선거의 참패를 계기로 알을 깨고 나왔다. 그동안 당내서 암묵적으로 금기시되던 조국·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부터 개각을 앞둔 당시 청와대 인사에 대해 '쓴소리'를 하면서다. 청와대와 당과의 관계에서는 이제 당이 주도권을 쥐고 가야 한다고도 했다.

재·보궐선거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자진사퇴 요구까지 한 달 동안 이들에 대한 압박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강성 당원들은 민주당 2030 초선 의원들이 선거 패배 원인을 직접적으로 지적하자 '초선오적'(오영환·이소영·전용기·장경태·장철민 의원)으로 규정하고 문자폭탄 세례에 나섰고, 친문 핵심 '선배' 의원들의 비판도 잇달았다.

그럼에도 대통령의 인사권에 대해 '최소한 한 명은 걸러내야 한다'며 반기를 든 것이다.

정치권에서는 이로 인해 청와대와 당과의 관계가 악화일로로 흐를 것이란 전망도 내놓는다. 당 일각에서는 과거 열린우리당 초선 108명이 당 지도부와 반대되는 목소리를 내며 당내 갈등을 촉발시킨 것을 떠올리기도 한다.

초선 의원들은 이를 의식한 듯 "분열은 경계해야 한다"며 "108번뇌를 반면교사 삼을 것이다"라고 했다.

김웅 국민의힘 의원이 1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당대표 경선 출마를 선언하고 있다. 초선인 김 의원은
김웅 국민의힘 의원이 1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당대표 경선 출마를 선언하고 있다. 초선인 김 의원은 "새 리더십만이 낡은 규범을 벗어나 넓은 세상으로 떠나게 할 수 있다"며 '새 인물론'을 기치로 당권 도전에 나섰다. 2021.5.13/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21대 국회 개원부터 영향력을 발휘한 국민의힘 초선들은 이제 당권을 정조준한다.

국민의힘 초선은 전체 101명의 의원 중 55.44%에 해당하는 56명이다. 지난해와 올해 두 차례 진행된 원내대표 선거에서 후보들이 초선의 표심을 얻기 위해 동분서주한 이유다.

초선 공부모임인 '명불허전보수다'는 김무성 전 대표가 좌장으로 있는 '더좋은세상으로'(마포포럼)와 함께 당 안팎의 목소리를 듣는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초선들의 적극적인 움직임은 당권 도전으로 이어졌다. 시작은 '검사내전' 저자로 유명한 김웅 의원이 끊었다.

김 의원은 전날 "지금 국민이 우리에게 명령하는 것은 불가역적인 변화고 저는 그 변화의 시작이 되고자 한다"며 당 대표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김 의원은 출마를 준비하며 당내 주요 현안으로 떠오른 홍준표 무소속 의원의 복당 문제에 대해 소신 발언을 이어가며 홍 의원과의 설전도 마다하지 않고 있다.

MBC 앵커 출신이자 당 대변인을 지낸 김은혜 의원은 김웅 의원에 이어 당 대표 출마를 이날 공식화한다.

김 의원은 통화에서 "초선 한 사람이 목소리를 내면 그건 바람 앞에 쉽게 잦아들 수 있지만 두 사람이 목소리를 내면 그건 합창이 될 수 있는 것"이라며 "선수를 가리지 않고 격려해주시는 게 우리 모두를 위한 전당대회를 만드는 좋은 기회이기를 바란다"라고 말했다.

초선의 두 사람이 당권 도전에 나서면서 예비경선 과정에서 '단일화'를 단행할 가능성이 제긴된다. 김웅 의원은 "그 분이나 저나 자기희생을 해야할 때는 해야 하고 또 할 것이라고 본다"라며 여지도 뒀다.

초선 단일화가 이뤄진다면 여기에 맞서는 중진의 단일화 가능성도 커져 국민의힘 전당대회는 초선과 중진 간 대결이 또 하나의 관전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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