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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추상미술은 미군 군홧발에 묻어 들어오지 않았다…적어도 김종영은"

20주년 기념전 '김종영의 통찰과 초월, 그 여정' 6월27일까지

[편집자주]

김종영의 새© 뉴스1
김종영의 새© 뉴스1

'한국 추상미술이 미군 군홧발에 묻어 들어왔다'는 기존의 비관적 관점에서 벗어나는 해석이 새롭게 제시됐다. 이는 한국 추상미술의 선구자 우성 김종영(又誠 金鍾瑛·1915∼1982)의 작품세계를 연구해온 평론가 옥영식과 김종영미술관의 공동 연구에서다.

박춘호 김종영미술관 학예실장은 20주년 기념전 '김종영의 통찰과 초월, 그 여정'이 개막한 지난 18일 서울 평창동에서 기자를 만나 "동시대 서구 미술 형식을 따라 하기에 급급했던 지난 세기 한국미술계의 세태에서 미군 군홧발에 묻어 들어왔다는 관점이 비판 없이 통용됐다"며 "최근 연구결과에 따르면 김종영 화백은 동양철학의 세계관을 바탕으로 추상미술 작품을 창작했다"고 말했다.

박 학예실장은 "김종영은 동서양을 관통하는 추상이라는 형식을 통해 우리 고유의 우주관을 표현해낼 수 있을지 고민했다"며 "양과 음, 하늘과 땅과 사람 등 생성의 원리를 다룬 동양 사상이 작품 곳곳에서 나타난다"고 말했다.

박춘호 학예실장은 김종영이 평생 소장한 우암 김경탁(1906∼1970)의 실생 철학의 구성'을 설명하고 있다.© 뉴스1
박춘호 학예실장은 김종영이 평생 소장한 우암 김경탁(1906∼1970)의 실생 철학의 구성'을 설명하고 있다.© 뉴스1

이번 기념전은 김종영의 명성을 드높인 작품 '새' 등의 조각뿐 아니라 회화에서도 김종영의 작품관을 엿볼 수 있다.

'새'는 1953년 제2회 대한민국미술전람회에 출품된 작품으로 한국 최초의 추상 조각이다. 김종영은 동양철학자 우암 김경탁(1906∼1970)이 음양조화론를 설파한 논고 '실생 철학의 구성'(1953년)을 읽고 평생 소장했으며 천지인삼재(天地人三才)를 중요하게 생각했다.

박 학예실장은 "새의 머리 부분은 하늘, 수직으로 선 새의 가슴과 다리는 각각 사람과 땅을 표현한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런 관점은 기존의 해석과 다르다. 기존의 연구자들은 김종영의 새를 서양 현대조각의 아버지인 브른쿠시의 '공간의 새'와 연관된 작품이라고 해석한 바 있다.

이번 특별전은 김종영의 유품을 바탕으로 새로운 해석이 제시했다. 이에 그의 절제적 표현이 서양미술의 미니멀리즘에서 출발한 것이 아닌 동양 고유의 사상에서 비롯됐다는 결론에 다다른다. 작품 전체가 다르게 보이는 이유다. 전시는 6월27일까지.

20주년 기념전 '김종영의 통찰과 초월, 그 여정' © 뉴스1
20주년 기념전 '김종영의 통찰과 초월, 그 여정' © 뉴스1


20주년 기념전 '김종영의 통찰과 초월, 그 여정' © 뉴스1
20주년 기념전 '김종영의 통찰과 초월, 그 여정' © 뉴스1


20주년 기념전 '김종영의 통찰과 초월, 그 여정' © 뉴스1
20주년 기념전 '김종영의 통찰과 초월, 그 여정' © 뉴스1


20주년 기념전 '김종영의 통찰과 초월, 그 여정' © 뉴스1
20주년 기념전 '김종영의 통찰과 초월, 그 여정' ©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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