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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몰 럭셔리 즐기는 MZ세대 "스테이크 대신 빙수 먹으러 호텔 간다"

신라·롯데·웨스틴조선호텔까지 '프리미엄 빙수 대전'

[편집자주]

© News1 이지원 디자이너
© News1 이지원 디자이너

본격적인 여름을 앞두고 특급호텔이 프리미엄 빙수 대전(大戰)에 돌입했다. '코로나 블루(우울증)'를 해소하려는 보상심리가 작용하면서 '밥 한 끼보다 비싼' 특급호텔 빙수를 즐기는 이들이 계속 늘고 있어서다. 

특히 자신의 관심 영역에 돈을 아끼지 않는 '스몰 럭셔리'(작은 사치) 소비 트렌드도 빙수 열풍에 힘을 불어넣고 있다. 명품·의류·액세서리만이 아니라 프리미엄 빙수 또는 고급 파인다이닝 등 식품 영역에서도 MZ세대(1980년대 초반~2000년대 초반 출생)가 지갑을 열고 있다.

21일 조선호텔앤리조트에 따르면 최근(4월 27일~5월 17일) 웨스틴조선 서울의 빙수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13% 늘었다. 예년보다 2주 이른 시점인 지난 4월 12일부터 '수박 빙수'와 '애플망고 빙수' 판매에 돌입했다.

특히 웨스틴조선호텔 라운지바의 대표 메뉴로 풍부한 과즙과 아삭한 식감이 특징인 수박 빙수는 매년 여름 꾸준히 인기를 얻고 있다. 가격은 3만8000원으로 작년 보다 2000원 인상됐다. 애플망고빙수 가격도 1000원 인상된 4만8000원으로 책정됐다.

서울 신라호텔도 호텔 빙수의 원조 격인 '애플망고 빙수' 판매에 돌입했다. 지난해 코로나19 여파로 주말 동안 빙수 판매를 중단했지만 올해부터는 주말에도 판매해 빙수 판매량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실제 신라호텔 애플망고 빙수는 코로나19 이전만 해도 주말 평균 250~350그릇 판매되는 베스트셀러 메뉴였다. 주말에는 애플망고빙수를 먹기 위해 기다리는 고객들로 붐빌 정도였다. 카페가 만석일 경우에는 1시간 이상을 기다리는 고객들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었다. 

현재 신라호텔 애플망고 빙수는 전년 대비 5000원 오른 6만4000원에 판매되고 있다. 식자재 및 물가 상승으로 가격을 인상했다는 게 신라호텔의 설명이다. 
    
시그니엘 서울 코코넛망고 빙수.© 뉴스1
시그니엘 서울 코코넛망고 빙수.© 뉴스1

롯데호텔 서울은 올해 멜론빙수와 애플망고빙수를 판매한다. 멜론빙수의 가격은 4만9000원으로 전년 대비 1000원이 올랐다. 또 올해 새로운 메뉴로 애플망고빙수를 선보였다. 가격은 6만원이다.

시그니엘 서울은 올해 밀크파인애플 빙수·멜론자몽 빙수·코코넛망고 빙수를 선보인다. 가격은 각 5만2000원·5만8000원·6만2000원이다.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는 이색 빙수로 승부수를 던졌다. 채식주의자들을 위해 아몬드 우유로 만든 비건 빙수를 올해 첫 출시했다. 1인용 빙수를 선보인 것도 특징이다. 1인용은 2만7000원·2인용 4만5000원이다.

파라다이스시티도 '라운지 파라다이스'에서 프리미엄 빙수를 선보인다. 대표 메뉴는 새콤달콤한 과즙의 방울토마토와 바질 셔벗이 아우러진 파라다이스시티의 시그니처 빙수 '또바 빙수'다. 국내산 대추토마토를 4일간 햇볕에 말린 뒤 4일간 꿀에 절이는 숙성 과정을 거쳐 '8일의 빙수'로도 불린다.

코코넛의 부드럽고 달콤한 맛과 향을 담은 '코코넛 빙수'도 있다. 곁들여 먹기 좋은 홍시 퓨레가 함께 나와 소비자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두 빙수의 가격은 4만3000원이다.
    
파라다이스시티 라운지 파라다이스 '또바 빙수'.© 뉴스1
파라다이스시티 라운지 파라다이스 '또바 빙수'.© 뉴스1

이처럼 시중에서 판매되는 빙수보다 무려 5배가량 비싸지만 MZ세대는 프리미엄 빙수에 열광하고 있다. 잇단 가격 인상에도 불구하고 프리미엄 빙수 열풍은 멈추지 않을 것이라는 게 업계 시각이다. 과거처럼 큰 소비에서 행복감을 얻기가 어려워진 만큼 작은 사치에 기반한 소비서 행복감을 얻고 있어서다.

인증샷은 덤이다. 빙수는 물론 작은 사치를 즐기는 모습을 사진으로 담아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릴 수 있어서다. 실제 인스타그램에서 프리미엄 호텔 빙수의 원조 격인 '신라호텔망고빙수'를 검색하면 5000여건 이상의 인증 사진이 나온다.

호텔업계 관계자는 "여름이 다가오면서 스몰 럭셔리의 대명사인 프리미엄 빙수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다"며 "특히 작은 사치에 행복감을 느끼고 인증샷을 남기는 MZ세대 사이에서 호텔 빙수를 판매하는 라운지바나 호텔 카페는 SNS 명소로 꼽힌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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